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에 막 도착했을 때의 중국어 실력은 신 HSK 시험 5급 교재를 약 60~70% 이해할 수 있는 정도였다. 한국에서 직장에 다니면서 약 1년 정도 독학으로 만든 결과였는데 기회가 없어서 말하기 연습은 거의 못 했다.
대단한 실력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도 공부하고 온 덕분에 처음 중국에서 어느 정도 말을 이해하고 생활할 수 있었다. 이후 약 5개월 정도 24시간 언어 환경에서 계속 공부하고 지내다 보니 중국어도 생각보다 많이 발전했다. 아래는 어학연수 추천 공부 방법을 몇 가지 작성해 보았다.
1. 수업은 꼭 참여하자
학기 초 레벨 테스트를 거쳐 반을 배정받으면 평일 오전 4교시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에 자주 참여하지 않더라도 학교에서 쫓겨나는 일은 없겠지만, 중국어 공부를 위해서라면 학교 수업에는 되도록 빠지지 않는 것이 좋다고 느낀다.
우선 수업을 들으면 새로운 단어나 표현 등 배우는 내용이 많다. 이때 본문 예습과 복습을 추천하는데, 본 수업까지 생각하면 본문만 세 번은 볼 수 있는 셈이다.
교재 본문 문장은 간혹 소리 내서 읽어보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하면 중국어 이해도 늘면서 발음과 성조 연습까지 같이 할 수 있어서 좋다. 만약 여유가 되면 녹음해서 직접 들어보거나 주변 중국인 선생님과 친구에게 교정을 부탁해 보자.
한편, 수업에 계속 오면 선생님과의 대화 기회도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 학기 초만 해도 교실에 10명은 넘는 학생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귀국이나 여행 같은 사유로 인원은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학기 마지막에는 3명 이하의 학생만 남았고 그만큼 선생님과 중국어로 대화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2. TV 시청이 필요한 이유

한국에서는 평소 TV를 안 보는데도 중국에서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숙사 방에서 TV를 시청했다. 방송 종류도 다양해서 재미로 보는 것도 좋고 특히 자막이 있어서 공부할 때도 유용했다.
거의 모든 중국 방송에 자막이 있는 것은 10억 명이 넘는 전체 인구와 55개의 소수민족의 언어를 표준어인 보통어로 통합하려는 이유 때문이라고 어디서 들은 적 있다. 다만, 학습자라면 이런 중국의 내부 사정과는 관계없이 자막 혜택을 보면서 중국어 공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TV는 오전 수업 전이나 수업과 복습, 예습, 숙제, 외출 등을 다 마친 저녁에 주로 시청했다. 방송마다 다양한 상황에 맞는 어휘와 표현을 익힐 수 있고, 교재의 문어체와는 다른 구어체가 많으면서 자막까지 있으니 더 바랄 게 없다고 할까.
중국어 회화 실력을 높이려면 말하기도 중요하지만, 듣고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상대의 말에 맞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TV를 계속 보면 점점 중국어 듣기에도 익숙해져서 귀가 조금씩 열리는 느낌도 든다.
추가로 TV는 재미있는 방송도 많아서 자칫 무료한 중국 생활에도 활력을 줄 수 있고, 중국의 사회와 문화의 이해 폭도 넓어지는 장점이 있다.
3. 현지 서적을 활용하자
공부 의지가 있다면 수업 교재 말고도 추가로 현지 서적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다. 유학생이라고 반드시 외국인 대상의 중국어 학습 교재만 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교내 도서관이나 시내 서점에 가면 중국인 대상의 책이 많을 텐데, 실력에 맞는 책을 찾으면 무난하다.
언어 실력을 올리려면 폭 넓게 익히는 것이 좋다. 서적은 다루는 분야나 대상 독자층이 다양한 만큼, 학교 교재와 TV에서는 본 적 없는 새로운 어휘나 표현, 지식 등을 얻는 데도 도움 된다.

적당한 책을 구했다면 모르는 단어는 문맥에서 뜻을 유추하거나 사전에서 찾아 전체 내용을 이해하고 넘어가면 된다. (때로 문장을 따라 읽으면서 발음과 성조 연습을 하는 것도 좋다) 이렇게 본문 내용을 익혀두면 나중에 전체 중국어 문장력이나 표현력도 좋아지게 된다.
당시 구매한 5~6살 어린이 동화책은 내용이 잘 들어왔고 모르는 단어는 사전에서 찾아봤다. 중국어책을 한두 권 더 본다고 급격한 언어 발전이 있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보는 만큼 지식이 쌓여 발전은 빨라진다고 본다.
4. 중국어는 얼마나 늘었나
천진에 처음 도착했을 때만 해도 중국어는 잘 들리지 않았고, 말은 더 못했다. 수업에서도 선생님 설명이나 숙제 내용을 이해 못 하거나 기숙사 밖에 나갈 때 조금 긴장하기도 했는데, 매일 꾸준히 공부했더니 중국어 실력이 올랐다.
연수가 끝날 무렵인 5월 말에서 6월 초가 되니 수업 중 선생님의 이야기는 80~90% 이상 이해하게 되었다. 매일 중국어 삼매경에 빠져 지내다 나중에 보니 모르는 사이에 실력이 늘었다고 할까. 자신감도 올랐고 중국인과의 대화도 더 자연스러워졌다.
여담으로 혼자 TV를 볼 때도 연수 처음에는 사전으로 모르는 말을 찾기 바빴지만, 나중에는 이해하는 말이 늘어서 방송 내용도 제법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당시 페이청우라오(非诚勿扰)라는 맞선 방송을 자주 봤는데, 찾아보니 지금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