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人事, Greeting)는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서로 예의와 존중, 배려를 나타하기 위해 하는 말로 사회 생활에서 무척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세계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인데 일본어 인사 표현 방식과 문화를 익혀 두면 나중에 일본인과 관계 맺을 때 도움 될 것이다.

1. 일본어 인사의 유래
일본어로 ‘인사’라는 단어는 한자로 ‘挨拶(あいさつ)’라고 표기하는데 오래 전 일본에 전해진 불교에 그 유래가 있다. 挨(밀치다 애)와 拶(짓누르다 찰) 개별 한자는 각각 ‘밀고 누르다’의 의미로 불교에서 자주 행해지던 一挨一拶(いちあいいっさつ)를 칭하는 말이었다고 한다.
一挨一拶는 당시 불교의 선종(禪宗)에서 스승이 제자의 깨달음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문답을 주고 받았던 것을 뜻한다. 다른 말로 ‘선문답을 주고 받다’라고 할 수 있고 훗날 상대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하는 쪽으로 발전한 듯하다.
불교와 관련된 또 다른 인사 표현으로 ‘합장’이 있는데, 지금도 식사를 시작할 때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いただきます。(이타다키마스)’라고 말하는 일본 사람이 많다. 일본에 가본 적이 없더라도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에 식사 장면에서 자주 관찰할 수 있는 표현이기도 하다. ‘頂きます。’는 말 그대로 ‘받겠습니다’라는 일본어 표현으로 식사를 시작하기 전에 음식의 재료인 자연과,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겸손하게 음식을 받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일본인들도 매번 이런 뜻을 생각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어릴 때 가정에서 배워서 성인이 돼서도 무의식적으로 합장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식사 전에 합장하지 않는 일본인도 많이 봤다) 일본인에게 합장의 뜻을 알려주면 ‘외국인이 그런 걸 어떻게 아는 거야?’라고 재미있는 반응을 보이지 않을까? (笑)
2. 아침 인사
– 일본어 : おはようございます (ohayo gozaimasu)
– 한국어 : 안녕하세요
– 영어 : Good morning
아침, 점심, 저녁 모두 같은 인사말을 하는 한국과 다르게 일본에서는 시간에 따라 다른 인사말을 사용한다. 아침 인사인 おはようございます는 おはよう 뒤에 존중을 나타내는 ございます가 붙은 표현이며 일본 전통 공연인 가부키(歌舞伎) 공연에 유래가 있다고 한다.
가부키는 공연 준비에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아침 일찍 준비했는데, 후배 배우가 선배의 노고를 생각해서 ‘빨리 도착하셨군요, 빨리 출근하셨군요'(お早いお着きでございます)라고 건네던 말이 변해서 지금의 아침 인사로 되었다. 참고로 반말은 ございます를 빼고 おはよう라고 하면 된다.
* 영어의 Good morning은 일본식 발음으로 하면 グッドモーニング (굿도모-닝그)로 발음한다. 일본 드라마에서 회사 동료에게 이렇게 인사하는 캐릭터도 본 적 있는데.. 현실에서 자주 사용하지는 않는 듯..
* 사용하는 시간 : 아침 해가 뜬 이후부터 약 오전 9~10시 정도까지
3. 점심 인사
– 일본어 : こんにちは (konnichiwa)
– 한국어 : 안녕하세요
– 영어 : Good afternoon
일본어 こんにちは는 ‘今日は何曜日ですか。(오늘은 무슨요일인가요?)’ 처럼 ‘오늘은’의 뜻을 담고 있는 표현이다. 그래서 오래 전에는 ‘오늘은 날씨가 어떤가요?’, ‘오늘은 기분이 어떠세요?’와 같이 사용했지만, 점점 こんにちは의 뒷 부분이 생략되어서 오늘날과 같은 인사 표현이 되었다.
* 사용하는 시간 : 일반적으로 아침 10시 정도부터 해가 지는 오후 5시 정도인 것 같은데 18시부터 사용하는 일본 내 지역도 있다는 것 같다.
4. 저녁 인사
– 일본어 : こんばんは (konbanwa)
– 한국어 : 안녕하세요
– 영어 : Good evening
こんばんは도 ‘今晩は’처럼 ‘오늘 밤은’이라는 뜻으로, 뒤에 오는 말이 생략된 형태가 지금처럼 변화한 표현으로 보면 된다. ‘오늘 밤은 바람이 부는군요’, ‘오늘 밤은 일찍 주무세요’와 같은 인사 표현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
한편 こんばんは의 は를 わ로 바꾼 こんばんわ의 형태도 있는데 こんばんは보다 좀 더 격식 없는 표현으로 이해하면 된다. 두 가지 발음 차이는 없어서 서면으로 작성할 때 차이가 있으며 공식적인 느낌이 필요할 때는 こんばんは를 사용한다.
* 사용하는 시간 : こんにちは로 인사하는 늦은 해가 떨어지는 오후 5시 정도 이후부터 사용하면 된다.
5. 잠자리 인사
– 일본어 : おやすみなさい (oyasuminasai)
– 한국어 : 안녕히 주무세요, 잘 자
– 영어 : Good night
일본에서 잠자리에 드는 상대에게 인사할 때 おやすみなさい라고 인사한다. (반말은 おやすみ) 이 표현은 ‘休(やす)む(야스무 : 쉬다, 휴식하다, 자다)’에 ‘なさい(나사이 : ~하세요)’가 붙은 말로 직역하면 ‘쉬세요, 주무세요’의 의미가 된다.
일본에서 오래 전 여관 같은 숙박 시설에 손님이 묵었을 때, 주인이 손님에게 일찍 쉬라는 말로 사용했는데 나중에 지금처럼 おやすみなさい의 형태가 되었다. 인사말 뒤에 ‘좋은 꿈을 꾸세요’라는 뜻으로 ‘おやすみなさい、いい夢見てください。’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만약 반말 형태라면 ‘おやすみ! いい夢を(좋은 꿈을)’나 ‘おやすみ!いい夢見て(ね)’처럼 사용하는데 일본어로 ‘꿈을 꾸다’는 ‘꿈을 보다’ 뜻의 夢(を)見る라고 말한다.
* 전에 봤던 일본 드라마에서 주인공 2명이 저녁에 퇴근하고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는 장면이 나온 적 있다. 이때 먼저 내리는 사람이 상대에게 “おやすみなさい”라고 인사해서 굉장히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늦은 시간 헤어질 때 ‘Bye-Bye’의 개념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6. 헤어질 때 인사
– 일본어 : さようなら (sayonara)
– 한국어 : 안녕히 가세요/계세요, 안녕, 잘 가
– 영어 : Good bye
일본어로 헤어질 때 사용하는 인사로 가장 많이 알려진 인사말은 さようなら(사요나라)일 것이다. 그런데 정작 일본인들끼리 일상에서 さようなら를 사용하는 일은 거의 없는데, さようなら에는 ‘영원히 안녕’이라는 다소 슬픈 어감이 있는 것이 이유이다.
자주 보는 친한 친구나 가까운 동료에게 ‘영원히 안녕-!’이라고 말하는 것이 어색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만약 일본인이 상대에게 さようなら라고 인사하면 ‘당신을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다, 이대로 영원히 작별이다’의 뜻이라고 볼 수 있겠다. (비슷한 표현으로 おさらば(오사라바)가 있다)
– またね (matane) : 또 봐
– また明日(あした) (mata ashita) : 내일 또 봐
– また会(あい)ましょう (mata aimashou) : 또 만나요
– じゃ (jaa)、じゃね (jaane) : 그럼 (또 봐)
– ばいばい (baibai) : 바이바이
– お先(さき)に失礼(しつれい)します :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대신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작별 인사는 위의 표현을 참고하면 좋은데 ます형이 없는 인사는 모두 격식 없는 반말 표현으로 보면 된다.
7. 오래간만에 봤을 때
– 일본어 : お久しぶりです (ohisashiburidesu)
– 한국어 : 오래간만이에요
– 영어 : Long time no see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던 상대와 오래간만에 전화, 메신저로 연락하거나 만났을 때 일본어로 ‘お久(ひさ)しぶりです라고 말한다. 미화어 お가 뒤의 久し(오래됨, 오래간만)를 꾸며주고 마지막에 ‘~입니다’인 です를 붙여 말 그대로 ‘오래간만입니다(이에요)’라는 뜻으로 사용한다.
반말 표현은 です를 빼고 ‘お久(ひさ)しぶり’나 ‘久(ひさ)しぶり~’라고 인사한다. 그리고 전에 일본 드라마였나 예능이었나 ‘お久(ひさ)しぶり~ぶり~(오히사시 부리~부리~)라는 인사하는 모습을 봤는데 일본어 학습자에게 추천할 만한 유행어는 아닌 것 같다.
참고로 お久しぶりです와 비슷한 표현으로 ご無沙汰(ぶさた)して(い)ます, ご無沙汰です (고부사타)라는 겸양 어휘도 알아두면 좋다. お久しぶりです보다 좀 더 자신을 낮춰서 예의를 차린다고 할까. (います 대신 おります를 쓰면 더 겸손하고 예의 갖춘 느낌을 줄 수 있음) 그래서 비즈니스 상황에 잘 어울리는데 조금 느슨한 분위기의 직장이거나(그래도 분위기는 파악해야 한다) 일상 상황에서는 お久しぶりです를 사용하면 무난하다.
8. 식사할 때 인사
– 일본어 :
頂きます (itadakimasu : 식사 전)
ご馳走(ちそう)さまでした (gochisousamadeshita : 식사 후)
– 한국어 :
잘 먹겠습니다 (식사 전)
잘 먹었습니다 (식사 후)
– 영어 :
Let’s eat (식사 전)
Thank you, I enjoyed the meal (식사 후)
일본에서 식사 전에 ‘받겠습니다’라는 뜻으로 두 손을 합장하고 頂きます라고 인사할 때가 많다. 이는 식사를 준비한 사람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식사 후에는 ご馳走ちそうさまでした(훌륭한 요리였습니다)라고 인사한다. 혹은 상황에 따라 (식사를 준비해주셔서) ‘ありがとうございました、美味(おい)しかったです。’ (감사합니다, 맛있었어요)라고 인사할 수도 있겠다.
식사 후 인사인 ご馳走さまでした는 でした를 빼고 줄여서 ご馳走さま라도고 사용하는 점 참고하자. 또한 가정에 식사 초대를 했을 때 손님이 잘 먹었다고 인사하면 집주인이 お粗末(そまつ)さまでした라고 화답하는 인사도 같이 알아두면 좋다.
粗末(そまつ)는 원래 변변치 않다, 하찮다 등의 뜻이 있다. 손님이 자신이 준비한 식사에 대해 ご馳走(훌륭한 식사)라고 칭찬했을 때 집주인은 ‘에이, 아니에요~, 별로 준비도 못 했는데요’라는 뉘앙스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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