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리뷰 – 김동식 소설집 8

자몽러

02/20/2026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리뷰 – 김동식 소설집 8

행성 충돌을 앞둔 지구에서의 로맨스, 랜덤 소원 성취를 두고 다투는 사람들, 망해가는 기업에서 만든 음료의 제조법, 더 나은 삶을 위한 4년 전으로의 반복 타임 워프, 인간의 머리에 숫자를 표기한 악마의 장난과 그보다 사악한 인간의 선택 등 감동적이거나 파격적인 초단편 이야기 모음집


발행 – 요다(2020)
페이지 – 392p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
일주일 뒤면 예정대로 혜성이 지구와 충돌한다. 종말을 앞두고 인류가 자포자기하는 가운데, TV에는 자칭 초능력자들이 하나둘 나와 능력을 시연한다. 하지만 거대한 혜성의 충돌 앞에 이들이 보이는 초능력은 시시하기 짝이 없다.

경찰 김남우는 거리에 나와 평소처럼 순찰하다가 발목을 접질린 홍혜화를 발견한다. 기억이 월등한 초능력이 있다고 밝힌 그녀는 김남우에게 혜성 충돌 저지에 도움 줄 ‘그분’에게 자신을 데려가 달라고 부탁한다.

그분, 양 선생은 다름 아닌 초능력자를 알아보는 능력의 소유자였다. 양 선생 집에 도착한 둘은 집주인이 나타날 때까지 함께 지내며 사랑에 빠지지만, 지구 종말까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간은 터무니없이 짧기만 했다.

하지만 혜성 충돌을 하루 앞두고 집에 나타난 양 선생은 이 둘에게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해주는데. 결국 양 선생의 말에 따라 김남우는 행동에 나서기로 한다.

<돈을 매입하는 기계>
어느 날 용철은 20년 지기 친구 민우에게 가진 돈을 긁어모아 자신을 따라오라고 한다. 어딘가 수상했던 용철을 따라 버스를 타고 터널을 지나자 처음 보는 슬롯머신 비슷한 기계가 그들을 반겼다.

‘기계에 돈을 넣으면 돈에 얽혀 있는 사연과 가치를 측정해서 매입합니다’

민우는 용철의 조언대로 현금을 모두 넣었고 곧 수십 배로 불어난 금액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의심은 없었다는 듯, 두 사람은 매일 몇 번이나 기계를 찾아 와 돈을 불려 나갔다. 하지만 용철이 도박을 한다는 사실을 안 민우는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저지르고 곧 기계의 정체가 드러나는데.


소설 리뷰

공포물과 SF 작품이 많은 작가의 소설집에서 ‘일주일 만에 사랑할 순 없다’는 로맨스 장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물론 혜성 충돌과 초능력이라는 SF 요소가 있지만, 이야기의 중심은 양 선생을 만난 김남우와 홍혜화의 점점 완성되어 가는 러브 스토리에 있다. 분량 자체도 다른 초단편보다 제법 길고 괜찮은 이야기 전개에 특히 결말이 감동적이었다.

다른 로맨스 관련 작품으로 <프로포즈하기 전>이 있는데 청년과 그녀의 사이를 저울질하는 노인의 역할이 돋보였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 간첩을 운운하는 모습은 허황되지만, 이야기 안에서는 설득력이 있고 결과적으로 청년과 그녀는 해피엔딩을 맞는다. 그리고 이후 등장하는 내용도 재미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주부 홍혜화가 삶에 무기력해진 남편을 매력 있게 바꾸려는 <젊은 애인 효과>는 ‘남편 코디’의 존재가 신선했다. 다만, 소설집 전체적으로는 로맨스가 아닌 공포나 SF 요소의 작품이 많았다는 점에서 장르 통일성 면이 조금은 아쉬웠다.

예를 들면 폭력 증폭기를 착용하고 싫어하는 대상을 살짝 터치하면 대단한 폭력 이미지를 보여주는 ‘폭력의 자유’, 스트리밍 방송 중 원한을 갚는 ‘가장 나쁜 짓 경매’, 외계 선진 문명이 지구를 바꿔주는 ‘행성 인테리어’는 로맨스와는 관련이 없다.

물론 개별 이야기로의 재미나 매력은 있지만, 주제가 연결되는 작품을 같이 엮었더라면 소설집의 완성도가 더 살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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