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하드 캐리어는 대략 27L 용량의 제법 큰 사이즈인데, 일본에 가져가면 이동할 때 번거롭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캐리어 대신 이동이 편리한 더플백에 출국과 귀국 시 필요한 모든 짐을 담기로 했다.
공항에서 체크인할 때 나온 가방 무게는 8.5kg 정도였다. 여기에 일본 지인을 만나 미리 준비한 선물을 전달하니, 체감상 6kg 정도로 무게가 줄어 더플백은 굉장히 좋은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 여행 초반까지는 말이다.
생각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다른 도시에서 도쿄로 이동한 후 숙소에 체크인하기 전 시부야 거리를 다녔을 때부터였다. 최초에 지인 선물을 빼니 가방 무게는 줄었지만, 지인의 지인을 만나 선물을 받았고 왠지 잡다한 물건도 늘어 있었다. 그래서 걷는 거리가 늘수록 어깨며 손이며 부담감을 느껴야 했다.
참고로 가지고 있는 더플백은 일반 배낭처럼 양쪽 어깨에 메는 가방끈은 달리지 않았다. 그래서 한쪽 어깨에 번갈아 메거나 힘들면 한쪽 손으로 손잡이를 번갈아드는 방식이었다.

밖을 걸을 때도 가방이 무거워졌지만, 도쿄에서 시부야 만다라케에 들렀을 때 가장 부담이 크다고 느꼈다. 만다라케는 만화, 잡지, 일러스트북, 아이돌 굿즈 등을 파는 초대형 만화 서점으로 일본 내 여러 지역에 체인점이 있다.
여기서 만화책을 둘러보려면 아무래도 손이 자유로워야 해서 더플백은 한쪽 어깨에 매고 있었는데 결국 진열대 앞 빈 공간을 발견할 때마다 바닥에 내려 놓았다. 한쪽 어깨에 7kg 정도의 가방을 메고 장시간 서적을 구경하다 보니 너무 무겁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더플백의 부담은 여행 마지막 날이 될수록 커졌다. 원래 가져온 짐 + 지인과, 지인의 지인으로부터 받은 선물 + 현지에서 구매한 각종 물건 등을 모두 더하면 가방 무게는 못해도 10kg은 되었던 것 같다. 캐리어라면 짐을 싣고 끌면 되지만, 이런 유형의 더플백은 어깨로 메거나 손으로 드는 수밖에 없다. 당연히 물건이 많아질수록 몸에도 무리가 오기 마련이다.
결론적으로 더플백을 일본(해외) 여행의 메인 가방으로 사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특히 짐이 많고 현지에서 사 올 물건이 많을수록 더더욱 추천하지 않는다. 정말이지 부피가 커도 하드 캐리어가 훨씬 낫다고 느낀다. 다만, 메인 캐리어가 따로 있고 더플백도 무게 3~5kg 정도 미만으로 유지할 수 있다면 보조 가방으로서의 활용은 그럭저럭 괜찮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