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9월 중추절과 선물 교환

15. 9월 중추절과 선물 교환

9월 중순이 되어 한국은 추석을 앞두고 있었다. 마침, 중국은 중추절(中秋节)이라 학교 수업도 없어서 며칠 연휴를 보내게 되었다. 연휴 기간 특별한 계획은 없었는데, 친해진 한국 유학생들과 한국식 추석 명절을 맞이했다.

연휴 첫날 오전에 룸메이트와 기숙사 공용 주방으로 가보니 벌써 명절 음식 만들기에 한창이었다. 유학생 중 큰 누님 한 분이 전문인 요리에 나섰고 다른 학생들은 재료를 다듬거나 다 된 음식을 방으로 나르는 등 보조를 맡았다.

음식은 상다리가 휘어질 만큼 많이 준비되었다. 자리에는 반이 달라서 마주친 적이 별로 없는 학생들도 많았는데, 분위기는 곧 화기애애해졌다.

특별히 이날은 다른 반 중국 선생님도 초대받고 같이 자리를 했다. 음식을 먹으면서 한국과 중국의 명절이나 중국 생활 같은 이야기를 하는 등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지금도 느끼지만, 이날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무척 감사했다.


대련공업대 어학연수 후기. 중추절과 학교 행사. 중추절 월병
중국의 월병

한편, 중국의 중추절(中秋节)은 고대 중국에서 장수를 빌며 달의 신을 숭배하던 풍습에서 유래한 명절이다. 한국의 추석과 시기는 비슷하지만, 달맞이나 등불놀이를 하면서 월병(月饼)을 먹는 모습에는 차이가 있다.

월병은 일종의 중국식 케이크로 폭신한 빵 안에 팥, 견과류, 설탕 등을 넣고 모양을 잡아 완성한다. 과거 당나라 현종의 후궁인 양귀비가 이름 지었다는 설이 있고 달처럼 둥근 모양은 가족의 모임을 상징한다고도 한다.

같은 월병도 중국 지역에 따라 팥, 밤 같은 견과류 대신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과일처럼 넣는 재료나 만드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월병은 대련에서 중추절에 처음 먹어봤는데, 평소에도 파는 곳이 많았고 빵과 앙금 맛이 괜찮아서 가끔 생각날 때 사먹기도 했다.


선물 교환

중추절 연휴가 지나고 학교에서 작은 행사가 열렸다. 내용은 유학생과 선생님이 각자 비싸지 않은 선물을 하나 준비하고 교실에 모여서 1:1 랜덤 매칭된 상대와 교환하는 방식이었다. 매칭 상대나 선물 종류를 미리 알 수 없어서 흥미진진했다고 할까.

처음에는 썩은 두부(臭豆腐)를 떠올렸다. 학교 근처 슈퍼에 가면 늘 유리병에 담긴 두부가 있었는데, 결국 사지는 않았다. 만약 샀으면 이날 혼자만 매칭 상대가 없어서 썩은 두부가 자신에게 돌아올 뻔했는데 안 그래서 다행이다. 이날 룸메이트는 웬 다트판을 선물 받아와서 장롱 한쪽에 걸어 놓고 연수 내내 가끔 던지기도 했다.

선물 행사 바로 다음에는 대련 풍경 사진 공모전도 열렸고, 수상자에게는 소소한 상금도 있었다. 사진을 낼 때는 몰랐지만 나중에 보니, 대련에도 멋있고 예쁜 풍경이 많아서 연수 중에 사진 찍는 재미를 들였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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