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슬로보트,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 뉴욕 탄광의 비극, 캥거루 통신, 오후의 마지막 잔디, 땅속 그녀의 작은 개,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 7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하루키의 단편 소설 모집.

원제 – 中國行きのスロウボ-ト(1983)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번역 – 양윤옥
발행 – 문학동네 (2014)
페이지 – 252p
<중국행 슬로보트>
일본에 사는 일본인 주인공 ‘나’는 어느 날 자신이 맨 처음 중국인을 만난 것이 언제인지 궁금해진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먼저 학생 시절 학교에서 만난 선생님이 있고 다음은 고등학교 시절 동창이 한 명 더. 그리고 우연히 데이트하게 되었지만, ‘나’의 실수로 다시 연락하지 못하게 된 여대생이 있다.
‘나’에게 이 중국인 세 명은 평범하지 않은 인연이었는데, ‘나’는 이들의 존재를 한 명씩 떠올리며 중국인 인연에 관해 생각을 이어간다.
<가난한 아주머니 이야기>
주인공 ‘나’는 문득 가난한 친척 아주머니에 관한 소설을 쓰고 싶어진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가난한 친척 아주머니는 자신의 주변에 없었는데. 그러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난한 아주머니는 이미 등 뒤에 붙어 있다는 것은 ‘나’는 인지한다.
이 아주머니가 언제 어떻게 왜 등에 붙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디를 가든 떨어지지 않았고 ‘나’는 이 가난한 아주머니의 존재로 인해 인터뷰 제안을 받게 된다.
소설 리뷰
소설집의 7편 이야기는 작가가 1980년부터 1982년 사이에 발표했다가 일부 작품은 수정해서 다시 출간했다고 한다. 각 이야기는 연속성 없는 단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고 주인공 인물의 과거 생각이나 사건 등을 중심으로 전개가 이어진다.
이 중 일부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듯한 작품도 있었는데, 예로 소설집 제목이기도 한 <중국행 슬로보트>의 주인공 ‘나’는 어째서 갑자기 지금까지 만난 중국인을 생각하게 되었는지 분명하지 않다. 다만, 이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세 명의 중국인에 관한 각 이야기는 내용 그 자체로도 제법 괜찮다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는 <오후의 마지막 잔디>이다. 과거 대학생 시절 회상을 하는 주인공 ‘나’는 당시 잔디 깎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충 기계만 돌리고 더 많은 일거리를 추구하던 다른 아르바이트생과 달리, ‘나’는 기계와 가위를 사용해서 꼼꼼하게 잔디를 깎았다. 그리고 결국 입소문이 나서 실력도 인정받게 된다.
아르바이트했던 이유는 여자 친구와 여행을 가기 위한 돈을 모으는 데 있었다. 하지만 헤어지자는 연락을 받은 뒤, 더 이상 돈을 모을 이유가 없어졌던 ‘나’는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기로 한다. 그렇게 ‘나’는 의뢰 받은 마지막 집에 가서 잔디를 깎기 시작한다. 이야기 자체는 대학생이 잔디 깎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평범한 내용이지만, 왠지 그 시절의 무언가를 떠올리게 되는 느낌이랄까.
그 밖에도 <땅속 그녀의 작은 개>나 <시드니의 그린 스트리트>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처음 읽는 하루키의 단편 소설집은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