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종이사전의 장단점 분석

중국어든 어떤 외국어든 본격적으로 공부할 때는 사전을 같이 보는 것이 좋다. 모르는 단어는 전체 문장의 뜻을 유추해서 이해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역시 모를 때는 바로 사전을 찾아 이해하는 것이 편한 이유에서다. 그럼 학습자에게 좋은 사전은 어떤 사전일까? 선택지는 크게 종이사전과 전자사전이 있겠는데 사용자의 비율로만 따지면 전자사전이 훨씬 높은 것 같다.

전자사전의 장점이라면 우선 무게가 가볍고 원하는 단어 등을 검색해서 뜻을 확인한 다음 음성도 들어볼 수 있는 편리함에 있다. 특히 스마트폰과 모바일 데이터가 보편화된 지금, 굳이 전자사전을 사지 않아도 네이버 사전 같은 앱을 내려받으면 스마트폰에서 무료로 사전을 이용할 수 있다. 세상이 스마트해지는 요즘, 가볍고 편리한 전자사전이야말로 좋은 선택이 아닐까?


중국어 종이사전의 장단점 분석
8822 중한 종이사전

하지만 종이사전은 종이사전만의 분명한 장점이 있어서 잘 활용하면 전자사전보다도 중국어 공부의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 될 것이다. 만약 중국어 종이사전에 관심 있는데 사용하는 것에 고민된다면 아래 작성한 종이사전의 장단점 분석 내용을 참고해서 결정해 보자.

장점 1. 어휘력 확장

중국어 종이사전의 장단점 분석
처음에는 새것이었던 사전

모르는 단어가 있는 페이지를 찾아 펼쳐보면 해당 단어가 쓰인 많은 예시를 볼 수 있다. 물론 단어마다 예시 수는 다르지만, 만약 ‘물(水 shuǐ)’ 이라는 단어를 찾아보면 물이 들어간 합성어가 대충 봐도 50개 이상은 나오는 것 같다.

몇 가지 예시를 보자. 수로(水道 shuǐdào), 논벼(水稻 shuǐdào), 과일(水果 shuǐguǒ), 수락석출(水落石出 shuǐ luò shí chū : 물이 마르니 돌이 드러나다, 일의 진상이 밝혀지다), 수평·수준·실력(水平 shuǐpíng) 등등 물과 관련 있는 많은 단어가 무척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외국어를 잘 배우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풍부한 어휘력이다. 종이사전으로 모르는 단어를 찾으면 해당 단어가 쓰인 연관어도 같이 볼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어휘력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게 된다. 전자사전이나 사전 앱도 이런 기능이 없는 건 아니지만, 화면(페이지) 하나당 단어 수가 많아 쉽게 눈에 들어오는 쪽은 단연 종이사전이겠다.


장점 2. 부수검색과 한자 이해 증가

중국어 종이사전의 장단점 분석
종이사전 부수검색표

중한 종이사전을 이용할 때 단어의 영어 병음을 알고 있다면 해당 페이지로 바로 이동하면 된다. 만약 병음을 모른다면 사전 맨 앞쪽의 부수검색표(部首检字表)를 활용하면 되는데 부수마다 전체 획수에 따른 한자가 표기되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부수(部首)란 한자를 배열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으로 손(手 shǒu), 마음(心 xīn), 불(火 huǒ), 금(金 jīn)과 같은 글자를 사용한다. 부수를 뺀 나머지 한자 획이 같더라도 부수가 달라지면 그 한자의 뜻이 완전히 달라지기도 하는데 부수를 이해하면 한자의 이해도 높일 수 있다.

왜냐하면 한자의 뜻은 그 한자에 들어간 부수의 뜻에 따라 결정될 때가 많아서이다. 만약 중국어를 공부하다 모르는 한자를 보면 먼저 부수부터 살펴보고 전체 뜻을 유추해볼 수 있다.


장점 3. 우연히 단어 공부

중국어 종이사전의 장단점 분석
병음 diē 검색
중국어 종이사전의 장단점 분석
병음 shuàn 검색

종이사전을 단 한 번만 펴서 원하는 단어를 바로 찾는 일은 상당히 드문 편이다. 그래서 단어를 찾으려면 페이지를 여러 번 넘기는 게 보통인데 그 과정에서 문득 눈에 들어오는 다른 단어가 있을 것이다. 평소에 궁금했던 단어든 처음 봐서 호기심이 생긴 단어든 일단 본다면 이것이 바로 공부가 아닐까?

전자사전이나 사전 앱을 쓰면 바로 단어를 검색할 수 있어서 다른 단어를 보는 일이 적다. 하지만 종이사전은 사전의 특성상 원하는 단어를 찾다 보면 다른 단어를 보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전자사전보다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 불편함에 익숙해진다면 오히려 단어와 어휘를 늘릴 좋은 기회가 되는 셈이다.

언젠가 사전으로 모르는 단어를 찾았는데 해당 단어의 예문에 궁금한 단어가 보였다. 그래서 원래 단어 페이지에는 볼펜을 넣어 표시를 해두고 새 단어를 찾았더니 근처에 또 궁금한 단어가 보여서 새로 찾은 적이 있다. 개인 경험이지만, 이런 식으로 한 번에 몇 번씩 계속 단어를 찾은 일도 제법 되는 것 같다.

시간이 길어질 때는 한 번에 30분 이상을 넘긴 적도 있는데 무조건 시간이 길다고 바람직한 것은 아니겠지만, 그만큼 보는 페이지가 많아서 어휘 습득에는 효과적이라고 본다.


단점 1. 휴대성 떨어짐

중국어 종이사전의 장단점 분석
종이사전 맨 뒤의 부록

종이사전을 생각했을 때 크기와 무게로 인한 휴대성이 떨어지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인 것 같다. 해외 연수 등으로 비행기 짐을 정리한다고 할 때 만약 트렁크에 짐이 많고 무겁다면? 아마도 종이사전은 애초에 짐 목록에 포함하지 않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가뜩이나 짐이 많아서 줄여야 하는데 크고 무거운 종이사전이라니.

사진에 첨부한 사전은 작아 보이긴 해도 두께도 제법 있고 무게는 1kg는 충분히 나간다. 평소 책상에 두고 사용하거나 가까운 교실에 들고 가는 건 전혀 문제가 아니지만, 역시 어디 멀리 가서 짐을 챙겨야 할 때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능 면에서 장점도 많지만, 휴대성이 좋지 않은 건 종이사전의 명확한 한계로 보인다.


단점 2. 업데이트 없음

중국어 종이사전의 장단점 분석
중국어는 국가 이름도 새로 외워야 한다

다른 단점이라면 사전에 나온 말이 100% 정확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즉, 사전은 출판이 완료되면 추가 업데이트는 없으니 만약 인쇄된 곳에 틀린 말이 있다면 학습자는 자신도 모르게 틀린 말을 배우게 되는 셈이다. 중국 어학연수 당시 사전에 나온 표현을 그대로 외워서 주변 현지인에게 말했더니 어색하다며 지적받은 적도 몇 번 있다.

분명히 사전에는 해당 단어나 예시 문장이 구어체라고 나와 있어서 현지인에게 그대로 말한 건데 결론적으로 ‘의미는 통해도 실제로는 그렇게 안 쓰거나 오래된 말’이라는 반응이었다. 현실에서 언어는 계속 변하는데 아쉽게도 종이사전은 그걸 반영할 수 없으니 전자사전과 비교하면 단점이 부각되는 것 같다.

다만, 종이사전의 오류나 어색한 표현 등은 말 그대로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정확한 비율은 모르겠지만, 대부분 단어나 표현은 공부할 때 보고 외워도 아무 이상 없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결론

중국어 이전에 일본어를 공부할 때도 종이사전이 익숙해서 중국에 올 때도 종이사전을 가져왔다. 선생님들로부터는 ‘언어 공부의 효율’ 면에서 전자사전보다 좋다며 칭찬받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 지내는 기간 내내 자신 외에 종이사전을 쓰는 유학생은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어쩌면 그만큼 사람들이 종이사전보다 전자사전이나 모바일 사전 앱을 선호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도 분명한 장점은 있는 만큼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종이사전을 사용해봐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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