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이 일본에서 철수한 이유를 알아보자

쿠팡은 코로나 시기를 계기로 로켓 배송 성장세를 이루었고 여전히 국내에서 온라인 이커머스 강자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회원 가입 후 멤버십 비용을 결제하면 당일 주문한 상품은 연중무휴로 당일이나 다음 날 배송받을 수 있고 신선식품을 제외하면 30일 안에 묻지마 환불도 해준다. (악용하는 사람이 많아져서 검수 과정이 생긴 듯하다)

그런 쿠팡은 지난 2021년 야심차게 일본에 진출한 바 있다. 당시 도쿄 일부 지역 몇 곳을 선정했고 로켓배송 대신 배달의 민족 B마트와 비슷한 퀵커머스의 형태로 10분만에 물품을 배송한다는 설정으로 서비스를 출시하였다.

결론적으로 쿠팡은 일본 진출 약 2년만인 2023년 사업을 철수했는데 그 요인으로 먼저 한국과 다른 일본의 택배 문화를 꼽을 수 있겠다.


한국은 대략 2000년대 초 이후로 택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 아마도 이 당시 많이 등장했던 온라인 쇼핑몰이나 홈쇼핑 등의 영향인 것 같다. 이 무렵 택배는 받는 사람이 직접 수령하고 서명하는 방식이었다가 언제부터 지금처럼 현관 앞에 두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되어 버렸다.

반면 일본은 여전히 사람이 직접 물건을 받고 사인하는 방식이 주류인 나라이다. 택배함이 별도로 있는 고급 아파트라면 비대면으로 물품을 보관하지만, 보관함이 없는 대다수 주거지에서는 분실을 우려해 사람이 사람에게 직접 물건을 건네고 있다.

만약 집에 방문했는데 받을 사람이 없다면 곧 택배 기사의 재방문을 뜻한다. 당연히 쿠팡으로서는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국내 로켓배송보다 손해보는 구조였다고 본다.

쿠팡 일본 철수의 두 번째 이유라면 이미 아마존(アマゾン)이나 라쿠텐(楽天) 같은 기존 업체와의 경쟁에 있을 것이다. 안 그래도 일본은 고령자가 많고 여전히 카드보다는 현금을 많이 사용하는 아날로그 국가이다. 고령자라면 온라인 쇼핑은 방법이 복잡하거나 신용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오프라인 쇼핑을 선호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반면 젊은층이라면 온라인 쇼핑에는 익숙하겠지만, 과연 이들 중 기존에 주문하던 업체 대신 한국에서 온 듣도 보도 못한 쿠팡(くぱん)이라는 업체로 쉽게 전환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와 같다.

요약하자면 쿠팡은 한국의 2000년대 초와 비슷한 일본의 아날로그 택배 문화로 인한 재배송 비용 손실과, 신규 이용자 모집 및 타 업체와의 경쟁이 어려워져 일본 사업을 접을 것으로 보인다. 아무리 자국에서 1등하는 브랜드라도 외국 진출을 했을 때 현지 문화 요소와 다양한 변수가 따른다는 교훈이 남는 것 같다.



한편 25년 1월, 쿠팡은 ‘로켓나우(ロケットナウ)’라는 이름의 음식 배달 앱 서비스로 다시 일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 쿠팡이츠의 경험을 살려서 다시 일본시장 공략에 나선 것 같은데 안정적인 현지화 성공 여부는 좀 더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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