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코 키즈가 귀여워 보여도 말 걸면 안 되는 이유

도요코 키즈(トー横キッズ)란 일본 도쿄 신주쿠구 가부키초의 토-호-시네마즈 (TOHO シネマズ) 빌딩 옆 광장에 모인 아이들을 뜻한다. 이들은 어리면 11세부터 18세까지의 미성년 가출 청소년이 많은데 대략 2010년대 중후반부터 SNS에서 비슷한 또래 아이들이 광장에 모여 찍은 영상을 보고 모이기 시작했다.

도쿄의 도요코 키즈 말고도 일본 내 다른 주요 도시에도 비슷한 아이들은 존재한다. 이를테면 오사카 도톤보리강 구리코 간판 아래 모인 구리시타(グリ下)나 요코하마 비브레(Vivre) 쇼핑몰 광장에 모인 비브요코 키즈(ビブ横キッズ) 등이 그러하다.

집을 나온 아이들은 광장에서 또래들과 어울리면서 근처에서 노숙하는 등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생활을 이어간다. 이들이 일본 사회에서 문제가 된 것은 삼삼오오 모여 소란, 음주, 싸움, 심지어 마약 등의 각종 문제를 일으키거나 생활비 마련을 위해 범죄 활동에 가담하는 일도 빈번하게 있기 때문이다. 여자아이들의 경우 파파카츠 같은 원조교제나 타칭보 등의 불법 성매매로 돈을 벌 때가 많고 이후 호텔 숙박이나 호스트바 같은 유흥업에 탕진하기도 한다.

청소년이 웬 호스트바냐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 이는 악질 성인 호스트 남자들이 갈 곳이 없고 정신·심리·경제적으로 취약한 아이들을 착취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먼저 이들은 아이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 호스트바에 초대한 뒤 선심 쓰는 척 무료 이용을 제공한 다음, 나중에 술과 서비스 등의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지불을 거절하면 경찰 신고로 겁을 주기도 하고, 이미 그루밍 수법에 걸려 잘 생기고 친절한 호스트에게 의지하게 된 아이들은 호스트와의 관계 유지를 위해 어떻게든 비용을 마련하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정부에서는 지자체 상담소를 운영하거나 일시적으로 아이들을 보호하는 사례가 있기도 했지만, 보호를 거부하거나 다시 도요코 광장을 배회하는 등 완전한 보호 조치로는 이어지지 않는것 같다.

아이들은 주거지가 없다 보니 위생, 건강, 정신 문제, 경제 등 여러 분야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본에 여행 가서 이런 아이들이 귀엽고 가엾다고 해서 함부로 다가가 말을 걸거나 도움을 주려는 행동은 무조건 피하는 것이 좋다.

먼저 일본의 청소년보호조례를 따르면 성인이 미성년자에게 접근하거나 어디로 데려가는 것은 유괴로 오해받을 수 있다. 즉, 아무리 좋은 의도로 아이에게 접근했다고 해도 경찰에게는 왜 아이에게 다가갔는지 혹은 정당한 보호 여부를 증명해야만 한다.

또한 일부 도요코 키즈 아이들은 약물, 성착취, 성매매 문제 등에 노출되어 있기도 하다. 혹은 이들 중 일부는 성인 범죄조직과 연결되어서 이들의 관리 대상인 경우도 있다. 그래서 단순히 배고파 보이는 아이에게 ‘밥 사줄까?’라고 접근하는 것도 자칫하면 성 매수 시도를 하거나 다른 조직으로 빼 가려는 시도로 오해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출 청소년 문제는 안타까운 사회 문제인 것은 분명하지만, 자신이 일부 아이들에게 말 걸고 도와준다고 해서 일본의 모든 도요코 키즈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더구나 잘못하면 이상한 쪽으로 오해받아 심각하게 곤란해질 수 있으니, 일본에 여행 갔을 때는 괜한 오지랖 부리지 말고 여행만 즐기다 돌아오는 것이 옳다.

일본 골목에 서 있는 여성한테 말 걸어도 괜찮을까 (타칭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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