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양시 가볼 만한 곳, 추천 여행지 안내

11월 중순이 지났을 때 학교에 수학여행 공지문이 올라왔다. 목적지는 랴오닝성 선양(沈阳)시로 토요일 아침 학교에서 버스로 출발한 뒤 관광지 관람과 하루 숙박을 마치고 일요일 대련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이번 여행에는 선생님들도 동반한다고 했고 원하는 학생은 일정 참가비를 내고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었다. 날씨가 추워졌음에도 모처럼 가는 여행이라 바로 신청했는데, 참가 유학생도 제법 많아서 왠지 마음이 들뜬 것 같다.

대련시에서 선양시까지 거리는 약 380km로 한국 서울시에서 부산시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왕복 이동에 시간은 좀 걸렸지만, 선생님들과 외부 초청 가이드님의 적절한 여행안내가 있었고 덕분에 선양시 주요 관광지를 잘 둘러보고 돌아올 수 있었다. (이때 선양시는 바람이 세게 불어서 밖에서 이동할 때는 덜덜 떨어야 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중국의 초기 청나라 황실 문화와 20세기 항일 역사 관련 유적 등을 둘러볼 수 있어 의미 깊다고 느꼈는데 이번 글에서 선양시의 간략한 소개와 함께 선양시에서 가볼 만한 주요 관광지 정보를 소개해 본다.

1. 선양(沈阳)시 소개

선양시는 중국 동북부(만주 지역) 랴오닝성 최대 규모의 도시로 총면적 약 12,900㎡에 900만이 넘는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동북부 최대의 문화, 경제, 무역 등의 중심지로 떠올랐으며 농업, 어업, 목축업은 물론이고 제조업과 중공업 및 각종 첨단 산업 분야가 발전했다. 또한 2,000년이 넘는 오랜 역사가 있고 한때 청나라의 수도였던 만큼, 역사적인 관광자원 역시 풍부하다고 할 수 있다.

선양의 도시 이름은 한국식 한자 음으로 읽으면 ‘심양’이 된다. 이 이름은 과거 ‘심수지양(瀋水之陽)’으로 불리기도 했는데, 선양의 위치가 주변을 흐르는 선수 강(瀋水) 남쪽에 있어 ‘남쪽의 태양’의 뜻으로 불린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후 원(元)나라를 거쳐 명(明)나라까지 심양으로 불렸으나, 1621년 만주족이 이곳을 점령하고 청나라(후금)의 수도로 삼으면서 만주어인 ‘Mukden’으로 개칭한다. 이는 중국식으로 성경(盛京)이라 불렸는데 다시 봉천부(奉天府)로 바뀌었다가 훗날 1912년, 신해혁명으로 청나라가 멸망하고 중화민국이 들어서면서 지금의 선양으로 바뀌었다.


2. 선양시 가볼 만한 곳

선양시에는 중국의 근현대 역사와 관련된 다양한 관광 명소를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17세기 무렵 이곳이 청나라의 수도였음을 상징하는 심양 고궁이 있으며, 20세기 이후 청나라가 지고 중화민국이 건립되었을 당시 유적지나 관련 박물관도 남아 있다.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여행지가 있는지, 그 외 가볼 만한 곳은 어떤 곳이 있는지 살펴보자.

각 여행지의 현지 이름과 주소는 메모장 파일로 첨부하였습니다.





2-1. 선양 고궁박물관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선양고궁 대정전
선양고궁 대정전(大政殿)

청나라 초대 황제인 누르하치가 이곳 선양을 수도로 삼고 세운 고궁으로 청나라 초기의 황궁 건축 양식과 문화를 들여다볼 수 있다. 조선 인조 14년(1636년)에는 병자호란이 일어났는데 포로로 끌려 온 소현세자가 이곳 선양고궁 근처의 ‘심양관’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당시 완성된 선양고궁은 청나라의 정궁(正宫)으로 사용되었으나 1644년, 명나라를 멸망시킨 이자성의 세력을 몰아낸 청나라는 수도를 베이징으로 옮기면서 명나라의 자금성을 정궁으로 사용하였고 이에 따라 선양고궁은 별궁 또는 행궁이 되었다.

이후 선양고궁은 1955년, ‘선양고궁박물관’으로 명칭을 바꾸어 대중에 공개되었고 200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등재된다. 고궁 내부의 동로(东路), 중로(中路), 서로(西路) 구역에 지어진 건축물만 약 100여 채에 이른다고 하며 고궁의 영어 이름은 청나라 시절 선양에 붙인 이름을 따서 Mukden Palace로 알려져 있다.


2-2. 동릉공원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동릉공원 내 청유능
동릉공원 내 청유능(清裕陵)

청나라 태조 누르하치와 그의 황후가 안치된 복릉(福陵, 푸링)이 있는 공원으로 선양시 동쪽에 조성되어 동릉공원(东陵公园)으로 부르게 되었다. 복릉은 청나라 최초의 황릉이기도 한데 누르하치의 사망 이후 건립되었고 후대 강희제와 건륭제 대에 이르러 지금 모습으로 확장되었다.

참고로 선양시에는 랴오닝성 3대 청나라 황제 묘소가 있다. 바로 용릉(永陵, 용링), 복릉(福陵, 푸링), 북릉(北陵, 베이링)이며 다른 이름으로는 성경삼릉(盛京三陵)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2-3. 북릉공원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북릉공원
선양시 북릉공원(北陵公园)

청나라 2대 황제 홍타이지(皇太极, 숭덕제)와 그의 황후의 묘소인 북릉이 있는 곳으로 다른 이름으로는 소릉(昭陵, 자오링)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 묘소만 있었지만, 1927년 공원으로 만들었고 전체 면적 약 330만㎡로 선양시 공원 중 규모로 가장 크다. 현대적인 느낌으로 만든 정원과 분수를 지나 정문을 통과하면 사원을 비롯한 전통 건축물과 호수, 조각상 등도 감상해볼 수 있다.

* 성경삼릉 중 용릉(永陵)은 랴오닝성 푸순시 신빈 민족자치현에 위치했고 왕릉에는 청나라 왕조를 세운 누르하치의 친부와 조부부터 가까운 조상이 안치되어 있다.


2-4. 장씨저택(장쉐량 옛 거주지)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장씨저택
장씨저택 소청루(小青楼) 앞에서

장씨저택(张氏帅府)은 1914년, 약 3만 제곱미터 부지에 지어졌고 영어 이름은 Marshal Zhang’s Mansion으로 알려져 있다. 1988년 처음 대중에 공개된 이후 현재는 선양시의 관광명소 중 한 곳이 되었다. (2002년 공식적으로 ‘장씨저택 박물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한다)

저택 부지 안에는 왕실 저택을 표방한 많은 건물이 지어졌는데 중국 전통 방식부터 서양식, 일본식 등 다양한 건축 양식을 도입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로마식으로 지은 화려한 외관의 대청루(大青楼)와 소청루(小青楼), 자오이디의 옛 집(赵一荻故居)부터 응접실과 우편실 같은 사무 건물이 있다.


* 근대 중국의 군벌 이야기
1912년 청나라가 망하고 중화민국이 성립되면서 위안스카이가 임시 총통 자리에 오르게 된다. 이때 중국 최초로 근대화된 군대인 북양신군을 창설하는데 1916년 위안스카이의 사망 이후 이렇다 할 지도자가 없어지자, 군의 수장들은 저마다 군벌을 만들었고 이때 안휘, 직계, 봉천 군벌이 탄생한다.

장씨저택은 바로 봉천군벌의 지도자인 장쯔오린(张作霖)과 그의 장남 장쉐량(张学良)의 사택이다. 참고로 선양 고궁에서 도보로 약 1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서 고궁 관람 이후 바로 이어서 관람하는 경로를 추천한다.

위안스카이 사망 이후 군벌들은 잠시나마 중국의 실 지배 세력이 되기도 하였으나 세력 간 마찰이 있었고 중국 재통일의 명분을 내세운 국민당의 1926~28년 북벌(北伐) 전쟁에서 패해 완전히 와해되었다. 국민당은 비록 중국을 재통일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공산당과 갈라서서 국공내전을 치러야 했고 결국 국민정부를 타이완으로 이전해야 했다.


2-5. 9.18 역사 박물관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9.18 역사 박물관 1
9.18 역사 박물관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9.18 역사 박물관 2
9.18 역사 박물관

1931년 9월 18일, 일제가 일으킨 만주사변의 역사를 기록·보존하기 위해 건립하였으며 1999년 최종 완공되어 대중에 개방되었다. 박물관 내 전시관에는 당시 일제의 아시아 지배 야욕에 따른 동북아 식민 지배의 참상과 항일 역사와 관련된 유물과 기록 등이 전시되어 있다.

* 만주사변(满洲事变)은 일본 관동군(關東軍)이 중국 만주를 식민화하기 위해 철도 폭발을 날조하여 만주 지역을 점령한 사건을 말한다. 사건은 1931년 9월 18일 중국 선양의 류탸오후(柳條湖) 지역에서 일어났는데, 이후 일제는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를 데려다 괴뢰국인 만주국을 만드는가 하면 만주 철수를 권고하는 국제연맹을 탈퇴하였고 이는 향후 15년간 지속된 중일전쟁으로 이어진다. (1937~1945)


2-6. 랴오닝성 박물관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랴오닝성 박물관
랴오닝성 박물관(辽宁省博物馆)

1931년 만주국을 세운 일제가 선양시에 국립박물관으로 지었으나 항복 이후 중국은 시설을 보수하여 1949년 7월 7일 ‘선양박물관’ 이름으로 개관한다. 신중국 최초의 박물관이 개관되는 순간이다. 그러다 1959년 지금의 ‘랴오닝성 박물관’으로 이름을 바꾸는데 최종적으로 2015년 원래 박물관은 폐쇄되고 새 박물관이(훈남신관 浑南新馆) 지금 위치에 개관했다.

약 8만㎡의 전체 면적에 20개가 넘는 전시관이 있고 중국 국내 역사, 문화, 미술과 관련된 유물이나 공예품 등을 전시하고 있다. 아주 오래전 선사시대부터 청나라까지 다양한 왕조의 유산이 있는 만큼, 중국 역사에 관심 있다면 꼭 들러보자.


2-7. 선양식물원(엑스포 정원)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선양식물원 (쿤밍 스프링가든)
쿤밍 스프링가든(春之苑)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선양식물원 유럽식 웨딩홀
유럽식 웨딩홀

1959년 처음 완공된 식물원으로 무척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테마를 갖춘 여러 정원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크게 중국 국내와 국외, 특별 전시 정원으로 구분되는데 국내 정원은 베이징부터 시안, 청두, 상하이, 홍콩, 심천, 쿤밍 등과 같은 중국 내 주요 도시 스타일이 있어서 사진만 봐도 정말 중국 여러 도시를 여행하는 느낌이 든다. (국외 정원에는 한국과 일본도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이곳에서 ‘세계 원예 박람회’가 열리기도 하였는데 이후 ‘엑스포 정원’으로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 같다. 지금도 그 명성이 이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채로운 식물과 정원이 있어서 선양 여행 중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들러봐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2-8. 관동영화도시

중국 선양시 추천 여행지 안내. 관동영화도시
선양시 관동영화도시(关东影视城)

관동영화도시는 2008년 중국 드라마 ‘관동대선생(关东大先生)’ 촬영을 위해 만든 드라마 세트장이다. 총면적 28만㎡의 부지에 20세기 초 청나라 말기와 중화민국 초기의 고풍스러운 양식을 갖춘 다수의 건물과 문화, 자연경관 등을 조성하였고 대중에도 개방되었다. 평소 드라마와 영화를 좋아하고 중국의 20세기 분위기를 느끼고자 한다면 이곳이 제격이겠다.

다만, 위치는 선양시 중심에서는 다소 거리가 있는 치판산(棋盘山) 명승지 안에 있는데 지도 앱 등을 참고하여 선양 지하철 1호선과 168, 296번 등의 버스를 이용해 보자.


2-9. 그 외 가볼 만한 곳

위에서 소개한 여행지 외에도 선양 시내에서 가볼 만한 여행지가 몇 곳 더 있어 추천하고자 한다.

– 중앙거리(中街, Middle Street) : 선양시 중심의 오랜 역사가 있는 상업 보행자 거리로 다양한 상점가와 시장을 볼 수 있다.

– 중앙거리 리우라오건 무대(中街刘老根大舞台) : 중앙거리에 있는 극장으로 다양하고 재미있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 중산공원(中山公园) : 1924년 지어진 공원으로 일제 시절 이름은 치요다 공원이었다. 1946년 쑨원을 기념하기 위해 중산공원으로 이름을 고치고 해방 후 가꾸어 지금 모습이 되었다. 공원에서 쑨원 동상을 찾을 수 있다.

– 선양 새섬(沈阳鸟岛) : 동릉공원 바로 근처에 있는 섬으로 자연 속에서 조류 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 칠성씨월드(七星海世界) : 2016년 선양시 선베이신구(沈北新区)에 만들어진 워터파크로 야외 수영장부터 다양한 놀이시설과 온천 등을 즐길 수 있다.

– 팡터어드벤처(沈阳方特欢乐世界) : 2017년 완공된 놀이공원으로 칠성씨월드와도 위치가 멀지 않다. 놀이공원의 면적은 약 50만㎡로 중국 동북부 최대 규모라고 하며 내부에는 300개 이상의 개성 있는 테마와 놀이기구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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