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련공업대 어학연수 후기 6. 누안치와 겨울 연수 준비

10월이 되었고 대련에도 가을이 찾아왔나 싶더니 11월이 되자 벌써 바람도 불기 시작하고 사람들 옷차림도 조금씩 두꺼워졌다. 날씨가 변한 만큼 이제 밖에 나갈 때는 물론이고 기숙사 안에서 지낼 때도 전보다 따뜻하게 지낼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또한 아직은 가을이었지만, 곧 다가올 겨울도 준비해야 했는데 겨울철 중국 어학연수나 유학을 준비하려는 사람은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참고로 중국은 나라 면적이 커서 같은 계절이라도 지역에 따라 온도가 크게 차이 나기도 한다. 예로 중국 남부 지역은 북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날씨가 따뜻한데 홍콩 인근이라면 평균 겨울 기온은 통상 15~20°C 사이를 보이는 것 같다. 반면, 같은 기간 북쪽의 하얼빈은 -5~-10°C를 밑돌고 가장 추운 1월에는 영하 -20~-30°C까지도 내려간다.

* 대련 날씨는 먼저 7, 8월 한여름에는 약 30°C 정도까지 오르지만, 9월 이후부터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해서 12월 전까지 약 20~5°C 정도를 유지한다. 가장 추운 12~2월 무렵에는 대략 5~-5°C 정도를 보이며 다시 3월이 오면 조금씩 기온이 올라 연중 날씨는 쾌적한 편이다.


중국의 난방 시스템 누안치

대련공업대 어학연수 후기 6. 누안치와 겨울 연수 준비. 중국의 누안치
중국 실내에 흔한 누안치

중국의 대표적인 겨울 난방 시스템이라면 역시 누안치(暖气片)를 빠트릴 수 없다. 누안치는 일종의 중국식 라디에이터로 보면 되는데, 내부에 연결된 관으로 증기를 보내 물을 가열하고 이를 통해 주변 공기를 뜨겁게 만들어 실내 온도를 높이는 대류(對流) 방식을 사용한다. 주로 중국에서도 날씨가 추운 북쪽 지역 가정이나 건물 실내 등에 보편화되어 있다.

누안치 작동에 필요한 증기는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보통 그해 11월 15일부터 이듬해 3월 15일까지, 총 4개월간 발전소 파이프를 통해 각 가정에 전달된다. (供暖期间) 하지만 같은 북쪽 지역이라도 지역과 도시에 따라 겨울철 온도가 다르므로 일정은 적절하게 조정된다는 것 같다.

만약 해당 기간 중국 북쪽 지역에 와서 공부한다면 기숙사와 교실에서 뜨겁게 데워진 누안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대략적인 사용 안내부터 시설 관리는 전적으로 학교에서 해주겠지만, 그래도 실제 사용하는 데 있어 꼭 알아두어야 하는 점을 몇 가지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 누안치 근처나 위에 물건 올리지 않기 : 누안치 작동 중에는 열이 순환해서 난방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근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누안치가 뜨겁다 보니 기숙사에서 젖은 빨래를 말리려고 얹을 수 있겠는데 난방 효과가 줄어들 수 있으니 삼가는 것이 좋다. (혹은 담요를 덮는 것도 좋지 않다)

– 누안치에 충격 금지 : 추운 겨울, 따뜻한 누안치 위에 걸터앉거나 다리를 올리는 것은 자칫하면 기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좋지 않다.

– 실내 환기는 적당히 : 너무 자주 창문을 열어 실내 환기를 하면 뜨거운 공기가 밖으로 나가 실내 온도가 낮아지므로 낮에 온도가 높을 때 적당히 환기하는 게 좋다.

– 시설 관련 문의는 학교에 : 가령 누수가 있거나 누안치를 켜도 실내가 충분히 따뜻해지지 않는 등 시설 관련 궁금증이 있다면 직접 손보는 대신 반드시 학교나 기숙사 직원에게 문의하자.


겨울 어학연수 준비

학교에서 미리 공지한 대로 11월 중순 정도가 되니 교실과 기숙사 방에 있던 누안치에서 온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떤 때는 공기가 뜨겁다가도 또 어떤 때는 따뜻할 때도 있어서 난방이 균일하지 못하다고 느낄 때도 있었다. 뭐, 그래도 전체 실내 공기가 따뜻해진 건 누안치 덕분이기는 하다.

실내 공기는 누안치의 온기를 통해 따뜻하게 데운다고는 해도 사실 한국식 보일러 같은 바닥 난방 시스템은 따로 없는 건 조금 아쉬웠다. 기숙사 바닥은 장판이 아니라 대리석 같은 소재가 깔려 있었는데 자칫 맨발로 디디면 얼음장 같다고 느끼기도 했다. 그래서 무언가 다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었다.


대련공업대 어학연수 후기 6. 누안치와 겨울 연수 준비. 퍼즐 매트
퍼즐 매트

차가운 바닥에 대한 대책으로 퍼즐 매트가 가장 대중적이지 않나 싶은 정도로 중국에서 두 학기를 지내는 동안 방에 매트를 깔고 생활하는 유학생을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었다. 매트의 장점이라면 바닥이 폭신해지고 또 겨울철 시린 바닥을 바로 밟지 않아도 돼서 겨울 난방에도 어느 정도 도움 되는 점을 들 수 있겠다.

퍼즐매트는 중국어로 拼图垫子(Pīntú diànzi)라고 한다. 시내 생활용품점 같은 곳에 가거나 기숙사 게시판에서 이전 학기 유학생의 판매 글을 확인하면 구하기도 쉽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다. 연수 기간 중 맨바닥에서 생활하기 좀 그렇다면 매트를 준비해 보자. 당시 룸메이트와 학기 초에 상의한 결과, 번거롭다는 결론이 나와서 연수 기간 내내 퍼즐 매트는 깔지는 않았다. 대신 슬리퍼를 구해 실내에서 신고 다니면서 어느 정도 찬 바닥에 대한 대책은 세울 수 있었다.

한편 11월부터 한층 추워진 대련 날씨를 체감한 이후 바로 내복을 사 와서 입기 시작했다. 대련에 올 때 날씨 정보는 잘 모르고 왔고 내복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다행히 시내에서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다. (내복은 内衣라고 하는 데 속옷이라는 뜻도 있다. ‘속옷’이 아닌 ‘내복’을 이야기하려면 단어 앞에 ‘겨울’을 붙여 冬天内衣 또는 冬季内衣라고 하면 된다)

퍼즐 매트를 깔지 않아 기숙사 바닥은 휑하고 차가웠지만, 그래도 누안치가 가끔 제대로(?) 실내 공기를 따뜻하게 해주었고 시내에서 사 온 내복이 두껍고 질도 좋아서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다만 밖에 나갈 때는 점점 바람도 차가워졌기 때문에 목도리와 장갑을 추가로 착용했던 것 같은데 그래도 이 정도면 아직 지낼만하다고 느꼈다.

그런데 11월 중순에서 말 정도가 되니까 기온이 더 떨어져서 실내에 있든 외출하든 옷을 더 껴입어야 했다. 누안치도 나름대로 온기가 나오기는 했지만, 평소에도 그렇고 특히 밤에 잠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주변 공기가 차갑다고 느낄 때가 많았다. 평소에는 옷을 껴입으면 된다지만, 그래도 잠잘 때 이렇게 입을 수는 없었는데 감사하게도 룸메이트가 전기장판을 쓰라고 주면서 문제는 해결되었다.

한국에서 올 때 전기장판을 두 개 가져왔었나..? 이건 잘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학기가 끝날 때까지 서로 하나씩 잘 사용했다. 전기장판이 없었다면 제대로 잠을 못 잤을 거라서 룸메이트에게 다시 감사한다. 참고로 전기장판은 중국어로 电热毯(Diànrè tǎn)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에서 캐리어에 싣고 와도 되지만, 번거롭거나 캐리어 공간이 마땅하지 않으면 현지에서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마 품질은 한국산이 더 좋지 않을까)

결론적으로 중국의 누안치 이외의 겨울 난방 대책을 다시 정리해 보면 퍼즐 매트, 내복 외 기타 방한용품, 전기장판 정도를 꼽을 수 있다. 겨울철 중국 북쪽 지역에 날씨가 추운 곳이 많은데 어학연수 오기 전에 미리 해당 지역의 겨울 날씨를 알아보고 대비하면 따뜻하게 생활하는 데 도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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