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가 우주 여행에 참여한 6명과 부기장 하세가 우주 호텔 스타더스트에서 경험하는 밀실 살인 이야기. 자살로 보이는 사건은 타살의 가능성이 있는 것 같지만, 100% 확실하지는 않다. 과연 범인은 어떤 방법을 사용하였고 무슨 동기가 있는 것일까.

원제 – 星くずの殺人 (2023)
저자 – 모모노 자파
옮긴이 – 김영주
발행 – 모모 (2024))
페이지 – 400p
서기 2,000~2,100년 사이의 어느 시점. 일본의 한 민간 우주여행사에서 주최한 3천만 엔 초저가 우주 여행에 당첨된 6명은 HOPE 호를 타고 우주 호텔 스타더스트에 도착한다. 나이와 삶의 이력이 모두 다른 6명의 탑승자는 약 50미터 높이에 달하는 스타더스트에서 우주와 지구를 바라보며 앞으로의 여행을 기대하는데.
하지만 호프호의 부기장이자 여행 가이드인 하세는 곧 기장인 이토가 목을 매고 죽어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중력이 없는 우주에서 목을 매서 죽었다니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던 하세는 지구의 여행사에 연락해 일의 처리와 앞으로의 여행에 관해 의논한다.
하세는 상의 끝에 승객들을 모이게 한 다음, 기장의 자살 사실과 여행 강행을 알리는데. 눈치가 빠른 고등학생 아마네의 말에 사건 현장을 둘러본 이들은 타살의 가능성을 떠 올리며 우주 호텔 안에 범인이 있는 게 아닌지 불안해한다.
더구나 이토의 사건이 일어나고 얼마쯤 지났을 때, 같이 우주에 온 대부분의 직원이 몰래 탈출선을 타고 지구에 도망갔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지구와 교신할 수 있는 스타더스트 인터넷망도 이미 망가진 상태라 승객들을 더 불안해하지만, 3천만 엔의 거금을 들인(아마네는 무료 여행 당첨) 모처럼의 우주여행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의견이 다수라서 여행은 계속된다.
그런데 다시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의식을 잃거나 기장 이토처럼 목을 매고 죽은 승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밀실이나 다름없는 우주 호텔에서 모든 시설에 자유롭게 드나들고 인터넷을 망가트릴 수 있는 자는 대체 누구인지, 그리고 목을 매서 죽은 게 타살이라면 과연 어떤 방법을 사용한 걸까. 하세는 점점 줄어드는 승객을 챙겨 범인을 추격하기로 하는데.
소설 리뷰
소설의 배경은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근 미래에 우주여행이 하나의 사업으로 자리 잡은 시대를 설정으로 하였다. 4차 산업이 떠오르는 요즘 상황을 생각해 보면, 하세가 소속된 여행사에서 내놓은 인당 3천만 엔이라는 패키지도 그렇게 비현실인 내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그런 시대가 오려면 아직 100년은 이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을 읽는 동안 우주여행을 간접 체험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HOPE 호가 지구를 떠나는 장면부터 스타더스트와의 도킹(연결), 그리고 호텔에서 바라보는 우주와 지구의 모습을 제법 잘 묘사했다는 느낌이다.
소설의 메인 내용이 되는 밀실 살인 부분은 모두 우주라는 무중력 공간에서 일어난 일이다. 기본적으로 일어나는 게 불가능한 일이지만, 예상을 넘는 트릭이 숨어 있었고 트릭의 특성상 과학에 밝은 이과생이라면 맞춰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이과생이 아니더라도 소설 등장인물들이 때가 되면 정답 풀이(?)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과학 지식이 풍부하지 않아도 추리/스릴러 소설 장르로는 읽을 만할 것이다. 어느 정도 예상을 뛰어넘는 전개 방식은 긴장감도 있었고 여러 가지 트릭도 교묘하게 설정한 느낌이라 괜찮은 추리소설이었다고 느낀다.
다만, 우주에 와서 난데없이 지구 평면설을 주장하는 인물이 있다거나 특히 마지막에 드러나는 범인의 동기는 가히 소설의 평점을 갉아먹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범인에 관해서는 자세히 작성하지 않겠지만, 공감되지 않는 평화주의자의 동기를 가지고 우주까지 와서 천재적인 트릭을 설치하고 자신만의 계획을 실행한다?
그런 사람은 현실에는 존재해서는 안 되는 소설 속 허구의 캐릭터나 다름없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범인의 동기와 설정만 빼면 이 소설은 그럭저럭 읽을 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