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듀본의 기도 리뷰 – 이사카 고타로

자몽러

07/21/2025

평범한 20대 청년 이토가 우연히 어떤 사건을 일으킨 뒤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가 도착한 오기시마 섬에서 경험하는 기묘한 이야기. 이사카 고타로의 데뷔작이자 개성 있는 등장 인물과 치밀하고 정교한 내용 전개와 구성이 돋보인다.


원제 – オーデュボンの祈り (2000)
저자 – 이사카 고타로
옮긴이 – 오유리
발행 – 민음사 (2015) (황매, 2006)
페이지 – 516p

28살의 프로그래머 이토 슈이치는 어느 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충동적으로 편의점에 들러 강도 행위를 벌인다. 그러다 중학교 동창인 경찰 시로야마에게 체포되는데. 순찰차로 이동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틈을 타 달아나던 이토는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고 보니 오기시마 섬에 도착해 있었다.

오기시마는 에도시도부터 무려 150년간 외부와 단절된 고립된 섬으로 흔한 전자 기기도 없고 외부인의 출입은 더욱 금지되어 있다. 정신이 든 이토는 히비노라는 남자의 도움으로 섬에서 미래를 보는 말하는 허수아비 유고를 만난다. 바깥 세상과 오랜 고립된 이 섬에서 미래를 보는 유고의 존재는 가히 신성한 종교이자 주민들의 삶의 지침이었다.

유고는 아주 오래 전부터 이토가 자신을 만나러 오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곧 이토에게 섬에서 필요한 몇 가지 사항을 알려주더니 이 섬에 결핍된 무언가는 외지인이 채울 것이라는 알 수 없는 예언을 들려주는데.

하지만 어이없게도 유고는 하루만에 목이 잘려 살해당한 채로 발견된다. 이후 이토는 히비노와 같이 유고의 죽음과 그가 남긴 예언의 의미를 찾아 섬을 돌며 여러 주민을 만나게 된다.

섬의 우편 일을 담당하는 구사나기, 몇 년 전 아내가 살해를 계기로 거짓말을 하게 된 화가, 몸이 비대해져서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는 토끼, 섬의 규칙을 어긴 사람을 아무렇지도 않게 권총으로 죽이는 사쿠라 등 다양한 주민을 만나는 동안 이토는 조금씩 유고가 죽은 단서와 섬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오듀본의 기도 감상

이 작품은 오기시마라는 외부와 교류가 차단된 섬에서 주인공 이토와 개성 넘치는 주민들의 독특하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돋보였다. 또한 작가인 이사카 고타로의 데뷔작이기도 한데 처음 쓴 소설이 이렇게 치밀하고 정교한 것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 재미있었던 또 다른 이유라면 여러 사건이 동시에 진행되는 퍼즐 같은 구성이랄까. 먼저 소설의 메인 파트라면 이토가 섬 안에서 주민들을 만나면서 유고의 죽음과 예언의 뜻을 찾아가는 부분이다. 그러면서 섬 밖에서는 시로야마가 이토의 행방을 찾다가 결국 섬에 들어오는 내용이 이어진다.

참고로 시로야마는 소설 초반에서 어설픈 강도짓을 벌이던 이토를 체포하던 평범한 경찰이 아니다. 그는 경찰 제복을 입고 온갖 나쁜 짓을 벌이던 순수 악에 가까운 존재인데, 마침내 이토를 따라 섬에 들어왔고 또 다시 나쁜 짓을 벌이려다 합당한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이 소설은 약간의 판타지 요소에 추리 요소도 잘 섞여 있는데, 등장 인물 설정부터 이야기 진행 방식 등 재미의 요소가 많다고 느꼈다. 그중 시로야마의 결말은 무척 통쾌한 기분이었다. 물론 작품이 단순한 권선징악의 메시지를 보여주려는 건 아니지만, 워낙 악독한 설정을 해 놔서 그런지 시로야마의 장면이 빠지면 무척 아쉬울 뻔 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