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숏폼 중독은 독서로 해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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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기기가 보편화되면서 콘텐츠의 중심은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옮겨간 것 같다. 그중 틱톡이나 페이스북 릴스, 유튜브 쇼츠 등으로 대표되는 1분 미만의 짧은 영상인 숏폼(short-form) 콘텐츠는 이미 대세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들이 숏폼 콘텐츠를 즐기는 이유와 나아가 숏폼 중독 현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현대인의 점점 짧아지는 집중력과 도파민 중독 등이 원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책은 아무리 재미있거나 좋은 내용이라도 텍스트를 오래 읽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반면 영상은 일단 보고 있으면 자동으로 내용이 습득되고 그 시간도 책 1권을 읽는 것보다 훨씬 짧다. 거기에 내용도 단시간에 흥미를 유발하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많아서 시청자는 빠르고 편하게 ‘재미’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1분 내외로 영상을 시청하고 재미를 얻은 다음 다시 새로운 1분 길이의 영상을 시청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집중력이나 인내심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길이가 1분 이상의 콘텐츠에는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를 반영하듯 요즘 2시간 길이의 영화 같은 롱폼(long-form) 콘텐츠를 요약해 주는 미드폼(mid-form) 영상도 적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SNS 숏폼 중독은 독서로 해결하자. 쇼츠 영상들
쇼츠 영상들

짧고 극적인 영상 내용을 보는 동안 집중력은 떨어지고 도파민에 중독되기까지 한다. 그럼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을까? 먼저 숏폼 시청에 중독되는 어린 학생이나 젊은 연령층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호소하기도 한다. 영상 길이가 짧아서 처음에는 잠깐 보고 그만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 번 영상을 보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3~4시간은 가버릴 때도 적지 않다.

당연히 예정에 없던 시간을 영상 시청에 사용하면서 그 시간에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거나 평소 자는 시간을 훨씬 넘겨 새벽에 잠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생활의 리듬이 깨지는 것은 물론이고 정신과 신체 건강마저 해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짧고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에만 익숙해지다 보면 반대로 길고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왜냐하면 숏폼 영상은 1분 안에 전체 내용을 보여주고 자극적으로 재미도 얻게 해주는데, 롱폼 콘텐츠는 시간이 길고 내용도 시청자 스스로 파악해야 한다. 따라서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진 상태라면 롱폼의 긴 내용을 봐도 집중이 잘 안되거나 문맥 파악이 어렵고 또 흥미도 덜 느끼게 될 것이다.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없다

SBS 숏폼 중독, 일상을 무너뜨리다 (뉴스토리)

SBS에서 만든 숏폼 중독 관련 영상을 보면 숏폼 중독의 부작용과 관련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숏폼 중독은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치명적인데 전두엽(기억력, 사고력, 추리, 감정 문제 등에 관여하며 행동 조절과도 연관)과 전전두엽(뇌가 계획한 내용을 실행시키는 데 관여) 등 뇌 발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에서다.

뇌의 성장과 발달에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다양한 자극이 필요하지만, 숏폼 영상은 오직 시각적인 내용만 전달해줄 뿐이다. 거기에 자극적이고 즉흥적인 재미를 주는 내용이 많아서 도파민에 중독되기 쉽고 결국 전두엽 발달 저하로 충동을 억제하는 것이 매우 어렵게 될 수 있다.

우리는 자신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부터 다양한 지식이나 진리, 뉴스 등을 접하며 살아간다. 이때 중요한 것은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생각하는 힘’인데, 시각적 자극만 주는 숏폼 영상에만 익숙해지면 주어진 외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진다. 가짜 뉴스를 봐도 옳다고 믿거나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아도 의심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주체적인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또한 짧은 시간 안에 보상(영상의 ‘재미’)을 얻는 것에 익숙해지면 인내심을 기를 수 없다는 부작용도 겪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공부든 취업이든 연애든 그 어떤 목적이든 운이 좋아서 단번에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일은 세상에 많지 않다. 만약 한 번의 시도로 원하는 목적을 이루었다면 이는 인내하고 노력하는 과정이 없었을 수도 있다.

인내와 노력을 하고 운도 따라서 단번에 성공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으므로 이때는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인내하는 것을 충분히 연습하거나 습득하지 못했다면 성인이 되어서도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숏폼 중독은 독서로 해결하자

SNS 숏폼 중독은 독서로 해결하자. 증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려면
중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려면

숏폼 콘텐츠는 성장기 어린이나 학생부터 20~30대 (혹은 그 이상) 직장인도 쉽게 중독될 수 있다. 앞서 숏폼 중독의 부작용에 관해 알아보았는데 중독에서 벗어나 정신과 신체가 건강해지고 원하는 인생을 살기 위한 실천 방법으로 독서를 추천하고 싶다. 영상 콘텐츠가 주류인 이 시대에 굳이(?) 책읽기를 권하는 이유는 바로 텍스트를 읽을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사실 요즘은 AI 프로그램이 많이 발달해서 명령어만 입력하면 사람 대신 글을 써주기도 하지만, 그래도 아직 ‘사람’이 작성하고 출판한 책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는 건, 한 권의 책이야말로 그 책을 만든 사람의 생각을 압축해 놓은 것이고 또 텍스트를 읽고 내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생각의 문이 열리는 경험이기도 하다. 즉, 책을 많이 읽을수록 다양한 사람의 생각을 접하는 것이 되고 이는 점점 누적되어 자기 생각의 범위가 넓어지게 된다.

책 한 권의 내용을 파악하려면 그 책의 본문 텍스트를 모두 읽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내용을 생각해보거나 텍스트를 읽는 행위 그 자체로 인내심을 기를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1분 미만의 자극적 내용이 담긴 숏폼 영상이 시각적 자극만 주는 것을 생각해보면, 독서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독서를 꾸준히 하면 요즘 지적되는 문해력(文解力) 저하 현상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문해력은 말 그대로 글을 읽고 해석하는 능력을 말하는데, 요즘 독서 대신 유튜브 영상이나 SNS 사용이 익숙한 젊은 층에서 떨어지는 현상이 보인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문해력이 떨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간단한 예로 학생들은 학교에서 보는 교과서를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모르는 단어나 어휘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교과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하니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학업 성적도 떨어지기 쉽다. 또한 이해하고 습득하는 어휘가 적으면 개인이 구사할 수 있는 어휘나 표현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나아가 사회에서 직업 생활을 할 때 직무 능력을 발휘하거나 주변 사람들과 소통할 때 어려움이 찾아올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외부로부터 오는 어떤 정보를 받아들일 때도 어려운 말을 이해 못 한다면 그 내용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어디서 계약서를 작성하거나 보험에 가입할 때, 혹은 어떤 뉴스를 보고 사실 여부를 파악하는 것도 어려워질 수 있어서 평소 독서를 통해 문해력을 높이는 것은 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평소 스마트폰 사용과 숏폼 시청 시간이 길어서 일상이 방해받는다고 느낀다면 잠시 핸드폰을 꺼두고 종이책 한 권을 들어보자. 분야는 인문학도 좋고 자기계발이나 경제 아니면 평점이 높은 소설도 상관없다. 오래간만에 하는 독서가 조금 익숙하지 않은 느낌이 들 수 있겠지만, 자신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내용의 책을 선택했다면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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