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오래전 일인데 네이버 블로그를 처음 알고 자신의 블로그를 만들어서 글을 올리고 이웃과도 가끔 소통해 왔다. 주로 관심사나 일상 이야기 등을 올렸는데 글 쓰는 것 자체도 꽤 재미있었고 글 내용이 도움 되었다는 댓글을 보면 뿌듯한 기분도 들어서 몇 년 정도 블로깅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러다 개인 일정이 바빠지면서 단순한 취미 성격의 블로그 활동은 접었는데 몇 달 지나고 보니 무척 허전해져서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때 만든 블로그는 네이버가 아닌 티스토리였다. 왠지 익숙함을 벗어난 새로운 환경에 끌렸다고 할까.
그렇게 꾸준히 글을 작성했고 애드센스라는 광고 수익 시스템을 처음 알게 되어 신청했다가 이틀 만에 통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수익은 하루 0.01$인 날이 꽤 이어졌는데 계속 연구하고 글을 썼더니 조금이지만 수익이 오르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작지만 집에서 인터넷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니, 마치 신세계 같았다.
다음(Daum) 포털 메인 화면에도 여러 차례 글이 오르기도 했는데 ‘아! 이 정도면 티스토리 블로그는 꾸준히 할 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글도 열심히 올리고 서브 블로그를 만들어서 같이 운영하기도 했다.
발단은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22년 10월에는 판교에 있던 카카오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일이 있었다. 카카오의 대표 서비스인 카카오톡은 물론이고 다른 서비스도 줄줄이 중단되었는데 다음 포털과 티스토리도 예외는 없었다.
비록 소규모라고는 해도 정성 들여 운영하던 티스토리 블로그 자체가 며칠간 접속이 안 되는 것이었다. 이때 무척 허탈한 감정을 느꼈는데 아무리 유저들이 블로그를 잘 운영해도 운영 업체에서 서버 문제가 발생하면 유저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래서 이때 워드프레스로 이사 가는 티스토리 유저들이 꽤 있었다. 워드프레스 설치형이라면 유저가 호스팅 업체에서 유료로 임대한 서버에 직접 블로그를 설치하는 방식인데 왠지 카카오가 미덥지 못하다고 생각한 유저들이 이 방식을 선택했다.
이때 워드프레스에 조금 혹하기는 했는데 그래도 티스토리를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버 문제도 며칠 뒤에는 완전히 복구돼서 기존 블로그 운영에도 지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화재 사건을 보고 카카오에 실망한 건 맞지만, 그래도 익숙한 툴에 애드센스 수익도 가져다주는 티스토리는 충분히 매력 있는 블로그 플랫폼이었다. 그래서 이후에도 꾸준히 글을 올리고 운영을 이어갔다.
티스토리 멸망의 서막이 오르다


티스토리 기존 유저라면 23년 6월 27일을 잊을 수 없다. 바로 카카오가 서비스 품질 향상을 빌미로 유저들 블로그에서 광고 수익이 가장 좋은 본문 상단 자리에 자사의 애드센스 광고를 첨부하는 정책을 시작한 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카카오는 이 정책을 ‘자체 광고’라고 표현하고 있다.
자체 광고는 애드센스 적용을 마친 블로그를 대상으로 본문 상단과 하단 랜덤으로 적용된다. 다행히 유저의 광고는 건드리지 않았는데 상단 광고를 설정한 블로그에 카카오의 광고도 상단에 나오면 무려 광고만 두 개가 나와 버린다. 모바일의 경우 첫 화면에 광고만 가득하다고 보면 된다.
아무튼 이 정책으로 인해 유저들이 입은 피해는 아래와 같다.
1. 광고 게재 중단
사실 블로그/사이트에 콘텐츠(글) 내용 없이 연속으로 광고를 배치하는 건 구글 애드센스의 정책 위반이다. 이 때문인지 카카오의 정책 이후 애드센스 게재 자격 정지가 되었다고 호소하는 유저들이 꽤 있었다.
티스토리 고객센터에 유저들의 항의 문의가 쇄도했고 고객센터에서도 직접 구글에 문의는 했지만 ‘보안 사유로 이유는 알려줄 수 없음’ 답변을 받았다고 공지했다. 결국 광고 게재 자격 회복까지 약 1달 정도 걸렸다는 유저도 있었는데 그동안 광고 수익이 모두 끊긴 것과 같다.
2. 블로그 수익 저하
결론적으로 해당 정책으로 인해 블로그 전체 광고 수가 늘었다. 이는 방문자가 거부감을 느끼게 만들어서 페이지 이탈률이 높아지고 그만큼 블로거의 수익도 줄어든다.
또한 본문 상단에 광고 두 개가 나란히 있으면 방문자는 어떤 것이 카카오 광고인지 알 길이 없다. 방문자가 블로그에 계속 체류한다고 해도 카카오의 광고를 누르면 이 수익은 100% 카카오에 귀속된다. 그래서 블로거의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실제로 30~70% 정도 떨어졌다는 후기 글도 많다.
기억에 저 공지가 처음 나온 게 당해 1월인가였는데 원래 티스토리 운영진은 어떤 공지를 하면 공지 페이지에 해당 글 알림을 나오게 한다. 하지만 자체 광고 관련 공지는 정책 시행 며칠 전에 알림이 떠서 유저들도 상당히 늦게 인지할 수밖에 없었다.
운영진의 이런 기습적인 공지와 정책 시행에는 매우 황당하다는 의견이 주류였다. 위 첨부 링크 공지 글에 들어가면 유저들의 신랄한 비판 댓글을 볼 수 있는데 당시 분개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았는지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티스토리가 무료 서비스인 만큼, 서버비 충당 목적으로 유저마다 매달 얼마씩 내라고 하면 이건 쉽게 납득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블로그 가독성을 해치고 더구나 블로거 기존 수익의 약 50% 이상 가져가는 이런 정책은 납득하는 사람이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다.
유저와 어떠한 소통도 없이 일방적으로 어이없는 정책을 진행하는 카카오 티스토리에 질렸다는 반응이 많았고 마침 떠오른 것이 워드프레스와 구글블로그(블로그스팟)였다. 티스토리와 마찬가지로 구글 애드센스를 적용할 수 있어서 유저들이 계속 블로그를 운영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만큼 티스토리 이탈도 많았다.
그리고 현재, 당시 거대한 티스토리 탈출 물결 속에서 이 워드프레스 블로그가 탄생하게 되었다. 물론 워드프레스 초기에는 완전 무료인 티스토리와 비교하면 도메인/서버 임대와 테마 및 플러그인 구입 등 초기 비용 장벽이 있다.
또한 스스로 세팅하고 운영하는 것이 복잡해서 어려움이 적지 않은데 정말 무수한 삽질을 반복했다. (한 번에 만든 블로그가 아님) 그래도 이제 어느 정도 운영에는 익숙해졌고 앞으로 워드프레스 카테고리에는 신규로 진입하는 분들에게 유용한 내용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