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신계(死神界)에서 인간계에 파견된 사신 치바는 대상으로 지정된 인간을 일주일간 관찰한 뒤 죽음을 결정한다. 소설은 총 6편의 단편 에피소로 구성되었고 사신 치바는 1인칭 시점으로 각 이야기의 주인공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한다.

원제 – 死神の精度(사신의 정도) (2005)
저자 – 이사카 고타로
옮긴이 – 김소영
발행 – 웅진지식하우스 (2006)
페이지 – 343p
소설 속 6편 에피소드에 줄곧 등장하는 치바는 어떤 사신인지 짧게 소개부터 해볼까 한다.
지상으로 내려 온 치바는 ‘사고사’로 결정된 인간을 일주일간 지켜본 다음, 대상의 죽음이나 보류 여부를 결정한다. 인간의 죽음에 관여하는 사신이지만, 무시무시한 이미지보다는 섬세한 면이 있어서 인간이 만든 음악을 좋아하고 음반 매장에서 보내는 시간도 상당하다.
다른 특징이라면 불사의 존재인 만큼 음식을 안 먹고 잠도 안 자는 것은 물론이고 인간보다 월등히 강한 신체에 딱히 고통도 느끼지 않는다. 또한 나타나는 곳마다 비가 쏟아지고 그의 맨손을 만진 인간은 수명이 줄어들기도 해서 맨손 악수를 꺼리기도 한다.
만약 이런 특징이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어쩌면 인간계에 파견된 사신일 수 있다..는 설정이다.
소설 감상
보통 사신이라고 하면 검은색 풀 정장이나 도포를 입고 머지않아 죽을 사람 앞에 엄숙한 표정으로 나타나서 죽음을 선고하는 이미지가 있지만, 이사카 고타로 작가가 묘사하는 사신 치바는 좀 더 인간적이다.
그래서인지 실제로 그런 사신이 세상에서 활동 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예로 치바는 인간의 외형을 하고 있고 인간계 음악 매니아라서 음반 매장이나 음악이 나오는 곳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언뜻 보면 주변에서 흔히 보는 사람이라는 건데 정말 그런 사신이 있다고 생각하면 왠지 상상력이 자극되는 느낌이다.
작중에는 모두 6편의 서로 다른 에피소드가 등장하는데 스토커 로맨스부터 탐정극, 야쿠자 등 겹치지 않는 각각의 내용이 신선했다.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자세한 내용은 작성하지 않겠지만, 특히 마지막 6장 <사신의 하드워밍 스토리 – 사신 vs 노파>의 이야기에 반전 요소가 있어서 가장 재미있고 인상적이었다.
살짝 아쉬운 점이라면 죽음을 선고받은 인간의 이후 상황과 사신계의 모습을 좀 더 묘사했다면 세계관 설득력이나 흥미의 요소가 더해졌을 것 같다. 예로 만화 <데스노트>에서 사신계의 모습이 자세하게 나오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추가로 작품은 2008년, 일본 출신 대만 배우 금성무가 주연을 맡아 Sweet Rain이라는 이름의 영화로도 개봉되었다. 소설의 전체 에피소드 중 3가지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나름 호평이라는 것 같다.
그리고 2018년에는 사신의 7일(원제 : 사신의 부력)이라는 이 책의 후속작도 발매되었는데, 내심 기대되서 나중에 읽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