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오웰 <동물농장> 리뷰. 동물 우화로 보는 소련의 사회주의 비판

동물농장

원제 : Animal Farm (1945)
저자 : 조지 오웰(George Orwell)
옮긴이 : 도정일
발행 : 민음사 (2009년, 1쇄 1998년)
페이지 : 160p

목차

동물농장 7
자유와 행복 125
나는 왜 쓰는가 133

작품 해설 145
작가 연보 159



동물농장 줄거리

존스 씨는 여러 가축을 부리며 평범하게 농장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가축의 하나인 늙은 수퇘지 메이저 영감이 꿈에서 계시를 받는 일이 일어난다. 이후 말, 소, 닭, 양, 개 등 모든 농장 가축을 불러 모은 영감은 인간이야말로 우리 가축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아 갈 뿐인 존재이므로 농장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일이 있고 난 지 얼마 안 가서 메이저 영감은 죽었지만 나폴레옹, 스노볼, 스퀄러와 같은 똑똑한 돼지들을 중심으로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는 구호 아래 ‘동물 혁명’을 준비하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가축들이 힘을 모아서(그래봐야 한데 모여 소리 지르고 날뛰는 정도이겠지만) 농장 주인인 존스 씨를 몰아내는 데 성공했고 가축들은 평등한 농장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분주히 일하기 시작한다.

또한 매주 회의를 열거나 문맹 퇴치를 위한 문자 교육 등을 이어 나가며 노력한 결과, 농장 동물들은 그렇게 바라던 평등한 세상에서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잠시 동물들의 7계명을 보면 아래와 같다.

1. 두 다리로 걷는 자는 모두 적이다.
2. 네 다리로 걷거나 날개를 가진 자는 모두 우리의 친구이다.
3. 어떤 동물도 옷을 입어서는 안 된다.
4. 어떤 동물도 침대에서 잠을 자서는 안 된다.
5. 어떤 동물도 술을 마시면 안 된다.
6. 어떤 동물도 다른 동물을 죽이면 안 된다.
7.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평화롭고 평등했던 동물 농장 세상에 변화가 찾아온 것은 무리를 이끌던 돼지들의 태도 변화였다. 돼지들은 농장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돼지들의 건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농장에서 생산되는 우유와 사과를 독점했고 점점 자신들이 경멸하던 인간들의 모습과 닮아가기 시작한다.

특히 농장에 풍차 건설을 하는 문제를 두고 돼지들은 갈등을 빚는 자는 처형하거나 남은 동물들에게 식량 배급을 제한하는 등 무력과 공포를 앞세워 농장 전체를 독재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이 시점까지 왔을 때 이미 동물 농장에는 과거 동물 혁명의 이념이자 철학과도 같았던 7계명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되었다.

날이 갈수록 돼지들은 사치스러워졌고 그들의 권력 역시 견고해졌다. 돼지들의 우두머리인 나폴레옹은 공공의 적이던 인간들과 거래하는가 하면 주변 농장과의 이해관계에서 벌어진 이른바 풍차 전투에서 전투하다 쓰러진 충직한 수말 복서를 도살장에 팔아버리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한다. (농장 동물들에게는 수의사에게 보냈다고 거짓말을 둘러대고 자신은 복서를 팔고 받은 돈으로 사치한다)

그렇게 긴 시간이 지나고 이제 동물 농장에는 예전 기억을 가진 동물은 거의 남지 않게 되었다. 이제 나폴레옹은 농장 공화국의 대통령이자 가장 위대한 존재와 다름없다. 두 발로 서서 걷고 다른 동물들을 지배하는 모습은 마치 인간의 모습과도 같아 보인다.



동물농장 감상

동물농장은 1903년에 태어난 조지 오웰(조지 오웰은 필명이며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 : Eric Arthur Blair)이 집필한, 소련 혁명 이후 스탈린의 사회주의 독재 체재를 비판한 소설이다. 동물들이 인간처럼 의사소통하고 혁명을 일으킨다는 내용은 자칫 우스꽝스러워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신랄하게 현실을 풍자하고 반영한다.

사회주의의 이념이라면 생산수단을 공동으로 운영하면서 이로 인한 결과물의 공평한 분배와 평등하고 이상적인 미래를 만들고자 함에 있다. 소설 <동물농장>의 가축들은 어느 날 메이저 영감이 세운 동물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농장 주인 존스 씨를 쫓아내는 혁명에 성공했고 평등과 자유를 앞세워 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점점 우두머리 돼지들의 부패와 독재가 심해졌고 그들의 수장인 나폴레옹(이오시프 스탈린 : 소련의 독재자로 권력 장악과 정적 제거 등을 위해 대숙청을 벌임)은 경쟁자인 스노볼(레프 트로츠키 : 붉은 군대를 조직해서 소련 혁명에 큰 공적을 세우지만, 스탈린에게 권력에서 밀렸고 말년에 그가 보낸 암살자에게 피살)을 제거하면서 마침내 농장의 1인자로 군림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농장 동물들은 나폴레옹의 교활한 정치에 속아서 아무 생각 없이 그를 숭배하며 따르는데 존스 씨가 있을 때보다 노동은 가혹해지고 삶도 팍팍해진다.

결국 소설 마지막으로 갈수록 나폴레옹(독재자 스탈린)은 인간인지 돼지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되는데 작품이 비판하는 사회주의 체제 아래 권력 독점과 이념의 왜곡 등과 같은 부조리를 관찰할 수 있다. 이는 실제 사회주의(전체주의)의 문제점을 묘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소설은 단순한 동물 풍자 이야기가 아니라 독자 스스로 역사를 돌아보고 어딘가 존재할지 모르는 나폴레옹의 선동을 경계하는 비판적인 사고를 하는 계기를 가져보는 것이 좋다. 조지오웰은 <동물농장>을 통해 독자들에게 그런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참고로 소설의 배경이자 비판 대상인 소련 제국은 1922년 탄생해서 1991년 해체되었다. 체제가 존재하던 당시만 해도 미국과 세계 권력을 다투는 냉전 세력의 중심이 되기도 했지만, 결국 마지막 지도자인 고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사임으로 해체되었다. 소설이 발표된 시점은 소련 해체 시점보다 46년 앞섰는데, 어쩌면 조지 오웰은 모순된 사회주의의 몰락을 예견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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