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계절 리뷰 – 차무진. 귀주대첩 미스터리

여우의 계절 리뷰 – 차무진. 귀주대첩 미스터리

1019년 대원수 강감찬과 부원수 강민첨이 이끄는 고려군이 요나라 소배압이 이끄는 거란군을 귀주 벌판에서 크게 격파한 귀주대첩을 배경으로 만든 소설. 추운 고려 땅에서는 마지막 고려거란 전쟁까지의 20일간 미스터리한 일이 연거푸 일어나는데.


저자 – 차무진
발행 – 요다 (2024)
페이지 – 580p

신력을 부리는 죽화와 사람을 죽이는 병에 걸린 매화는 거란군의 타초곡(거란 일반 병사가 데리고 다니는 마을 약탈이 주 목적인 하인)을 죽이고 그의 패물 주머니를 챙겨 여우난골 마을 뒤쪽 천마산 무위사로 도망친다. 고려와 거란의 전쟁 속에서 죽화는 그저 동생인 매화와 살아남아 안락한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소박한 목표가 있었을 뿐인데.

타초곡의 죽음을 확인한 거란대 대장 짧은 수염은 숨은 고려인들을 찾기 위해 부대를 이끌고 무위사로 향한다. 마을을 빠져나온 죽화와 매화는 무위사에서 만난 다른 고려인들과 몸을 피했지만, 짧은 수염 거란대에게 발견되고 만다.

난리통에서 살아 남은 죽화는 패물 주머니를 담보로 잡은 짧은 수염과 모종의 거래를 하고 고려군이 있는 귀주성으로 향하는데. 그렇게 의식을 잃은 매화와 고려 여인의 갓난아기를 데리고 먼 길을 걷던 중 산중턱에서 불을 피우고 있는 노인과 그를 보필하는 중년의 사냥꾼 남자를 만나게 된다.

죽화는 기묘한 원숭이탈을 쓰고 있는 노인을 보고 기겁하지만, 각치라는 이름의 중년은 그가 신분을 숨겨야 하는 고려의 고위 관료라는 설명을 더한다. 죽화는 짧은 수염과의 거래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이들을 따라 귀주성으로 이동한다.

그런데 귀주성에 도착한 이들 앞에는 성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다. 신력을 부리는 죽화와 세상 물정에 밝은 각치는 원숭이탈을 도와 사건을 파헤치다가 예상 못한 내막을 발견하게 된다. 사건은 다가올 전쟁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점점 드러나고 더욱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과연 죽화는 짧은 수염이 내건 임무를 마치고 동생 매화와 귀주성을 빠져나갈 수 있을까. 그리고 고려군과 거란군의 전쟁 양상을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여우의 계절 리뷰

작품은 고려 귀주대첩이라는 역사를 주요 배경으로 가져온 만큼 시작부터 끝까지 그 시대의 분위기와 인물들의 말투, 표현이 잘 드러나 있다. 책을 처음 펼쳤을 때 ‘역사를 소재로 만든 소설은 지루할 지 모른다’는 일방적인 생각도 들었는데 첫 장에서 죽화와 매화, 타초곡이 나오는 장면부터 긴장감이 흘러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더구나 소설은 마지막 장까지 이런 긴장감에 더해 반전 요소도 여러 번 나와서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반전 요소라면 책 속에 나오는 새로운 인물이나 사건에 관한 내용이다. 처음 설명이 나올 때마다 그렇게 인지하고 계속해서 다음 페이지를 넘겼는데 갑자기 해당 인물과 사건에 관한 새로운 내용이 나오면서 분위기나 내용 전개가 크게 달라진다고 할까.

평소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음 장에 나올 내용을 추리하면서 읽어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요소라고 생각한다. 등장하는 사건도 그렇지만, 캐릭터별 설정이나 각자의 이야기와 사정 등 굉장히 치밀하고 정교하게 짜인 느낌이다. 한 가지 미리 말하자면 마지막 장에 이를 때 엄청난 반전이 나오는데 직접 읽어 보면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여우의 계절>은 객관적인 역사 배경에 판타지와 추리, 미스터리, 오컬트 요소를 잘 조합해 놓은 재미있는 소설이라 추천할 만하다고 느꼈다. 580쪽의 페이지 분량이 다소 많기는 한데 불필요한 장면 없이 전체 내용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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