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사과 표현 すみません과 ごめんなさい의 차이

일본어로 상대에게 사과하고 싶을 때 すみません과 ごめんなさい 두 가지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둘 다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죄송합니다’, ‘Sorry’에 해당하는 표현이지만, 주변 상황이나 상대와의 관계에 따라 그 의미나 사용법은 매우 다양해진다.

이번 글에서는 두 사과 표현 각각의 의미와 사용 방법, 뉘앙스 차이 그리고 주의할 점 등을 소개하려고 한다.


일본어 사과 표현 すみません과 ごめんなさい의 차이
Sorry


1. すみません의 사용법

일본어의 ‘스미마셍’은 ‘済む(스무, すむ)’라는 동사의 부정형인 ‘済まない’에 정중함을 나타내는 접미사 ません이 붙어 완성된 표현이다. 済む는 원래 ‘끝나지 않는다’의 동사이지만, 사과 표현에서는 ‘気持ちが済まない (키모치가 스마나이)’의 뜻이 담겨 있다. 즉, 일본에서는 상대에게 미안하거나 고마운 감정을 느껴서 마음(기분)에 뭔가 걸리는 감정 상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과의 의미를 표현한다.

그리고 すみません은 미안한 상황이 아닐 때도 사용하는데 아래와 같은 예시가 있다.

– 사과 표현 : 가벼운 실수나 잘못을 했거나 상대를 불편하게 했을 때 사용한다. 아니면 상대에게 뭔가 부탁해서 미안하다고 느낄 때 사용할 수 있다.
– 양해 표현 : 밖에서 모르는 일본인에게 길을 물어볼 때 영어의 ‘Excuse me’와도 같은 의미로 사용하는 느낌이다. 사과라고 하기 보다는 상대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할 때나 질문할 때 등 양해 표현 느낌이다.
– 호칭 표현 : 주로 가게 등에서 점원을 부를 때 ‘저기요’ 느낌으로 사용한다. (あの、すみません!)
– 감사 표현 : 일본 문화를 잘 모른다면 놀라는 부분일 텐데 일본에서는 상대에게 고마울 때 済みません 표현을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感謝します’와 같은 분명한 감사 표현도 있지만, 상대로부터 무언가 도움이나 친절을 받았을 때 고마움과 미안함을 동시에 느끼는 경우 주로 사용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해외 여행을 다녀 온 회사 동료가 자신에게 선물을 가져왔다면 “あっ、すみません” (앗, 고마워요(미안해요))라고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2. すみません과 すいません의 차이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すみません과 비슷한 すいません이라는 표현도 자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일본 사람들도 일상에서 둘 다 자주 사용하는데 두 표현의 의미 자체만 놓고 보면 별 차이는 없다.

すみません을 すいません이라고 발음하는 것은 구어체 회화에서 더 말하기 쉽게 발음이 변한 이유가 크다. 비슷한 예로 일본에서 가게 점원이 손님에게 하는 いらっしゃいませー(이럇샤이마세-)를 줄여서 いらっしゃせー(이랏샤세-)라고 발음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은 원리로 볼 수 있다.

すいません과 いらっしゃせ와 같은 표현은 가볍고 캐주얼한 느낌은 있지만, 사실 올바른 표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회화나 이메일, SNS 등에서 정식 표현이 필요할 때는 すみません을 사용해야 한다.


3. ごめんなさい의 사용법

일본어의 또 다른 사과 표현인 ごめんなさい(고멘나사이)도 すみません처럼 상대에게 미안함을 느낄 때 사용하면 된다.

ごめんなさい는 문법적으로 일본어에서 뒤의 단어에 붙어 높임/존경/미화의 뜻을 나타내는 ‘御(お/ご : 오/고)’ 접두사에 ‘용서하다’는 뜻의 ‘免(めん : 멘)’과 존경의 뜻을 나타내는 ‘なさい(나사이)’가 붙어 만들어진 표현이다. (なさい는 ください(쿠다사이 : ~주세요)와 비슷함)

여기서 접두사 御는 다른 말로 미화어(美化語)어라고도 부르는데 뒤에 오는 단어를 부드럽게 만들어서 화자와 청자의 품격을 높이는 등의 효과가 있다. 다만 너무 많이 사용하는 것은 어색하니 일상에서 자주 쓰는 단어 위주로 적당히 사용하면 무난하다.

御는 뒤에 어떤 단어가 오느냐에 따라 ‘오’ 또는 ‘고’라고 읽는데 규칙/불규칙이 다소 복잡할 수 있어서 일본어를 공부할 때 단어 그대로 외워두는 것이 좋다.
* お로 읽을 때 : お茶(ちゃ) : 마시는 차, お金(かね) : 돈, お花(はな) : 꽃, お話(はな)し : 이야기, お願(ねが)い : 부탁
* ご로 읽을 때 : ご家族(かぞく) : 가족, ご馳走(ちそう) : (마음을 담은) 맛있는 음식이나 대접 – ごちそうさまでした(잘 먹었습니다), ご飯(はん) : 밥/식사, ご意見(いけん) : 의견

즉, ごめんなさい는 문자 그대로 상대에게 잘못이나 실수했을 때 ‘용서해주세요’라는 의미로 쓰인다고 보면 된다. ‘미안하다’ 외의 뜻으로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다 보니, 모르는 사람에게 길을 물을 때처럼 ‘Excuse me’를 말하고 싶다면 ごめんなさい가 아닌 すみません을 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4. すみません과 ごめんなさい 뉘앙스 차이

상대에게 사과를 하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때 すみません과 ごめんなさい 둘 다 사용해도 되지만, 뉘앙스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선 すみません은 ごめんなさい보다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사용할 수 있다.

–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의 발을 밟았을 때
– 길에서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지나갈 때
– 그 외 일상에서 사과 표현이 필요할 때

그런데 가족이나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는 사이에서는 ごめんなさい를 많이 사용한다. 다른 말로 하면 자신과 친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ごめんなさい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 말 속에 ‘ご免(めん : 용서하다)’의 뜻이 있는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용서해주세요)

추가로 자신이 반말하는 상대가 있다면 두 사과 표현의 반말체를 사용하면 된다.

– ごめんなさい : ‘なさい’를 뺀 반말형 ごめん으로 표현
– すみません : 반말형인 すまない로 말하거나 줄임형인 すまん 또는 すまない 대신 悪(わる)い、悪かった로 표현


5. 비즈니스에서 주의할 점

すみません과 ごめんなさい 모두 사과의 뜻이 있지만, 직장에서 잘못 사용하면 곤란해질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바로 윗사람이나 상사에게는 두 표현 대신 申し訳ございません(모우시와케 고자이마셍)을 사용하는 것이 예의이다.

직장 규모나 상사와의 관계에 따라 가벼운 실수를 하고 すみません을 사용할 때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일본어에서 ‘失礼(しつれい)しました (실례했습니다)’나 ‘申(もう)し訳(わけ)ございません (변명하지 않겠습니다)’을 사용하는 것이 옳고 비즈니스 이메일을 작성할 때도 비슷하다.

앞서 すみません에는 사과 표현 말고도 양해, 감사 등의 표현이 있는 것을 알아봤는데 일본 비즈니스 상황에서도 すみません 대신 다른 표현을 사용한다.

– 감사의 의미 :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를 사용하면 무난한데 앞에 진심을 담은 ‘誠(まこと)に’를 붙이기도 한다.
– 양해의 의미 : 상대에게 무언가 물어보거나 부탁하는 상황에서는 恐縮(きょうしゅく)나 恐(おそ)れ入(い)りますが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면 된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두려워서 몸이 움츠러든다’는 뜻인데 일본어에서 자신을 낮춰서 상대를 높이는 ‘겸양어(謙譲語)’에 해당한다.

두 표현의 뉘앙스 차이는 거의 차이가 없는데 ‘恐縮’는 좀 더 공식적이고 딱딱한 느낌이라 이메일과 문서에 주로 사용하는 반면, ‘恐れ入りますが’는 회화에서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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