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독자 시점 영화 리뷰

전지적 독자 시점 영화 리뷰

어느 날, 혼자만 읽어 온 소설이 현실이 되었다. 멸망한 세계의 결말을 알고 있는 유일한 독자인 김독자는 이세계의 영웅이 되어 난관을 헤쳐나가면서 마음에 들지 않았던 원래 소설의 결말 대신,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이야기를 바꾸어 나가려는데.


등급 : 15세 이상
장르 : 액션, 판타지
국가 : 대한민국
주연 : 안효섭,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권은성
감독 : 김병우
러닝타임 : 117분

평범한 대학을 나와 평범한 IT 기업에 취업한 김독자는 계약직 근무 마지막 날 회사를 나와 지하철을 타고 퇴근 길에 오른다. 마침 그날은 자신이 중학생때부터 10년간 유일한 독자로 감상해온 웹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법(약칭 멸살법)’의 마지막화가 올라온 날이기도 했다.

소설은 주인공 유중혁이 고전 끝에 모든 동료를 저버리고 멸망한 세계에서 혼자 살아남는다는 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이에 김독자는 최악의 결말이라며 웹소설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지하철에 오르는데 우연히 같은 회사 직원인 유상아와 상사인 한명오 부장을 만나게 된다.

시큰둥하게 회사 이야기를 나누던 김독자는 소설 작가인 tls123이 보내 온 답신에 깜짝 놀란다. 결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직접 원하는 결말을 만들어보라는 작가의 알 수 없는 말을 궁금해하던 찰나, 달리던 지하철은 굉음과 함께 갑자기 멈춰 버린다. 이후 차량 안에서 도깨비 한 마리가 나타나 행성의 유료화 같은 알 수 없는 말을 하더니 10분 안에 하나의 생명체를 죽이라는 생존 미션을 제시한다.

곧 지하철 차량 안은 서로 죽이려는 사람들로 마치 아수라장처럼 변해 버린다. 이 장면이 10년간 읽어 온 소설의 시작과 같다는 것을 혼자 눈치챈 김독자는 당황하지만, 마침 한 소년이 가지고 있던 개미상자를 발견하고 기지를 발휘해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다. 잠시 뒤 첫 번째 생존 시나리오가 끝나고 남은 사람들과 지하철 밖으로 탈출하는데 도깨비는 멈추지 않고 다음 미션을 제시한다.

유일하게 소설의 결말을 아는 김독자는 과연 진짜로 멸망해 버린 세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영화 리뷰

전지적 독자 시점. 즉, 소설 속 내용이 현실이 된 세상에서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주인공 (김)독자가 이야기의 결말을 바꿔나가는 작품이다. 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 이 영화는 동명의 인기 소설과 웹툰 원작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웹툰을 재미있게 봤던 터라 나름 기대하고 영화를 봤는데 결론적으로 실망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느꼈다.

영화에 나온 부분은 행성 유료화 이후 충무로역에 도착한 김독자(안효섭) 일행이 5급 화룡종을 상대하는 장면까지이다. 원작에서는 초반 장면이기도 한데 영화에서는 러닝타임의 한계 때문인지 압축한 곳이나 빠르게 지나가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원작을 안 본 사람들에게는 내용 이해가 잘 안 되거나 비약된 곳이 많다고 느낄 요소가 상당해 보인다.


영화에 실망한 이유 중 하나는 원작 캐릭터와 매칭이 잘 안되는 등장인물에 있다. 먼저 지하철에서 나온 도깨비 비형은 웬 뽀로로 디자인과 목소리라서 좀 당황했다. 다음으로 동호대교 위에서 유중혁(이민호)을 처음 만난 김독자는 원작에서의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고 찐따처럼 긴장하면서 존대말을 사용한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나오는 “살아서 충무로로 와~ 훗”, “유중혁 이 강아지야~!” 대사와 장면은 원작이 붕괴되는 느낌마저 들었다. (원작 : 유중혁이 자신을 해수종 입으로 떨어트릴 것을 아는 김독자는 빨리 그 손 놓고 꺼지라며 도발한다)

원작에서 이 무렵의 유중혁은 아직 동료애를 모르고 인간을 불신하는 냉혈인간 그 자체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런 유중혁을 무슨 츤데레 캐릭터로 만들어서 괴리감이 심하다고 느꼈다.


이길영(권은성)은 아역 배우 미스 캐스팅의 사례이자 연기와 표정, 발성 모두 비형에 이은 뽀로로 어게인이라 영화를 보는 내내 매우 처참한 느낌이 들었다. 영화 속 이길영은 곤충과 대화할 때 두 손을 머리 위에 올려서 스킬을 사용한다. 하지만 특수 효과의 존재감이 약해서인지, 생사를 건 전투 상황에서 웬 어린이가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리고 있는 장면은 전혀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유상아(채수빈)는 굉장히 겸손하고 지혜가 출중한 캐릭터인데 김독자에게 반존대를 한다거나 유중혁을 본 뒤 “잘 생겼어~”라고 하거나 아니면 이길영에게 곤충과 소통하지 말라며 거듭 잔소리하는 모습 역시 원작의 느낌을 벗어나 있다.

그래도 주인공 김독자와 이현성(신승호), 정희원(나나), 이지혜(지수)는 원작 캐릭터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괜찮은 편이었다. 다만, 해상제독 이지혜가 칼 대신 총으로 원거리 조준을 하고 땅부자 공필두는 웬 백발이 되어 있는 등 원작과 설정이 다른 부분이 많아 아쉬웠다.

영화에서 좋았던 점으로는 장면과 어울리는 CG 그래픽을 들 수 있는데 퀘스트 창이나 스킬 이펙트 등 나름대로 화려하고 볼만했다. 김독자 일행이 5급 화룡종과 싸우는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원작과 달리 충무로역 주변이 이공간으로 변해서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시각적으로 굉장히 구현을 잘해서 괜찮았다고 느낀다.

여기에 인물들의 연기, 액션까지 호흡이 잘 맞아서 전체적인 그림도 잘 나온 편이었다. 물론 원작 웹툰을 봤다면 생략, 변형된 곳이 많은 것을 알겠지만 하이라이트 부분은 그런대로 볼만했다.

결론적으로 원작의 많은 부분을 잘 살렸고 화려한 그래픽 등 볼거리는 제법 있는 영화였는데, 무엇보다 캐릭터 미스 매칭과 다소 약한 액션의 한계가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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