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十二支)는 고대 중국에서 기원한 간지(干支) 중 앞의 십간(十干)을 제외한 뒤의 12글자를 말한다. 육십갑자(六十甲子)로도 알려진 간지는 천간(天干) 10개와 지지(地支) 12개의 글자로 이루어져 있고 갑자~계해를 조합해서 사용한다.
십이지는 십이지신(十二支神)이라고도 부르는데 바로 땅을 지키는 동물 수호신의 뜻이 있다. 처음 12지 개념은 시간과 달력을 세기 위해 도입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즉 목성이 우주를 순회하는 데 걸리는 12년의 시간을 12로 나눠 1년의 단위를 정할 때 사용했다고 한다.
12지에 동물을 사용한 건 당시 중국에서 12지의 개념을 서민에게 쉽게 보급하기 위함이라는 의견이 유력해 보인다. (인도 문화권에 영향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일본의 12지신 동물
중국에서 기원한 간지와 12지는 일본으로도 전파되어 고대 일본의 문화와 철학에도 영향을 주었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새해가 되면 일본의 토속신이나 위인 등을 모신 신사(神社)에서는 그 해 동물 모형을 장식하거나, 그해 운을 보는 제비를 뽑기도 한다. (おみくじ)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12지 개념이 동아시아 여러 나라로 퍼진 이후 나라와 지역마다 현지 문화와 자연환경 등에 맞는 동물이 사용되는 점이다. 예로 베트남에는 초목 대신 수목이 많아 토끼가 많지 않고 대신 일상에서 흔히 보는 고양이가 12지신 동물로 자리 잡았다. (또한 양 대신 염소를 사용한다)
일본에서는 돼지(亥)를 멧돼지(いのしし)로 사용하고 있다. 다른 나라보다 육식과 돼지 사육이 늦었던 일본에서 자주 보는 돼지는 멧돼지여서 그렇게 12지 동물에 정착한 것으로 보인다.
이름 | 훈독 訓読 | 12지 이름 | 음독 音読 |
쥐 鼠 | ね 네 ne | 자 子 | し 시 shi |
소 牛 | うし 우시 ushi | 축 丑 | ちゅう 츄 chū |
호랑이 虎 | とら 토라 tora | 인 寅 | いん 인 in |
토끼 兎 | う 우 u | 묘 卯 | ぼう 보우 bō |
용 竜 | たつ 타츠 tatsu | 진 辰 | しん 신 shin |
뱀 蛇 | み 미 mi | 사 巳 | し 시 shi |
말 馬 | うま 우마 uma | 오 午 | ご 고 go |
양 羊 | ひつじ 히츠지 hitsuji | 미 未 | び 비 bi |
원숭이 猿 | さる 사루 saru | 신 申 | しん 신 shin |
닭 鶏 | とり 토리 tori | 유 酉 | ゆう 유우 yū |
개 犬 | いぬ 이누 inu | 술 戌 | じゅつ 쥬츠 jūtsu |
돼지 猪 | い 이 i | 해 亥 | がい 가이 gai |
12지신 동물 상징
대부분 일본 사람은 자신이 태어난 해의 동물을 알고 있다. 그래서 십이지신을 주제로 한 공예품이나 예술 작품 등에도 쉽게 공감하는 사람이 많다. 일상에서는 십이지신과 관련된 장식이나 부적, 선물 등을 자주 교환하기도 한다.
한편 어느 정도 미신의 요소가 있겠지만, 12지신 동물은 사람들에게 고유의 성격 특징을 알려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토끼띠 사람은 성격이 온화하고 신중하거나 용띠 사람은 강한 활동력과 야망이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그러하다.
아래는 일본에서 (혹은 일반적으로) 12지신 동물이 상징하는 뜻을 정리했는데 재미로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쥐 (子)
일반적으로 쥐는 지능, 지략, 적응력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그래서 12지신 신화에서 신이 열두 동물 순서를 정하는 달리기를 시켰을 때, 영리하게 소의 머리 위에 몰래 타고 있다가 1등으로 결승선을 통과한 것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영리함 외에 다양한 환경에서 번성하는 쥐의 적응력은 부와 풍요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 같다.
쥐띠생은 신중하고 예민한 성격이 있지만, 행동이 부지런하고 민첩해서 재물을 잘 모으는 특성이 있다.
소 (牛)
소는 지치지 않는 근면성과 인내, 강인한 힘 등을 나타내는 동물이다. 일본에서는 최소한 100년은 넘은 오래된 가게나 한 가지 일을 평생 한 장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성실함과 인내를 상징하는 소는 좋은 이미지가 있는 동물이고 꾸준한 발전의 교훈을 나타내기도 한다.
현실에서도 소띠생은 정직한 성격에 근면하고 인내가 강한 편이다. 목표가 생기면 꾸준히 노력해서 결국 달성하는데 남에게 지는 것은 싫어하는 특징이 있다.
호랑이 (虎)
일본 민속에서 호랑이의 존재는 악령을 쫓아 내는 두려움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용기와 자신감의 상징으로 존경받아왔다. 현실에서 호랑이는 용기와 경쟁을 상징하는데 호랑이띠생은 모험심과 도전 의욕이 강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다른 사람들을 이끌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고 명예욕도 있어서 목표를 강하게 추구하지만, 용맹함과 용기가 지나치면 만용이 되기도 한다.
토끼 (兎)
토끼는 일본에서 장수와 행운을 상징해서 혹시 토끼가 나오는 꿈을 꾸면 좋은 징조로 해석하기도 한다. 온순한 토끼의 성격처럼 토끼띠생은 다른 사람과의 분쟁을 좋아하지 않고 평화를 사랑하는 성향이 있다.
간혹 이런 성격으로 인해서 연약한 이미지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는 강한 내면과 다양한 재주를 가진 사람이 많다.
용 (竜)
신화에서 자주 나오는 용은 주로 힘과 권위, 생명력, 신성함 등을 상징한다. 쉽게 범접하지 못하는 존재인 만큼 심오한 존재이고 사람들의 경외심도 불러일으킨다. 용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생명력과 힘이 넘치고 큰 야망과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단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무모해지는 경향이 있어서 평소 다른 사람 의견에 경청하는 자세도 필요한 것 같다.
뱀 (蛇)
지혜와 수수께끼, 신중함과 우아한 매력을 가진 뱀은 때로 교활함의 상징으로 비치기도 한다. 이건 뱀이 예리하게 주변을 관찰하거나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한다.
현실에서 뱀띠생은 우아하고 용의주도한 성격을 드러내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일을 계획하는데 탁월하고 무슨 일을 겪든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력도 강한 편이다.
말 (馬)
말은 자유와 에너지, 독립을 상징하는데 어쩐지 광활한 초원에서 자유롭게 달리는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 같다. 그런 말의 자유분방함을 타고난 것인지 말띠생은 활발하고 개방적이면서 유쾌한 모습을 보인다. 목표가 생기면 끊임없이 추구하는 성향인데 때로 자기중심적이거나 참을성이 부족할 때가 있다.
양 (羊)
초식동물인 양은 성격이 매우 온순하고 무리 지어 사는 동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런 특징은 다툼과 갈등보다는 주변과의 조화와 평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양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생각이 깊고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가 많다.
하지만 의외로 고집이 세거나 진취적인 면도 가지고 있어서 항상 온화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는다. 또한 목표를 정하면 끝까지 가는 추진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원숭이 (猿)
일본에서 ‘현자’를 상징한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로 원숭이는 영리함을 상징한다. 똑똑한 것뿐만 아니라 재치 있고 장난기도 많은데 현실에서 원숭이생은 긍정적인 성격에 사교성, 사회성이 좋은 사람이 많다. 그래서 어떤 조직에서 사람들과 있을 때 능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한편 한국에서 원숭이띠를 ‘잔나비띠’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약 조선시대 중기 이후부터 문헌에 원숭이의 존재가 등장했다고 한다. 이는 재빠르다는 뜻의 ‘잰’과 원숭이의 순우리말 ‘납’을 합쳐져 ‘잰납이’라고 부른 것이 시초이고 점점 잔나비로 불리다가 조선시대 후기 이후 지금의 원숭이가 되었다고 한다.
닭 (鶏)
닭은 꾸벅꾸벅 조는 모습과 머리 나쁜 모습을 말할 때 사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실제로 닭은 매우 영리한 동물이다. 이런 영리함이 있는 닭띠 생은 똑똑한 머리에 꼼꼼함도 갖추고 있어서 계획을 잘 세우고 체계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특성이 있다.
오래전부터 많은 농업 사회 문화권에서 수탉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존재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꼭두새벽에 울어서 어둠이 물러나는 수탁은 빛과 행운을 상징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개 (犬)
개는 충성심과 성실함, 정직함 등을 상징하는데 이런 특징으로 인해 인류의 오랜 반려동물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개띠 생 역시 정직, 솔직한 성격에 정의감을 가진 사람이 많아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책임감을 느끼고 앞에 나서는 용기를 보이기도 한다.
반면 때로 고집이 세거나 참을성이 적고,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대우를 받으면 해결을 위해 상대에게 집요해지는 특징이 있다.
돼지 (猪)
돼지는 번영과 용기, 강인함을 상징한다. (다른 나라보다 육식과 돼지 축산이 늦은 일본에서 12지신의 돼지는 사육하는 돼지가 아닌 강한 야생의 멧돼지이다) 돼지띠 해에 태어난 사람은 정직하고 강인한 성품의 사람이 많다.
또한 인정과 이해심이 많은 편이어서 타인에게 관대하고 낙천적인 면도 있다. 단 거절이 어려운 우유부단한 성격은 보완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