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술을 마실 때 그냥 술만 마시면 무척 허전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일본 사람도 그 마음은 같은지 이자카야에서 술 마실 때면 적당한 안주(摘まみ, 츠마미)를 시켜 같이 먹고 마시고는 한다.
일본 사람들이 술 마실 때 자주 찾는 안주는 야키토리(焼き鳥 : 구운 닭고기), 가라아게(唐揚げ, 닭튀김), 일본식 만두(餃子 : 교자), 사시미(刺身, 생선회), 타코와사(たこわさ, 와사비로 맛을 낸 문어), 스낵류(スナック, 감자칩류)가 있고 이 외에도 무척 다양하다.
에다마메(枝豆)는 이름 그대로 가지 콩을 뜻하는데 보통 완전히 자라기 전에 수확하는 어린 풋콩으로 보면 된다. 처음 이 콩을 재배한 것은 고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일대라고 한다. 이후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일본에 전해졌고 사람들이 계속 소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에다마메를 재배하고 소비했던 정확한 시점은 확실하지 않은 듯한데, 그나마 일본 에도 시대(1603-1867) 때 전해진 어느 문헌에 따르면 여름철 에다마메를 판매했던 기록이 있다고 한다.

시간이 흐른 지금, 에다마메는 이자카야 단골 메뉴 중 하나로 ‘맥주에는 당연히 에다마메’라고 하는 사람도 적지 않을 정도로 일본에서 술안주로 상당히 인기가 높다. 에다마메의 인기 비결은 바로 맛과 영양 그리고 식감에 있는 것 같다. 소금을 넣은 물에 잘 삶아서 완성하는 에다마메는 소금기를 헹구지 않고 그대로 테이블에 올린다. 이후 껍질을 열어 한두 알씩 꺼내서 먹는 콩은 콩 본연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짭짤한 소금맛과 아삭거리는 식감도 더해져 술안주로는 매우 훌륭하다.
또한 에다마메에는 단백질과 식이섬유,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도 들어 있어 건강의 이점도 챙길 수 있다. 이들 영양소는 체내 필수 영양소를 공급해주고 신진대사 작용도 돕는다. 특히 비타민 B1과 C는 숙취 해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반면 영양소가 많아도 한 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부작용이 나타나기 쉬워서 주의하는 것이 좋다. 우선 단백질과 식이섬유 성분으로 인해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거나 콩 자체의 알레르기가 나타날 수 있다. 하루 권장량은 약 200g 정도인 만큼, 아무리 맛있어도 가벼운 술안주로 적당히 먹는 것이 제일 좋다고 할 수 있겠다.
에다마메를 직접 요리해서 먹는다면 먼저 이자카야에서처럼 소금물에 적당히 삶고 건져서 맥주와 먹는 방법이 가장 손쉬울 것이다. 아니면 콩만 따로 껍질에서 빼서 모은 다음 볶아서 요리를 완성할 수도 있다. 이때 소금만 넣는 것도 좋겠지만, 그 외에 마늘이나 간장, 후추 또는 버터와 같은 다른 재료로 조합해보는 것도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술안주든 요리든 에다마메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요리 방법에 따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데다 맛과 식감이 소박하고 너무 튀지도 않아서 다른 음식이나 술과 같이 먹을 때도 조화를 해치지 않는다. 어쩌면 이것이 일본 사람이 에다마메를 좋아하는 심리적인 이유와도 연관 있지 않을까. (뇌피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