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저주토끼>로 영국 최고 권위 소설 문학상인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의 많은 초기 단편 중 일부를 선별한 SF 모음집. 책에 실린 10편의 이야기는 전래 동화나 현실을 배경으로 작가 특유의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저자 – 정보라
발행 – 퍼플레인(갈매나무) (2023)
페이지 – 428p
목차
나무
머리카락
가면
금
물
산
비 오는 날
휘파람
Nessun sapra
완전한 행복
SF 소설 장르에 관심이 많아서 국내 작품, 작가 목록을 찾아보니 정보라 작가의 이름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특히 몇 년 전에는 그 유명하고 권위 있는 부커상 후보에도 올랐다고 해서 더 관심이 갔던 것 같다.
책에 실린 10편의 단편은 저마다 개성 있으면서 독특한 설정과 전개도 돋보인다. 때로는 전래 동화 같은 이야기도 있었고 또 때로는 근대나 현대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환상적인 내용도 볼 수 있었다.
주어진 배경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그 뒤의 상황이나 인물 묘사가 계속되면 독자도 계속 상상하면서 그 세계 안으로 같이 들어가게 된다. 이후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세상을 바라보거나 직접 경험하는 느낌이 드는데 개인적으로 SF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아무도 모를 것이다>는 SF 장르를 좋아하는 독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작품 모음집이라고 느낀다. 단, 그냥 SF가 아니라 호러/공포의 성격이 강하기는 해도 말이다.
10편의 이야기는 대체로 기괴한 것은 물론이고 오싹하거나 잔인함마저 묻어 나와서 솔직히 책을 읽는 내내 찝찝하고 불쾌한 감정이 들 때가 적지 않았다. 왜냐하면 애초에 이 책은 공포 분위기는 없는 단순한(?) SF 단편 모음집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SF는 좋아하더라도 공포나 호러를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이 책은 그리 추천하지 않는다.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맨 처음에 나오는 <나무>인데 놀랍도록 치밀하고 정교한 설정과 묘사, 내용 전개는 훌륭했다고 느낀다. 하지만 역시 공포 분위기를 예상하지 않고 책을 읽어서 그런지 결론적으로 기괴하다는 인상이 강하다.
이건 뒤에 나오는 <머리카락>, <가면> 외 다수의 이야기도 비슷했는데, 그중 싸우는 거인이 등장하는 <산> 작품이 가장 읽을 만했다고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