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여행에서 가이드가 거주하는 지역이나 인근 지역만 며칠 돈다고 하면 숙소는 따로 잡을 필요 없이 출퇴근으로 해결하면 된다. 만약 일정상 멀리 간다면 새로운 지역에서 알아봐야 할텐데, 기본적으로 여행사에서 예약한 장소를 제공해 준다.
실습 가이드 일정 중에도 배정받은 숙소에서 잘 지낼 수 있었다. 다만, 1인 1실은 아니었고 메인 가이드, 버스 기사, 사진사와 나 총 4명이 같은 방에서 지내야 했다. 한 공간에 여러 명이 있는 건 상관없었지만, 문제는 담배 연기였다. 태어나서 이 메인 가이드처럼 골초가 그렇게 골초인 사람은 처음 본 것 같다.
같이 방에 있으면 10~20분마다 한 대씩 태워댔는데, 평생 비흡연자 입장에서 아주 숨이 막히고 어지러워서 미쳐버리는 줄 알았다. 이 사람이 담배에 불을 붙일 때 말하고는 싶었지만, 가이드 경험과 중국어 실력에 주눅 들어서 결국 말은 못했고 옷으로 코를 덮고 버티는 게 최선이었다. 그래도 이 정도는 잘 이야기하면 해결할 수 있으니 그나마 나은 편이기는 하다.

문제는 가이드가 사비를 써야 할 때인데, 여행사의 현실적인 비용에 한계가 있는 이유에서다. 그래서인지 어느 여성 가이드가 다른 지역 투어에 나갔더니 남성 운전기사와 한방을 배정받았다는 내용도 온라인 관광통역안내사 카페에서 읽은 적이 있다. 이런 황당한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인데, 다른 방법이 없다면 숙소는 사비로 해결해야 한다.
추가로 이런 상황은 아예 지원받는 숙소가 없을 때도 같다. 실습 투어 중 하루는 서울에서 전날 밤 10시 가까이 일정이 끝났고, 다음 날 오전 일찍 손님들 호텔까지 와야 했는데 이날은 숙소가 없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가면 거의 자정이었고 다음 날에는 첫차를 타야 했다. 당시 실습 투어는 여행사 두 곳에서 한 번씩 경험했는데, 비슷한 일이 각각 일어났다.
한 번은 메인 가이드가 결제한 저렴한 좁은 여관에서 담배 연기를 견디며 하룻밤 숙박했다. 하지만 다른 투어에서는 메인 가이드가 자기 집으로 가버렸고, 잘 곳을 못 구해서 결국 늦은 시간 귀가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씻고 눈을 붙였는데, 왠지 긴장돼서 전혀 잠들지 못했다. 그래서 다음 날 일찍 지하철에서 졸면서 호텔에 도착한 뒤 투어를 따라다녀야 했다.
결론적으로 여행사가 가이드 숙소를 저렴한 곳으로 잡거나 지원하지 않는 것은 돈이 없어서다. 예로 저가 패키지여행은 적자로 시작해서 여행 중에 각종 상품을 팔아 수익을 메꿔야 한다. 판매가 저조하거나 여행사 상황이 안 좋다면 당연히 줄일 수 있는 비용은 줄이는 것이 순리이다.
하지만 단체 여행이 저가 패키지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동안 가이드 처우 개선 노력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위의 개인 경험보다 사정이 나을 수 있을 텐데, 정확한 부분은 소속 여행사에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