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로 ご飯(はん) Gohan과 飯(めし) Meshi는 둘 다 밥, 끼니, 식사를 나타내는 단어이다. 어느 쪽을 사용해도 같은 뜻으로 통하지만, 뉘앙스의 차이를 알고 구분하면 자연스러운 일본어 구사에도 도움될 것이다.
ごはん
먼저 ごはん은 飯 한자에 높임이나 미화의 의미를 나타내는 ご를 붙여 높임말로 만든 형태로 옛 일본에서 주로 궁중이나 상유층, 공식 자리 등에서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만큼 예의 있고 정중한 의미로 사용했다고 보면 된다.
아래 설명하겠지만, めし가 주로 성인 남성이 쓰는 친근하고 투박한 느낌이라면 ごはん은 부드러운 이미지가 있어서 일반적으로 여성이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또한 전후 일본의 표준어 교육과 방송 매체 확산 등의 영향으로 인해 ごはん은 밥, 식사를 표현하는 가장 무난하고 예의 있는 표준어로 정착했다고 봐도 된다.
めし
めし는 윗사람이 밥을 먹는 행위를 높여 부르는 召(め)し上(あ)がる Meshiagaru의 명사형인 めし가 굳어져 밥, 식사의 의미가 된 것으로 보인다. 처음에는 ごはん과 같이 널리 사용되었다가 중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점점 무사 계층이나 서민 남성들이 주로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이후 근대 시대인 메이지와 쇼와 초기를 거치면서 점차 군대나 공사 현장, 선박 등 남성 작업자들이 있는 곳에서 사용하는 말로 이미지가 굳어진 것 같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めし는 성인 남성들이 상대에게 다소 거칠거나 친근한 느낌으로 말하는 단어로 보면 무난하다.
단, 남성이 예의를 갖춰야 하거나 공적인 자리에서 대화할 때는 めし 대신 ごはん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생각해 보니 원피스에서 루피가 밥을 앞에 두고 めし라고는 말해도 ごはん이라고 부르는 것을 들은 기억은 없는 것 같다. 물론 만화 연출인 것도 있겠지만, 그만큼 친근한 상대한테나 편한 자리에서는 ごはん 대신 めし가 어울린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한편 여성이라도 분위기에 따라 ごはん 대신 めし를 말하거나 SNS에서는 일상보다 자유롭게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釜めし (Kamameshi, 솥밥)나 焼き飯(Yakimeshi, 볶음밥)처럼 메뉴 이름에 めし가 들어간 요리 이름은 성별 상관없이 그대로 부르면 된다. めし가 들어간 몇몇 요리는 아예 고정 명사처럼 부르는데 이를테면 釜めし를 釜ごはん이라고 바꿔 부르지는 않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