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소설가 리뷰 – 조광희 장편소설

자몽러

04/28/2026

밤의, 소설가 리뷰 – 조광희 장편소설

소설 출판의 법률 자문을 위해 온 밤의를 만난 변호사 건우는 우연히 그녀의 작품에 자신의 과거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발견한다. 그녀를 알아갈수록 하나둘 비밀이 벗겨지고, 건우는 급기야 비서로 구매한 AI까지 활용해서 그녀가 감춘 진실에 접근해 가는데.


발행 – 문학과지성사(2024)
페이지 – 196p

이미 AI 시대가 되어 버린 요즘, 인간은 어떤 방식으로 AI를 활용하고 상호작용 해야 할까. 이 소설에서는 결말이 다소 극단적이지만, 이런 흥미로운 점을 소설 쓰기와 연결해서 보여주고 있다. 즉, 소설 속 소설을 말한다고 보면 되겠다.

우선 본문에는 건우, 밤의(‘밤의’가 이름이다) 두 명과 건우의 AI 레비가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전체 이야기는 세 인물의 각 시점 세 장(章)으로 구성되었는데, 발단은 변호사 건우에게 갑자기 밤의가 상담을 위해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소설가인 그녀는 태국에서 작품 출판을 앞두고 현지 출판사와 맺은 계약서의 법적 자문이 필요했다. 문제는 상담 뒤 건우가 온라인에서 그녀 정보를 검색한 뒤 주문한 소설책에서 마치 자신의 인생과 같은 주인공의 이야기가 등장한다는 점이다.

건우는 다시 그녀를 만나 이것저것 떠 본 끝에 그녀가 몇 년 전 자신이 잠깐 사귄 여자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헤어진 뒤에도 복잡한 심경은 가라앉지 않았다. 아무리 죽은 언니의 동생이라지만, 어떻게 자신에 관해 그렇게 자세히 아는 걸까. 건우는 수상하다는 생각에 그녀를 자세히 알아가기로 한다.

그리고 여기까지의 이야기가 건우와 밤의 각각의 시점에서 한 장씩 전개된다. 사실 윤밤의의 파트는 지루한 느낌이었다. 비밀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은 그렇다 쳐도, 완만한 전개에 긴장감이 떨어졌고 추리나 반전 요소가 강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아서다.

하지만 마지막 레비의 장으로 건너왔더니, 상당한 반전 요소가 나와서 제법 신선했다.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물론 이런 결말 자체만 보면 소설로서 과장된 면은 있다. 그럼에도 ‘인간은 어떻게 AI와 소통해야 하는가’의 메시지에는 다소 공감할 수 있었다.

갈수록 AI 기술은 발전하는 데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퇴보하게 된다고 할까. (딸깍이 만능은 아니며 오히려 아날로그 방식이 뇌 발전에 이로운 면도 많다) 200쪽 미만의 소설 분량도 부담되지 않고 생각할 거리도 제공해서 그럭저럭 잘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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