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스타메이커>의 평범한 지구인 주인공은 어느 날 육체에서 영혼이 분리되어 빠져 나오더니 광활한 우주 여행으 시작한다. 수많은 은하와 행성을 돌면서 다양한 문명과 지적 존재들과 만나는 과정을 겪으며 인간 존재를 탐구하고 나아가 우주 창초자인 ‘스타메이커’를 찾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원제 : STAR MAKER (1937)
저자 : 올라프 스태플든 (Olaf Stapledon)
옮긴이 : 유윤한
발행 : 오멜라스 (2009)
페이지 : 364p
소설 초반부에 등장하는 평범한 영국인 주인공의 정신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 육체를 벗어버린다. 육체를 떠난 정신은 점점 하늘 위로 날아올라 지구를 벗어나고 머지않아 우리은하마저 벗어나더니 순식간에 광활한 우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주인공은 빛의 속도보다도 빠르게 우주 멀리 별을 가르고 나아가 마침내 문명이 존재하는 행성에 이르고 그곳의 사회와 인간을 두루 관찰한다.
어느 행성에 도착했더니 맛을 주 감각으로 하는 기묘한 외형의 존재들을 만날 수 있었다. 분명히 지구 인간과는 외형이 다른 그들이었지만, 그들 역시 분명한 인간이었으며 문명 또한 잘 발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행성 곳곳을 관찰하던 주인공은 드디어 이곳의 한 인간과 정신적 교류를 시작했고 둘은 완전한 정신의 상태로 또 다른 우주와 행성을 여행하기 시작한다.
둘의 정신은 이미 물리적인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었다. 둘은 자유롭게 우주를 돌며 새로운 행성에 들렀고 그때마다 온갖 진귀한 문명과 생명을 보았다. 때로는 아주 오랫동안 하나의 행성에 머물며 그 행성의 탄생과 소멸을 보기도 하였다. 게다가 이들이 우주와 행성을 여행하는 동안 자발적으로 이들을 따르는 인간들이 생기기도 했다.(육체에서 정신 분리)
주인공과 그를 따르는 무리는 인간, 행성, 그리고 우주 존재에 관해 궁금증을 갖기 시작했다. 이 모든 것을 만든 창조주인 ‘스타메이커’의 존재, 아니 그 흔적이라도 찾고 싶어졌다.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과 그 행성을 품는 성운과 성단, 그리고 은하까지.. 어째서 이 우주에는 탄생과 소멸이 필연적으로 반복되는 것인지. 과연 이 모든 것은 우주 창조주인 ‘스타메이커’의 의도인지.
소설 리뷰
소설의 핵심은 인간이 우주 존재의 근원을 사유하는 데 있다. 작가인 동시에 철학가이기도 한 올라프 스태플든은 이 소설의 형식을 빌려 인간 진화와 우주 존재에 관해 고찰한다. 소설 속 주인공이 바로 작가 자신으로 보이며 작품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외계인의 모습(작품에서 이들 역시 인간이다)은 지구 인류의 진화 모습이나 우주 존재를 고찰한 것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어떠한 개인이나 집단이 심오하게 그런 고찰을 하더라도 인간과 우주의 모든 근원적인 것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은 우주 자체가 엄청나게 넓은 데다 그런 우주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 지구와 인간의 존재는 찰나에 존재하는 미립자에 불과할지더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잠깐 우주에 등장한 인류가 전 우주 존재의 근원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그걸 파헤치려고 했던 작가의 노력은 가치 있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런 탐구는 더 나은 인류의 진화를 위하는 방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과 우주 존재 근원의 고찰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스타메이커>의 가치는 높다.
다만 작품의 장르가 소설임에도 정작 소설로서의 재미는 무척 떨어지고 다소 지루하기까지 하다. 차라리 성경책이 더 재미있다고 느낄 정도라고 할까.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서술되는 이 소설은 기승전결이 한결같이 평탄한 느낌이고 인물들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등장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다. 즉, 소설 속 대부분 전개는 주인공 자신이 관찰한 내용이나 생각 행동 등을 마치 일기처럼 나열하는 방식이 주류이다.
작품 속 우주의 창조주인 ‘스타메이커’의 존재와는 별개로 어쩌면 이 소설에서 가장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은 문명을 가진 다양한 모습의 ‘인간’과 그들 사회의 모습일 수도 있다. 원문소설이 처음 출간된 1937년경에는 이렇게 우주를 여행하면서 외계행성을 관찰한다는 것이 상당히 신선한 내용이었을지 모르겠지만, 이미 세상에는 외계인과 우주를 다룬 작품이 너무 많아졌다. 그래서 작품 속 여러 모습의 외계 인간이 등장했는데도 신비로운 느낌은 없었다.
결론적으로 재미있는 소설을 찾는 이들에게 이 작품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인간 진화와 우주 존재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고자 한다면 그래도 읽을 만한 소설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