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스프린터 언더월드 리뷰 줄거리 감상 정보

아포칼립스(Apoclypse)란 대규모 재난이나 인류 멸망의 상황을 뜻하는데 다양한 장르의 소설·영화에서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할 때가 있다. 대표적으로 좀비·바이러스의 출현이나 극한의 기후 변화와 같은 상황에서 등장인물들은 생존을 위해 분투한다.

<스프린터 언더월드>는 테러가 일어난 대한민국 서울 지하철 공간에 매몰된 주인공들의 생존 과정을 다루는 이야기이다. 예상 못한 내용과 긴박한 전개가 재미있었던 작품인데 아래 줄거리와 감상을 정리했다.


저자 : 정이안
발행 : CABINET (2017)
페이지 : 539p


스프린터 언더월드 줄거리

고등학생 단이는 장래가 촉망되는 단거리 육상선수(스프린터)이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스타트를 앞두고 약물 도핑 의혹으로 인해 강제로 경기장에서 퇴장하게 된다. 자숙하며 지내던 단이는 어느 날, 어릴 적 사연으로 가족처럼 같이 자란 동갑내기 지태, 연아와 함께 지하철을 타고 레이스 경기를 벌이며 이를 인터넷에 중계하기도 한다.

민폐가 아니냐는 주변 어른들과 한바탕 실랑이를 마친 이들은 순간 타고 있던 지하철에서 이상함을 감지한다. 갑자기 조명이 꺼지는가 하면 멀리서 폭발음이 들려오기도 하는데 곧 지하철 안은 사람들의 비명으로 가득 차기 시작한다.

상황을 파악하던 단이 일행은 차량에 난입한 괴생명체들이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먹어 해치우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놀랄 틈도 없이 도망치던 이들은 다행히 몸을 피하는 데는 성공하지만, 다른 지하철역 출구도 모두 테러로 봉쇄되어 나갈 수 없는 것을 알게 된다.

서울의 지하철 상황은 온라인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119에 전화해 봐도 구조대가 오는 것은 불가능했다. 지하철역 출구와 안전한 곳을 찾던 단이 일행은 문득 엄마가 걱정되어 전화해 보니 다른 역에 갇혀 있다는 말을 듣고 직접 구하러 가기로 한다.

일행은 역과 역을 잇는 지하 터널을 통해 이동하던 중 부상자와 시체를 다수 발견하지만, 엄마를 구하기 위한 발길을 멈추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조금씩 테러의 실체를 알게 되었고 그렇게 점점 깊은 곳으로 발을 내딛는데..


스프린터 언더월드 감상

소설은 지하철 테러와 식인 괴물이 출현하는 상황에서 고등학생 3명이 엄마를 구해 생존하려는 모습을 다루고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긴장감 느껴지는 전개가 좋았고 조금씩 드러나는 테러의 실체도 흥미로웠다.

이야기 구성면으로는 테러 현장에 있는 단이 일행과 배후에서 테러를 논의하는 대통령 일행 두 그룹이 교차로 등장하며 진행된다. 그래서 이전 그룹이 어떤 상황을 마주했을 때 다른 그룹의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면서 전체 내용 전개가 더 궁금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교차 전개는 다른 소설에서도 자주 등장하는데, 아포칼립스 생존물인 <스프린터 언더월드>의 장르와 빠른 전개의 특성상 다음 페이지를 넘길 때 이야기가 기대되고 재미있었다고 할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먼저 단이 일행의 초반부 대사 워딩이다. 고등학생 특유의 유쾌함을 살리려고 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른들과 실랑이를 벌일 때 나온 대사는 다소 유치한 느낌도 든 것 같다. 그래도 소설이 계속 진행되면서 심각하고 중요한 장면이 나와서 그런지 단이 일행도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점은 좋았고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테러가 일어난 지하철에서 우연히 만난 기찬이의 존재인데, 일진 캐릭터의 성격과 워딩은 잘 살렸다고 느낀다. 다만, 일행과 헤어졌던 기찬이 어떻게 소설 마지막 무대인 노아에 나타난 건지 명확한 설명이 없었던 것은 아쉬웠다.

그 외에도 노아에서 지하 노숙자들과 괴물들이 협력하는 장면을 보면 왜 앞에서는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먹어야만 했는지 불명확해서 물음표가 남는다.

그럼에도 전체적으로 긴장감 넘치고 이야기도 점점 흥미로워지는 소설이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단이 일행이 노아에 도착한 것과 테러의 중심에 있는 신야의 존재 역시 신비로운 SF 장르 소설에 어울리는 설정이라고 느낄 수 있었다.

여담으로 이 소설은 2016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SF 스토리 IP(지식재산권)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여기에 힘입어(?) 향후 <스프린터> 2, 3을 통해 이야기를 우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했지만, 왜인지 지금도 후속작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계획이 무산된 것일 수도 있겠는데 그래도 작가의 다른 작품이 있다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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