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고백 리뷰 – 김동식 소설집 4

자몽러

01/27/2026

양심 고백 리뷰 – 김동식 소설집 4

기업이 각자의 양심 고백을 하게 된 사회, 말을 더듬지만 우연한 계기로 성우를 꿈꾸는 소년, 인간 판매를 요구하는 외계인, 살인 청부업자들의 은밀했던 내막, 어느 날 인간의 삶이 10점 만점으로 평가받게 된 사회, 갑자기 손등에 생겨난 레버를 돌려 젊음을 조절하게 된 사람들 등 다소 어둡지만, 재미있는 상상으로 만든 26편의 초단편 이야기


저자 – 김동식
발행 – 요다(2018)
페이지 – 296p

<세 여배우의 몰락>
두석규 감독의 차기 영화 주연 자리를 놓고 각자 데뷔 시기나 경쟁력이 다른 임여우, 홍혜화, 장진주는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그것은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형식적인 오디션이 아니라 무려 국민을 상대로 몰락하는 연기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

영화의 주인공이 몰락하는 캐릭터인 만큼, 현실 속 세 여배우도 각자의 방식으로 몰락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 감독의 제안이었다. 배우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매스컴에 뉴스를 터트리기 시작하는데, 뉴스가 새로 등장할 때마다 충격의 강도는 점점 높아진다.

<가진 자들의 공중전화 부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기묘한 네모 모양의 케이스가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 모양은 마치 공중전화 부스와 같았기 때문에 사람들도 그렇게 불렀다. 문제는 이 부스가 도대체 무엇을 위한 용도였는지 밝혀낸 사람이 없다는 점이었다.

지상에는 총 1,000여 개의 부스가 내려왔는데 어느 날 누군가 부스 안에 음식을 저장하면 상하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한다. 이에 사람들은 직접 부스 안으로 들어갔고, 놀랍게도 그 안에서는 늙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할 수 있었다. 곧 사람들은 공중전화 부스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였고, 결국 전 세계 부유층의 손에 들어오는데..


소설 리뷰

이번 소설집은 작가의 다른 작품처럼 기발하고 재미있는 상상력으로 만든 초단편 이야기가 많다. 소설집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라면 인간 사회의 어두움, 배신, 복수 등의 마이너스한 감정이 많다. 예로 <서울숲 게임>에서는 교수의 딸을 두고 비인간적인 방식의 복수 방법이 등장한다.

또한 <재능을 교환해 주는 가게>에서는 희망 고문 후 이용당하는 주인공이 등장하거나, <시험 성적을 한 번에 올리는 비법>에서는 친구를 배신하는 학생 이야기도 나온다. 인상적인 개별 이야기가 많았고 읽다 보면 어두운 인간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내용이 많았다고 할까.

개인적으로 <영혼 인간>은 인간의 집단 이기심을 정말 잘 보여주는 이야기였다고 느낀다. 외계인의 정체 모를 선물을 두고 인간은 크게 영혼이 있고 없는 인간으로 나뉘는데, 소수였던 전자의 인류는 다수였던 후자에게 철저하게 이용당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남은 인류는 저마다 배신을 이어간다.

이번 소설집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자신이 속한 인간 세상에 실망하는 기분도 들지만, 반대로 이건 소설일 뿐 사회 구성원 개개인의 선한 생각과 행동에 따라 변화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도 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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