일본의 오레오레 사기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매년 잊을만하면 뉴스에서 보이스피싱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피싱 집단을 잡았다는 뉴스보다 피해자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까운데 상황은 옆 나라 일본도 비슷해 보인다. 일본에서는 보이스피싱 대신 송금사기(振り込め詐欺 : 후리코메사기)라는 말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바로 오레오레사기(オレオレ詐欺)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일본어로 ‘俺(おれ : 오레)’는 ‘나’를 칭하는 1인칭 대명사로 오레를 2번 사용해서 ‘オレオレ詐欺’라고 하면 한국어로 ‘나야 나! 사기’ 느낌으로 볼 수 있다. 약 90년대 말~2000년대 초 일본에서 사기꾼이 타겟으로 정한 집에 전화해서 ‘나야, 나!’라고 가족으로 위장한 다음, 돈을 보내 달라고 했던 사건이 알려지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런 사기에 누가 걸리겠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화 피해자는 대부분 고령인 데다 사기꾼이 감기를 핑계로 목소리를 쿨럭쿨럭 변조해서 사실상 피해에 취약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당연히 손자가 전화했다고 생각해서 ‘~누구니?’라고 먼저 물어보면 사기꾼은 몸이 아파서 입원하거나 사고를 내서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며 지정된 계좌로 빨리 송금할 것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오레오레 사기는 현재까지도 매년 수백~수천 건의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하고 있고 전체 피해 금액만 한 해 최소 100~1,000억 원 단위는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 경찰청 통계 참고) 그리고 예전에는 일반 전화(집 전화)로만 사기 전화가 걸려왔다면 이제 모바일이나 SNS로도 전화나 메시지가 오고 있다고 한다.

사기 수법도 점점 교묘해지고 있다는데 점점 한국의 보이스피싱과 닮아가는 것 같다. 이를테면 경찰이나 검찰, 변호사 등을 사칭해서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핑계로 개인 정보나 돈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은행에 송금하러 가는 피해자에게 은행에서 인출 이유를 물어볼 때 적당한 답변도 미리 알려준다고 할 정도로 방법도 치밀한 것 같다.


사기 피해를 방지하려면

일본의 오레오레 사기가 무엇인지 알아보자

한국이든 일본이든 이런 사기가 참 많은데 역시 의심스러운 전화나 메시지에는 응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전화를 건 상대방이 가족에 위험한 일이 생겼다고 연기를 해도 일단 전화를 끊고 실제 가족이나 해당 기관에 직접 전화해서 확인해 보는 것이 옳다. 또한 아래 내용은 요즘 많이 보이는 수법인데 참고해 보자.

1. 휴대폰으로 받은 메시지에 이상한 링크가 있을 때
2. 휴대폰 메시지나 이메일에 첨부된 url이 https 대신 http로 되어 있을 때 (보안 미적용)
3. 휴대폰 메시지로 자신의 앞으로 카드 발급 되었다는 안내가 왔을 때
4. 휴대폰 메시지로 해외 통화 결제 건 안내 메시지가 왔을 때
5. SNS 앱으로 처음 보는 미남미녀 프로필의 외국인이 친구 요청할 때

– 1, 2번은 링크를 클릭하면 휴대폰에 원격 조정 앱이 깔리면서 개인 정보를 탈취해 갈 수 있다.
– 3, 4번의 경우 메시지에 은행이나 카드사 이름이 있고 심지어 고객센터 번호와 일치할 때도 있다. 하지만 모두 가짜이니 메시지에 포함된 상담 url을 클릭하지 말고 직접 고객센터 연락처를 찾아서 확인해야 한다.
– 5번은 특히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을 노린 유형이다. 지금 해외에 있지만 몇 달 뒤에 한국에 가니까 만나서 여행하자는 제안을 한 텐데 하나같이 그 전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송금을 요청하는 패턴이다.
아니면 사업에 투자하라면서 가짜 쇼핑몰에 물건 대금을 핑계로 송금하게 한 뒤, 피해자가 출금을 신청하면 그대로 먹튀하는 방식도 많다. 이게 왜 문제인가 하면 피해자가 처음에 소액을 넣으면 사기꾼은 돈을 조금 붙여서 돌려준다. 그럼 피해자는 ‘이게 진짜 되는구나’라고 생각해서 큰 돈을 넣는데 당연히 사기꾼은 돌려주지 않는다.

사기 피해를 방지하려면 의심스러운 전화나 메시지, SNS는 모두 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가족이 걱정된다면 평소 잘 말해두는 것으로 피해를 예방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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