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통역안내사 중국어 면접 합격 후기

중국 대련 어학연수를 마치고 약 1월 말 정도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중국 생활의 여운이 길었지만, 조금씩 한국에도 적응할 수 있었고 다음 목표인 관광통역안내사 중국어 자격증 취득을 준비하기로 했다.

우선 시험 접수와 일정 확인을 위해 큐넷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당해 일정은 5월 특별시험과 11월 정기시험 이렇게 두 번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2014년 당시 한중 관계가 무척 좋았고 중국에 한류 바람도 불어서 늘어나는 방한 중국 관광객에 대비하기 위한 뜻인 것 같았다.

원래 정기 시험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시험 일정을 확인한 뒤 덜컥 특별 시험을 접수해버렸다. 앞서 일본어 자격증을 취득해서 이번 중국어 시험에 응시할 때 필기시험은 면제가 되었다. 그리고 중국 어학연수 당시 방학 기간 한국에서 HSK 시험 점수도 얻은 상태라서 11월까지 늦출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운이 따른 것인지 최종적으로 시험에 합격했는데 아래부터 중국어 면접을 준비했던 과정과 합격 후기를 작성해 보려고 한다.

* 이 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분들을 위해 잠시 설명을 덧붙이자면 시험은 1차 필기와 외국어 성적 증명, 그리고 2차 면접시험을 통과해야 자격증을 얻을 수 있다. 이 중 1·2차 시험은 1년에 한 번만 있어서 만약 떨어지면 다음 해를 준비해야 한다.

필기시험 합격 후 당해 면접에 떨어지면 다음 해 필기시험은 면제되는데, 그 외 면제 조건 등 자세한 시험 개요는 아래 글을 참고하자.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증 정보와 직업 전망

1. 중국어 준비 과정

두 학기 중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니 주변이 중국어 환경이 아니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시험을 볼 때 회화 능력은 필수인 만큼, 한국에서는 아쉬운 대로 중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중국어 대사를 따라 하는 섀도잉을 연습하거나 모르는 말은 찾아보는 등 감각을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런 단순한 중국어 회화 연습보다는 면접 질의응답에 중점을 두고 중국어를 연습할 때가 많았다. 일본어 시험을 준비하고 통과한 경험은 있지만, 그사이 새로운 지식이 추가되거나 알고 있었는데 잊어버린 지식도 많았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질문에 대해서 한국어로 대답이 잘 나오지 않는다면 중국어로도 대답은 잘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면접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고 혼자 대답하는 연습을 많이 했다.

시험까지 약 4개월 남은 시간은 촉박한 편이었다. 그만큼 평소 자료 정리와 습득 그리고 답변 연습을 많이 했는데, 온라인 알바 사이트를 참고해서 중국인 손님이 오는 매장에서 주말 근무를 하기도 했다. 뭐랄까, 너무 혼자 방에서 공부만 계속하면 지치는 느낌이라서 기분 전환이 필요했던 것 같다.

딱히 일이 부담되었던 것도 아니었고 용돈도 벌면서 가끔 중국어 응대도 가능해서 지금 생각해도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주말에 일하는 동안 잠시 시험 준비에서 해방될 수 있었고 특히 중국어 환경에서 일할 수 있어서 좋았다.

물론 매장을 찾아오는 손님과 나누는 말은 가이드 시험 준비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지만 다양한 상황에 맞는 말을 하거나 때로 돌발 상황에 응대해야 하기도 해서 언어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 되었다고 느낀다. 그렇게 아르바이트는 3달 정도 만족스럽게 지속했고 시험 응시까지 약 한 달 남은 시점에 그만두었다.


2. 면접시험 준비 과정

중국어 회화는 어설픈 곳이 많고 시험에 필요한 지식도 부족했지만, 열심히 준비하면 혼자서도 충분히 해 볼만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딱히 학원은 등록하지 않았고 독학을 바탕으로 몇 가지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실행했다.

만약 학원에 등록하면 시험 자료와 면접 팁을 얻을 수 있고 모의 연습도 할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시험에 합격하면 여행사 일자리 등을 소개해 주기도 하는데 수강 비용이 발생하는 건 단점일 수 있다.

2-1. 면접시험 노트

관광통역안내사 중국어 면접 합격 후기. 중국어 면접 노트 1
관광통역안내사 중국어 면접 합격 후기. 중국어 면접 노트 2
중국어 면접 노트

저번 일본어 면접시험에서 자료 노트를 만들었던 것이 시험에 상당히 도움 되었다고 느낀다. 주로 시험에 잘 나올 것 같은 내용을 한 번 정리해 두었다가 나중에 수시로 보면서 답변 연습을 하기 좋기 때문이다.

물론 온라인·오프라인 서점을 가면 면접시험 대비 서적도 다양하게 찾을 수 있고 실제 시험에도 도움 되는 내용이 많다. 하지만 시중 교재는 자신의 언어 스타일이 아니라서 왠지 답변 내용이 입에 잘 붙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이럴 때는 자신만의 노트를 만들어서 중요 내용을 정리해도 좋다.

중국어 면접시험을 앞두고 한류 관련 내용부터 서울 5대 궁궐, 유네스코 세계 유산, 국립공원 등 관광자원 내용을 정리하고 숙지했다. 이후 여유가 될 때마다 각 지역 관광지나 문화, 음식, 축제를 파악했고 FIT, GIT, ICT, FOC 같은 관광 용어도 빠트리지 않았다.

– FIT (Forein Independent Tour, 个人自由旅游) : 해외 개별 여행
– GIT (Group Inclusive Tour, 团体旅游) : 그룹, 단체 여행
– ICT (Inclusive Conducted Tour, 导游旅游) : 가이드 동반 여행
– FOC (Free Of Charge, 免费) : 무료 요금의 뜻으로 여행에서 일정 이상 단체에 제공되는 무료 티켓

노트를 작성할 때 작은 팁이 있다면 주요 내용을 요약하는 형식으로 작성을 추천한다. 어차피 시험에서는 많아도 10문제 정도 나오는 게 보통이고 답변 시간도 길지 않다. 그래서 너무 많은 내용을 자세하게 적어도 시험에서 모두 대답할 수 없으니, 최대한 핵심 내용만 짧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것이 좋다.


2-2. 관광안내 책자

관광통역안내사 중국어 면접 합격 후기. 관광안내 책자
관광안내 책자

가까운 관광안내소나 개별 관광지, 한국관광공사 등에 가보면 방문객을 위한 관광안내 책자를 볼 수 있다. 시험 준비 당시 가끔 바깥바람도 쐴 겸 여행지에 들러서 안내 책자를 가져왔는데 주로 잘 모르는 지역 위주였다.

그렇게 각 지역 특징이나 가볼 만한 곳, 추천 여행 코스 정보를 참고했는데 시험 준비에도 효과적이라고 느꼈다. 하지만 책자도 너무 많이 모으면 나중에 다 보는 것도 어렵고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꼭 필요한 자료만 참고하면 좋다.

만약 종이 자료를 직접 모으는 것이 부담된다면 대한민국 구석구석이나 국가유산포털 같은 온라인 사이트로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면접 노트 작성할 때도 참고하자) 이 경우, 시험을 앞두고 경복궁 같은 곳을 실제로 탐방할 일이 있으면 겸사겸사 안내 책자를 참고하는 정도면 무난할 것이다.


2-3. 면접 카페와 스터디

네이버 사이트를 검색하면 관광통역안내사 정보 공유 카페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실 저번 일본어 시험 때도 많이 이용하고 시험 후기를 공유하기도 했는데, 중국어 면접 준비 때도 좋은 정보를 많이 찾을 수 있었다.

시험 예상 문제는 물론이고 특히 지난 시험 면접 후기 글이 매우 유용하다고 느낀다. 면접장 당일 분위기는 어떻고 시험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리고 어떤 문제가 나오는지 등등 다양한 정보가 있다. 전에 나온 문제는 자신의 면접에서도 나올 수 있어 시간이 되면 몇몇 문제는 답변 연습도 같이 진행했다.

또한 카페 게시판에는 스터디 모임 구인 글이 종종 올라오는데 언어와 일정이 맞으면 자율적으로 모임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좋다. 당시 중국의 위챗(Wechat) 메신저 채팅방에 온라인 스터디를 하자는 글을 보고 참여했고 면접 전까지 사람들과 다양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었다.

주로 면접에 나올 법한 문제를 중국어로 작성해서 채팅방에 공유했는데 아쉽게도 모의 면접을 위한 오프라인 모임은 없었지만, 서로 응원하면서 중국어 정보를 숙지했다. (기쁘게도 채팅방에 참여한 사람 대부분이 면접에 통과했다!)


3. 중국어 면접 합격 후기

어느덧 면접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인터넷 정보와 스터디 채팅방, 직접 노트에 적은 내용을 바탕으로 스스로 답변하는 연습을 반복했다. 이때 최대한 중국어 소리를 냈는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머리로는 내용을 알아도 실제 면접장에서 입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 (중얼거림 수준의 작은 소리일 때가 많았다)

이제 연습에 주력하기보다는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데 신경 썼다. 또한 인터넷이나 TV 뉴스 등에 나오는 관광, 문화 관련 이슈를 많이 접하면서 시험에 대비하기도 했다. 그렇게 시험 당일이 되었고 정장을 입고 노트와 일부 자료를 챙겨 늦지 않게 면접장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벌써 면접 시험도 세 번째가 아닌가. 이 정도면 익숙해졌나 싶었지만 다소 긴장되는 마음은 누를 수 없었다. 그러는 사이 곧 담당자의 안내가 이어졌고 응시자마다 번호 명찰을 받은 다음, 자리에 앉아서 가져온 자료를 보면서 조용히 대기했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시간이 조금 흐르더니 드디어 차례가 왔다. ‘후우’ 심호흡을 마치고 당당하게 교실 문을 열고 면접관 세 분 앞으로 가서 인사를 한 다음 안내를 받고 자리에 앉았다. 이날 첫 질문이 인상적이었는데 나보고 조선족이 아니냐고 물어보셔서 ‘아니다. 나는 한국 사람이고 한국과 중국에서 중국어를 공부했다.’고 답했는데 조금 웃겨서 웃음이 나와버렸다.

그러면서 중국어는 어떻게 공부했는지 질문이 들어와서 중국 어느 지역에서 얼마나 어학연수를 했고 한국에서는 어떻게 시험 준비를 했는지 설명했다. 면접관과의 아이스 브레이킹은 이 정도면 매우 무난하다고 느꼈다. 이후 면접은 본론으로 들어갔는데 주요 관광지 질문이 하나 있었고, 서울을 제외한 민속촌 한 곳을 설명해 보라고 해서 용인 한국민속촌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서 다른 면접관분이 질문을 주셨는데 신기하게도 어제저녁 뉴스에서 봤던 미술관 관련 내용을 물어보셨다. 답변 내용은 살짝 부족했지만, 자신 있고 막힘 없이 대답할 수 있었다. 이후 가이드의 자질이나 동기 등과 관련된 무난한 질문이 이어졌고 대략 6개 정도 질문을 끝으로 면접은 종료되었다.

“你可以走了。” (이제 가도 좋아요.)
“谢谢。大家辛苦了!” (감사합니다.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면접장을 나오는 발걸음도 가벼운 편이었다. 예상보다 긴장하지 않았고 (아이스 브레이킹 덕분일 수도..) 질문에도 잘 대답할 수 있었다. 만약 이번 시험에 합격하면 가이드 일을 해볼 생각이었는데 앞으로 시험 결과가 나오기까지 집에서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찾는 일상이 이어졌다.


관광통역안내사 중국어 면접 합격 후기. 중국어 자격증
(구) 관광통역안내사 중국어 자격증

그렇게 약 한 달 정도 기다린 끝에 큐넷 홈페이지를 통해서 면접 최종 합격을 확인했다. 면접 점수는 70점대 중반이었는데 무난한 점수로 느꼈고 무엇보다 한 번에 통과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곧 한국관광공사에 자격증 신청을 하고 며칠 뒤 우편으로 실물 자격증을 수령했다. 이로써 길었던 중국어 공부와 면접 준비의 여정은 잠시나마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만으로는 입문 단계를 통과한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왜냐하면 앞으로 정말 가이드 일을 시작하면 배우고 연습할 부분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중국어는 조금 할 수 있었지만, 일 경험은 전혀 없었고 여행사에 취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도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으면서 앞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을 계속 알아보았는데 꾸준히 시도한 결과 조금씩 길이 나타났던 것 같다. 다음 글에서는 자격증 취득 이후 진로에 관한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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