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한국의 청국장과 비슷한 발효음식인 낫토 (納豆なっと)가 있다. 낫토는 대두를 발효해서 만든 음식으로 전통적으로는 씻어서 불린 콩을 삶은 후 소독한 볏짚에 섞어 용기에 넣고 발효와 보관을 거쳐 완성한다. 이 과정에서 인체에 좋은 효소가 생겨나는데 특유의 발효 향이 강하고 콩 표면에 끈적끈적한 점막과 실이 생겨난다.
그리고 이렇게 완성된 낫토는 된장국이나 비빔밥, 샐러드 등에 넣기도 하는 것 같은데 보통 흰 쌀밥 위에 얹어서 겨자나 간장 소스를 같이 뿌려 먹는 경우가 많다.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낫토 끈적임이 대단해서 젓가락으로 밥과 같이 떴을 때 여러 차례 휘저어야 실을 끊어낼 수 있다.
낫토의 간략한 역사

일본 낫토의 기원은 분명하지 않지만 크게 두 가지 설이 있는 것 같다.
첫째. 우연히 발견했음
고대 일본 사람들은 삶은 콩을 흔히 볏짚에 보관했는데 이 과정에서 우연히 낫토가 만들어진 것을 발견하였다는 설이다. 일본 벼농사의 기원은 신석기 몬시대(縄文時代 : 기원전 10,000년 이상~기원전 300년)부터라고 전해지는데, 이 시기 아니면 다음 청동기 야요이시대(弥生時代 : 기원전 300년~서기 300년)에 발견한 것으로 보인다.
둘째. 중국에서 건너 옴
일본 나라시대(奈良時代 : 710~794년)에 중국 당나라에서 콩을 발효한 ‘시(䜻)’라는 음식이 일본에 전해진 후 점차 변형되어 낫토가 되었다는 설이다.
위 두 가지 가설 중 어느 쪽이 맞든 일본 공식 문헌에 ‘낫토’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 794~1185년)로 알려져 있다. 당시 사찰 스님들의 주 단백질 공급 음식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대중에게 보급된 것은 한참 시간이 흐른 에도시대(江戸時代 : 1603~1868년)에 들어서다.
에도시대에는 낫토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낫토우리(納豆売り)라는 행상인이 등장하였다. 이들은 멜대 양 끝에 바구니 같은 것을 연결해서 낫토를 담아 아침마다 거리와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낫토~! 낫토~!’라고 외치며 낫토를 판매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체로 가격이 저렴하고 쌀밥 위에 올려 간편하게 먹을 수 있었던 것이 당시 인기 비결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볏짚 대신 근대 시설로 만든 다양한 종류의 낫토가 판매되면서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일본인이 낫토를 먹는 이유
일본인이 낫토를 먹는 가장 큰 이유라면 어릴 때부터 먹어서 습관이 되었거나 밥이랑 간편하게 먹기 좋아서, 건강에 좋아서 또는 낫토 자체를 좋아해서.. 등이 있겠다. 아무래도 건강을 생각하는 중장년층에서 먹는 사람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낫토는 기본적으로 콩을 발효해서 만든 음식인 만큼, 단백질과 식이섬유,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편이다. 특히 발효 과정에서 나오는 나토키나아제(Nattokinase)라는 효소가 혈관 건강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혈관 안에서 피가 굳는 혈전을 만드는 단백질인 피브린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건강에 유익한 낫토도 특유의 강한 향과 끈적거리는 식감은 사람에 따라 불호이기도 하다. 궁금해서 일본 웹사이트를 조금 검색해 봤더니 ‘일본인이지만 낫토를 매우 싫어한다’거나 ‘어릴 때 낫토를 먹지 않고 자라서 앞으로도 먹을 생각은 없다’ 등의 게시 글을 찾을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굳이 인터넷을 찾지 않아도 일본인이라고 해서 모두 낫토를 좋아하지는 않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 한다. 마치 한국에도 청국장이 건강에 좋은 건 알지만 향이 강해서 싫어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 낫토는 조금 끈적이기는 해도 맛과 식감이 좋아서 가끔 구매해서 밥과 먹는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은 구매해 봐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