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체가 너무 많다 리뷰 – 박하루

자몽러

07/01/2025

시체가 너무 많다 리뷰 – 박하루

<시체가 너무 많다>는 주인공 김재건이 직접 의뢰를 맡거나 우연히 휘말린 사건을 해결하는 아홉 편의 단편 이야기로 구성된 추리 소설이다. 소설 속에는 제목처럼 시체가 많이 등장하지만, 그렇다고 전체 분위기가 어둡거나 심각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오히려 가볍고 경쾌한 쪽이라고 할까. 그 이유라면 엉뚱하면서도 결정적일 때 감각이 좋은 명탐정 김재건의 존재 때문이겠는데 매번 유쾌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저자 – 박하루
발행 – 엘릭시르(2022)
페이지 – 466p

상대가 누구든 상관없이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일삼고 예의 없는 말투를 구사하는 김재건은 의뢰 맡은 사건을 해결하는 사설탐정이다. 재건을 만나는 사람 모두 그의 엉뚱한 행동과 말에 당혹감을 느끼지만, 정작 사건을 마주한 그가 현란하게 논리를 펼치며 문제를 해결할 때는 그저 넋 놓고 바라보게 된다. 잘 이해 가지 않더라도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김재건의 시간이 시작된 이상,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입 다물고 그의 활약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대체 이런 인물이 어떻게 사설탐정 일을 하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아이러니하게도 사건만 맡으면 평소의 나사 빠진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정연한 논리를 바탕으로 한 화려한 언변으로 군중을 무력화시킨 다음 멋지게 사건을 해결해낸다.

비밀 독서 모임 의뢰를 받고 참여한 모임에서나 아이돌 연쇄살인 현장, 민트 초코 때문에 일어난 사건 현장 등 김재건이 무대를 펼칠 때면 소설 속 인물들은 물론이고, 소설 밖 독자들도 그의 무대를 감상하는 관객이 되어 버린다.

한편 그의 독자적인 존재감은 제자인 마곤이 있기에 조금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재건의 탐정 조수인 마곤은 타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초능력을 사용해 종종 스승을 돕는데, 제법 진중한 성격으로 마치 스승에게 브레이크를 거는 것 같기도 하다.

재건이 엉뚱하게 일을 망치면서 무턱대고 행동하려 할 때면 마곤이 나타나 스승의 정신줄(?)을 다잡으려는 그림은 제법 볼만하다. (마지막 이야기 ‘크리스마스의 악몽’ 편에서는 마곤의 비중이 매우 높다) 마곤의 등장 비중이나 활약 내용은 소설 전체 단편마다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마곤이 있기에 재건이라는 캐릭터가 더 살아나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은 무겁지 않은 추리소설을 찾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작품에는 9편의 미스터리한 단편이 등장해서 독자도 사건을 추측해볼 수 있다. 사건 추리가 어려울 때는 그대로 책장을 넘기기만 하면 김재건이 등장해서 유쾌하게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김재건 캐릭터는 소설 설정 방면으로 양날의 검과 같아 보이기도 한다. 왜냐하면 재건이 현장을 휘저어놓고(?)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분명 소설 전체 분위기를 재미있게 주도하지만, 전체 이야기에서 비슷한 패턴이 몇 번은 있어서 자칫하면 식상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만약 재건이 수사하다가 함정에 빠지고 다른 인물이 나서서 해결하는 이야기가 있어도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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