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여름에 수박 깨기를 하는 이유

일본에서는 사람들이 여름철 야외 활동을 할 때 スイカ割り(스이카와리, suikawari)라고 부르는 ‘수박 깨기’ 놀이를 즐길 때가 있다. 안대로 눈을 가린 사람이 막대기나 야구 배트를 가지고 바닥에 놓인 수박을 깨는 놀이인데,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 게임에 가끔 등장하는 장면이기도 해서 익숙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사람들이 여름에 수박 깨기를 하는 이유와 수박 깨기를 하는 규칙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알아두면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나중에 일본 사람과 문화 교류를 할 때도 도움 될 것이다.


수박 깨기를 하는 이유

해변에서 수박 깨기

수박은 아프리카가 원산지인 과일로 16세기 말 무렵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혹은 몇 세기 전이라는 이야기도 있는 것 같은데 정확하지 않다. 이후 수박은 과일로서 일본 전국에 퍼졌는데 수박 깨기가 대중적인 놀이가 된 것은 일본의 근대인 쇼와 시대(1926~1989년)로 넘어오면서부터이다.

여름철이 되면 해변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재미있게 즐기는 놀이가 되었는데, 수박 깨기를 하는 이유는 더위를 잊으면서 같이 게임 하는 사람들과도 친목을 도모할 수 있는 데 있다. 그냥 물놀이만 해도 재미있겠지만, 수박 깨기를 하면 분위기를 절정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수박 깨기의 기원에 관해서는 크게 두 가지 의견이 유력한 것 같다.

첫 번째는 에도시대의 발도술 겨누기
에도시대에는 사무라이 전용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본도를 가진 사람들이 서로 베기 기술을 겨눴는데 이 과정에서 수박 같은 과일, 야채를 잘랐다는 설로 나중에 수박 깨기로 발전했다는 의견이다.

두 번째는 아프리카의 수박 풍작 기원
아프리카에서는 수박 농사의 풍작 기원을 위해 수박을 조각으로 나누거나 깼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후 일본에 수박이 들어올 당시 이런 풍습도 같이 들어왔고 나중에 수박을 깨면 ‘풍작을 기원한다’, ‘액운을 쫓고 복을 가져온다’라는 의미로 발전했다는 의견이다.

아쉽지만 둘 다 명확한 기록은 없는 듯한데, 다만 오늘날 일본에서는 여름을 즐기는 방법의 하나로써 수박 깨기를 하고 있다는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수박 깨기를 하는 방법

수박 깨기는 겉으로 보면 ‘눈을 가리고 수박을 찾아서 막대기를 내리쳐서 깬다’의 개념으로 실로 단순한 놀이이지만, 그래도 규칙은 존재한다. 게임 진행을 위해 몇 가지 알아둬야 할 준비물과 규칙은 아래와 같다.

1. 준비물 : 수박, 눈가리개, 막대기(야구 배트도 ok)
2. 장소 : 넓은 장소 – 해변, 공원 등이 좋지만, 여건만 되면 실내에서도 가능
3. 인원 : 최소한 2명 이상
4. 게임 방법 :
– 바닥에 수박을 놓고 수박을 깰 사람은 약 5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눈을 가리고 막대기를 든다.
– 만약 그대로 게임을 시작하면 너무 쉽게 끝날 수 있으므로, 제자리에서 몇 바퀴 빙글빙글 돌게 해서 방향 감각을 잃게 한다.
– 빙글빙글 돌기가 끝나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목소리나 박수로 수박 위치를 알려준다.
– 눈 가린 사람이 수박을 찾아서 깨면 성공이다.

깨진 수박은 다 같이 나눠 먹는다. 그런데 수박을 맨바닥이나 모래사장에 바로 놓으면 나중에 수박이 깨졌을 때 모래가 묻어서 먹기 어려워진다. 이때 미리 넓은 종이 박스 등을 준비했다가 깔아두면 좋다. 그리고 손 씻을 것을 대비한 물티슈나 수박 껍질을 버릴 비닐 등을 같이 준비해도 좋을 것 같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