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흔한 청년인 이세일이 수상한 사무실에 신입사원으로 취업해서 겪는 놀라운 이야기. 하루 8시간 봐야 하는 벽시계는 무슨 역할인지, 오후 3시가 되었을 때 손잡이는 원칙대로 당겨야 하는지, 사무실의 잠긴 철문 지하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등 모든 것은 의문투성이와도 같다.

발행 – 황금가지(2023)
페이지 – 344p
20대 대졸 청년 이세일은 취업 활동을 통해 어머니의 병원 입원비와 학자금 대출이라는 상황을 극복하고자 한다. 하지만 지원한 회사마다 매번 탈락하던 그때, 우연히 일간지에 실린 구인 공고를 보고 결국 면접 길에 오른다.
‘성별과 학력, 자격 무관에 3교대 근무, 정년 보장, 업계 최고 대우’
안내받은 사무실 위치는 경기도 과천의 허허벌판이었고, 택시에서 내린 세일은 두꺼운 철문을 열어 자신을 반기는 세 노인을 만난다. 어이없게도 바로 면접 합격을 통보한 노인들은 사무실에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신체검사를 언급한다.
세일은 사무실과 노인들이 수상했지만,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에 지정된 병원으로 향한다. 담당 교수는 멀쩡한 검사를 이어가더니 ‘원숭이들의 법칙이 먼저 온 자의 권능 앞에 작용한다고 생각하나?’와 같은 알 수 없는 질문을 늘어놓았고, 세일은 혼란스러워 한다.
고민 끝에 사무실로 정식 출근한 세일은 8시간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는 일을 시작했다. 계속 시계를 보다가 특정 시간이 되면 손잡이를 당기는 것이 사실상 이곳 일의 전부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하루 8시간 시계를 보는 한 달 근무를 채우면 일반 기업의 연봉보다도 높은 월급을 받을 수 있는 점이다.
세일은 이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적응하면서 교대 근무를 이어갔는데, 문득 지하실을 관리하는 김 씨와 접촉하게 된다. 동시에 노인들도 김 씨와 연관된 50년 전 과거에 대해 풀어놓았고 그렇게 세일은 조금씩 사무실의 심연에 발을 들여놓는다.
소설 리뷰
작품은 20대 사회 초년생 이세일이 국가 비밀 시설인 사무실에 취업해 근무해 가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국정원조차 함부로 다루지 못하는 사무실의 직원들은 1년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어떤 존재’를 차단해서 현실 세상의 안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의 보수가 월등히 높은 것도 다 그런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작품 초반부터 주인공 이세일의 관점을 기준으로, 굉장히 현실적으로 진행된다. 수상한 사무실에서 받은 급여에 놀라는 일이나, 근무 중 세 노인을 대하는 모습은 주변에 보이는 평범한 20대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그런 현실적 캐릭터에 공감되는 상황에서 점점 사무실 지하실과 찬탈자, 꿈꾸는 자의 존재가 장막을 드러내는 전개에 흥미진진한 긴장감을 느꼈다. 현실과 환상을 적절히 조합한, 정말 괜찮은 소재와 설정이라고 할까.
다만, 작품에는 아쉬운 점이 두 가지 있는데 먼저 일부 설정의 불분명한 점이 그러하다. 처음 세일을 차에 태운 택시 기사는 사무실 근처에 오는 순간 코피를 쏟아야 했다. 이건 왜 아무도 사무실에 접근할 수 없는지에 관한 설명이 될 텐데, 문제는 노인들과 세일에게 어떤 면역력이 있는 건지 나오지 않는다. 그 외 출근을 시작한 세일이 꾸는 이상한 꿈의 내용과 머릿속 메시지에 관해서도 전후 관계의 명확한 설명이 부족한 듯해서 아쉬웠다.
다음으로 소설의 결말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 특히 아쉬웠다. 근무 중 김 노인은 세일에게 50년 전 사무실의 이야기를 꺼내며 손잡이를 당긴 후의 일을 경고한다. 동시에 과거의 김 씨와 현재의 이 노인이 무엇을 보고 들었는지 언급도 나오지만, 정작 실체에 관한 설명이 없어서 독서 후 의문만 커진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작품 <신입사원>은 현실과 판타지를 적절히 조합해서 결론까지 가는 긴장감 있는 전개는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동안 풀어 놓은 여러 소재에 관한 설명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점은 아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