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테스크 리뷰 – 기리노 나쓰오

자몽러

03/25/2026

그로테스크 리뷰 – 기리노 나쓰오

거짓말처럼 아름다운 동생 유리코와, 나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대기업 건설사 사원인 가즈에는 각자 매춘하다가 시체로 발견된다. 나는 성장기 이야기부터 두 사람이 남긴 편지를 공개하며 둘은 왜 그렇게까지 변했는지 차근차근 설명해 준다.


발행 – 문학사상 (2019)
번역 – 윤성원
페이지 – 
752p

이야기는 도쿄 구청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40살의 ‘나’로부터 시작된다. 나에게는 폴란드계 스위스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나온,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유리코라는 동생이 있었지만, 몇 년 전 매춘 일을 하다가 손님에게 살해당한 채 발견되었다.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자면 나는 동생이 사랑스러우면서도 세상 모든 사람의 관심을 받는 그 완벽한 외모에 질투 혹은 기괴함을 느껴 그녀가 괴물이라고 생각하였다. 유리코는 그런 언니인 나를 두고 못생겼다며 서로 싫어하는 사이로 자란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나의 가족들은 아버지의 고향인 스위스로 향하지만, 명문인 Q 여고에 합격한 나는 외할아버지 집에서 지내며 학교에 다니게 된다. Q 여고에서는 같은 Q 학원 계열의 초등, 중학교부터 올라온 내부 학생들이 엘리트층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고등학교부터 입학한 나는 왕따에 노출된 외부 학생 신분이었지만, 우등생이었던 가즈에와 가까워지기도 한다.

그런데 고등학교 입학 후 얼마 뒤 돌연 어머니가 스위스에서 자살한다. 나는 국제전화를 통해 아버지로부터는 그곳에서 어린 내연녀와 결혼할 계획이고, 유리코로부터는 일본으로 돌아오겠다는 말을 듣는다. 나는 외할아버지 집으로 오겠다는 유리코를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 괴물 같은 동생을 다시 보고 싶지는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유리코는 어릴 적 친한 이웃이던 미국인 존슨 씨 가정에서 지내기로 하고, 외국인 전형을 통과해 Q 여고에까지 나타난다. 나는 전교생으로부터 유리코와 외모를 비교당할 때마다 혐오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을 때 마침내 동생을 학교 밖으로 쫒아내고 쾌감을 느낀다.

앞서 유리코는 중학생 시절 아버지의 숙부와 존슨에게 범해지면서 자신에게 님포마니아(과다성욕증) 성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세상 모든 남자가 자신을 원하고 있다. 그렇게 Q 여고에 들어온 뒤에는 다카시라는 남학생이 뚜쟁이 역할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매춘을 시작했는데, 결국 언니의 밀고로 퇴학당한다.

이후 인물들은 각자의 길을 걸었고, 약 20년이 지난 어느날 유리코와 가즈에는 시체가 되어 돌아온다.


소설 리뷰

총 8장에 걸친 장대한 이야기는 주인공 ‘나’의 독백을 기본으로 유리코와 가즈에가 남긴 편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어릴 때부터 고등학생 시절, 40살이 된 현재 시점을 오가는데 그녀들이 어떠한 계기로 그로테스크한 괴물이 되어 가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아이러니한 점은 우등생이자 졸업 후 대기업 건설사에 취직한 가즈에게 매춘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평생 가난하게 자란 가즈에는 고등학생 시절 아버지가 죽은 뒤, 아버지가 일했던 대기업에 입사한다. 하지만 어머니와 동생의 가장 역할을 하는 것은 힘들었고, 다른 여사원이 퇴근 후 데이트 나가는 것에 질투를 느낀다.

결국 가즈에는 평범한 외모 때문에 남자에게 매력도 없고, 묵묵히 가장 역할이나 하는 자신의 모습에 상실감을 느껴 일탈하기로 한다. 처음에는 부수입도 들어오는 만족스러운 삶이었지만, 가즈에는 점점 외모에 집착하더니 다이어트약을 달고 살았고, 화장은 점점 진해졌다.

어느새 그런 자신은 모두가 기피하는 대상이 되어 버렸다. 회사에서도 매춘 소문이 돌았고, 이제 받는 손님도 취객이나 막노동꾼에 화대는 2,000엔까지 추락했다. 그리고 유리코와 마찬가지로 매춘부로 살던 어느 날 손님에게 살해당하는데, 타락하는 모습이 가장 애처로운 캐릭터로 보였다.

주인공 나의 독백이나 유리코와 가즈에에 편지, 살인자 장의 법정 진술 등 전체 분량은 적지 않다. 하지만 주요 인물들의 성장 과정과 학창 시절부터 성인까지 이어지는 흡입력이 미친 전개와 묘사는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기에 충분했다.

특히 마지막 8장에는 유리코와 가즈에를 보낸 나의 뒷이야기가 나오는데, 가히 충격적인 결말이 나와서 아주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실소가 나왔다. (결말의 충격은 <가재가 노래하는 곳>만큼 강했다) 하지만 그로테스크라는 작품 제목과 잘 어울려서 마지막까지 어둡고 기이한 분위기를 잘 살렸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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