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마 모에 소설 리뷰 – 기리노 나쓰오

자몽러

03/31/2026

다마 모에 소설 리뷰 – 기리노 나쓰오

병으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59살의 전업주부 도시코는 다 큰 자녀들과의 유산 배분 문제도 모자라 생전 남편이 만난 불륜녀의 존재를 알게 된다. 하지만 좌절하는 대신 홀로 남은 삶을 꿋꿋하게 살아가기로 하고, 적극적으로 주변의 문제를 정리하면서 점점 다른 사람이 되어간다.


발행 – 황금가지 (2008)
번역 – 김수현
페이지 – 
556p

정년 퇴임이 지난 예순 중반의 다카유키는 어느 날 샤워 중에 심장이 멎어 세상을 떠난다. 59살의 전업주부 아내 도시코는 자신이 쓰러진 남편을 늦게 발견한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장례식에 참석해 조문객들을 마주했다. 하지만 모처럼 모인 다 큰 자녀들은 같이 사는 문제나 유산 상속에 관한 이야기부터 꺼내 도시코의 마음이 심란해졌다.

장례가 막 끝났을 때는 죽은 남편의 휴대폰으로 이토라는 여자에게서 연락이 걸려 왔다. 도시코는 그녀를 몰랐지만, 얼마 뒤 집으로 찾아온 그녀 본인으로부터 자신은 남편이 지난 10년간 사귀어 온 불륜 상대였다는 사실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남편에게 배신과 자녀들과의 문제까지 얽혀 버린 도시코는 결국 가출을 하고 만다. 가출이라고 해도 인근 캡슐 호텔에서 며칠 묵다 집에 돌아온 것이 전부이지만, 전업 주부였던 도시코에게는 신선하기만 한 일탈이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온 뒤 자식들에게도 왠지 거침이 없어진 기분이었고, 내친김에 남편이 생전에 자주 갔던 메밀국수 모임에 참여하기도 한다.

식사 후, 모임에서 만난 쓰카모토라는 남자와 호텔에서 관계하게 된 것은 예상 못 한 일이었다. 도시코는 잠시 배우자가 있는 남자와 불륜을 저질렀다는 죄책감도 들었지만, 자책하지 않기로 한다. 남편이 죽고 난 뒤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알아서 화가 나고, 앞으로는 자식들 도움 없이 혼자 살아가야만 했기 때문이다.

도시코는 마음을 강하게 먹고 주변 인간관계든, 하고 싶은 일이든 대담하게 임하기로 하는데.


소설 리뷰

이야기의 주인공 도시코는 결혼 후 59살까지 전업 주부로 평생 무탈한 일생을 살아온 인물이다. 하지만 갑자기 남편이 죽은 뒤 달라진 주변 상황을 통해서, 자신이 얼마나 답답하고 우유부단하게 살아왔는지 조금씩 깨닫고 변해간다.

가장 큰 계기는 역시 남편의 10년간 불륜과 그 불륜에 엮인 내막에 있다. 얽힌 문제를 두고 때로 악다구니를 쓰거나 지쳐서 울기도 하지만,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해결해 낸다. 이후 메밀 모임 사람들과 친구들, 자식들 모두와 원만해진 상태에서 자신감 있게 인생 2막을 시작하며 소설도 막을 내린다.

작품의 제목인 <다마 모에>는 ‘혼이여 타올라라’라는 뜻인데,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도시코의 모습 그 자체와도 같아서 정말 잘 지었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현실에서 예순 전후의 나이대 독자라면 도시코의 이야기에 무척 공감이 갈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소설에서는 도시코의 장남과 차녀, 캡슐호텔 직원 정도만 빼면 거의 다 예순 이상의 인물이 주역이기 때문이다. 물론 소설이 쓰인 배경은 2000년대 초중반이라서 그때와 지금의 나이 개념과 은퇴 시기는 다르겠지만, 막상 마지막 장까지 읽었을 때 큰 이질감은 느끼지 못했다.

그래서 소설은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는데, 전체적으로 전개가 무난하면서 재미있었고, 개성과 특색이 돋보이는 인물 설정도 매력이라고 느꼈다. 또한 작품이 현실을 지극히 잘 반영하고 있어서, 마치 일상에서 보는 그 나이대 사람들에게도 그 정도 사연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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