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뒤, 다음 연수를 위한 서류 등을 준비하면서 중국어 신 HSK 6급을 공부하고 시험에 응시했다. 이후 8월 중순에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비행기에 올라 대련에 도착했다.
사실 어학연수는 9월부터 시작이지만, 미리 가서 중국어도 공부하고 도시를 구경하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다. 담당자에게 이 부분도 확인했더니 괜찮다는 답변을 받아 3주 정도 일찍 대련으로 올 수 있었다.
공항에서 학교까지
인천공항에서 대련까지는 2시간 남짓 걸린 것 같다. 우연히 대화하게 된 옆자리 중국인 승객은 한국어를 공부한다고 해서 한국어와 중국어로 번갈아 대화했고, 그 사이 대련 저우수이쯔(周水子) 공항에도 잘 도착했다.
입국 절차를 마치고 수하물 트렁크를 찾은 뒤 공항을 나와 앞에 줄지어 있던 택시 중 한 대를 잡아탔다. 그리고 10분 정도 달렸을까. 학교 정문 앞에 도착했을 때 중국에 돌아왔다는 실감이 난 것 같다.

문제는 학교 안 구조나 유학생 사무실 위치를 전혀 몰랐다는 점이다. 8월 중순 날씨는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쏟아지는 정도라서 무작정 학교 안을 헤맬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일단 앞에 보이는 큰 건물 안으로 피신했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했다.
그런데 마침 복도 멀리 사람이 지나가는 것을 발견했다. 방학이라 휑한 학교에서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말을 걸었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마친 중국 대학생은 따라오라며 앞장섰다.
이 날씨에 처음 보는 외국인을 직접 데려다주는 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짐을 끌고 대학생을 따라 10분 정도 이동 후 한 건물 앞에 도착했다. 로비 소파에는 다른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길래 먼저 인사하고 한숨을 돌렸다.
이 중 한 명은 유학생 담당자 번호로 직접 전화를 걸어주었고, 건물 위층으로 올라오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알려주었다. 대학생들에게는 여러 번 고맙다고 인사한 뒤 엘리베이터에 탔다.
유학생 사무실과 기숙사
사무실에는 선생님 몇 분이 계셔서 반갑게 인사를 나눈 다음, 필요한 서류와 비용을 전달했다. 이후 중국 생활과 어학연수 이야기를 나누었고 선생님 한 분과 같이 건물 2층의 기숙사로 이동했다. 이때 기숙사 이용 안내와 방 출입 카드키도 받았다.
텅 빈 2인 1실 기숙사 방에서 대충 짐을 푼 뒤에는 식사를 위해 학교 밖 서문 시장으로 이동했다. 방학 기간이라 근처 주민들만 보였고 적당한 식당을 찾아 저녁도 해결했다. 이후 근처 슈퍼마켓에서 생수나 간식, 생필품 등을 사서 기숙사로 돌아왔다.
대련은 처음 오지만, 지난 학기 천진 경험이 있어서 불편한 점은 없었고 중국어도 제법 잘 통했다. 바빴던 이날 하루도 어느새 해가 저물고 있었다. 방으로 돌아온 뒤에는 벽걸이 TV를 틀어 현지 방송을 시청하면서 쉬다가 하루를 마쳤다.
참고로 당시 기숙사는 2호동의 저렴한 2인 1실이었다. 교실도 사무실과 같은 층에 있었고 한국, 일본 학생 국적이 많았는데, 넓은 방에 시설이 좋고 공용 주방도 있어서 좋았다.
2호동 건물 뒤편 언덕을 오르면 주로 몽골과 유럽 국가 교환 학생들이 사용했던 1호동 건물이 있었고 지금은 3호동 기숙사도 생긴 것으로 보인다.
8월 9월 기록
다음 날 짐 정리를 마치고 한국에서 사 온 교재나 TV를 보면서 중국어를 공부했다. TV는 모르는 단어를 찾을 때도 있었지만, 적당히 이해가 되면 나오는 말을 섀도잉으로 연습하기도 했다. 그러다 때가 되면 밖에 나가 식당이나 매점에 들렀고 학교 주변을 조금 다니거나 주로 방에서 공부하면서 지냈다.
그러고 보니 하루는 앞으로 위챗 메신저를 사용하고자 싱꽁지에(兴工街) 거리에 들른 적이 있다. 학교 정문 앞 도로를 건너서 40분 정도 BRT 버스를 타면 도착했는데, 천진의 빈장따오처럼 번화한 중심가의 모습이었다.
현지 매장에서 1,800위안에 구매한 갤럭시 트랜드 2세대 폰은 지금 보면 사양이 낮지만, 당시에는 연수 기간 내내 잘 사용했다. 폰은 약정이 없었고 필요할 때 심카드 요금만 충전했다.
기숙사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고 가끔 시내 탐방을 하는 사이 벌써 9월이 되었다. 날씨는 선선해졌고 학교 안에도 중국 대학생이나 다국적 어학연수 학생들이 부쩍 늘면서 얼마 전까지 없던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혼자 지내던 2인 1실 기숙사에도 한국인 룸메이트가 찾아왔다. 처음에는 서로 어색했지만, 금세 친해지더니 같이 학교 안이나 밖으로 외출하는 일도 많아졌다. 2인 1실 방이 1인실보다 좋다고 느낀 순간이랄까.
참, 대련에 올 때도 저번 천진에서처럼 씨티은행 계좌에 돈을 넣고 현금카드를 가져왔다. 다만, 학교 안이나 주변에는 ATM이 없어서 서문으로 나온 뒤 50분 정도 버스를 타고 중산 광장까지 이동해야 했다. 왕복만 2시간 가까이 걸렸지만, 친해진 유학생들과 오전 수업 이후 가끔 놀러 가는 기분으로 나왔다.

한편, 정식 수업을 며칠 앞두고 학교에서 조촐한 당일치기 여행이 있었다. 참가한 학생은 중국 선생님 몇 분과 관광버스를 타고 성해 광장에 당일로 다녀오는 일정이었다. 점심 도시락이 포함되었고 비용도, 저렴해서 룸메이트와 같이 신청했다.
성해광장은 실제로 가보면 사진보다 압도적으로 크다. 이곳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자유롭게 광장과 주변을 구경한 뒤 무사히 학교로 돌아왔고, 기억에 다음 날부터 9월 어학연수 본 일정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