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교내 교류회와 전단 만들기

06. 교내 교류회와 전단 만들기

학기 초, 같은 반 학생으로부터 교내 교류회(交流会) 정보를 알게 되었다. 보통 1주일에 한 번 정도, 국제 교류를 원하는 중국인 대학생들이 외국 학생을 모아 여러 활동을 한다고 했는데, 재미있을 것 같아서 참여했다.

모임은 평일 저녁 류원 기숙사 건물 1층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시간에 맞춰 도착해보니 이미 20~30명 정도 모여 있었고 나라별 문화 이야기나 간단한 게임, 1:1 또는 소그룹 언어 교환이 주가 되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사람도 많고 중국어 실력도 부족해서 약간 긴장했지만, 친절하고 밝은 교류회 분위기에 금방 녹아들 수 있었다. 참석자 국적도 은근히 많아서 늘 화제는 다양했고, 중국어를 포함해 다른 언어를 교환했던 점도 좋았다.

평일 정규 수업과 기숙사 자습에서 벗어난 중국어 공부 환경에 여러 사람을 만나는 점은 중국 생활의 활력과도 같았다. 그래서 교류회는 매번 참여했고, 기억에 4월 말 정도까지는 매주 열렸던 것 같다. 하지만 본과생들도 공부가 바빠졌는지 5월부터는 모임 횟수나 참여 인원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비록 모임은 줄었지만, 그래도 이때 만나 친해진 중국인이나 다른 국적 학생들과는 시간이 나면 학교 안이나 밖에서 따로 만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짧은 인연이지만, 같이 있는 동안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이 중 몇 명은 나중에 한국으로 여행하러 왔을 때 만나기도 했다.


전단 만들기

하루는 같은 반 한국 학생 몇 명으로부터 중국 친구를 구하는 전단(传单)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같이 하자고 권유받아 얼떨결에 동참했는데, 노트북이 없어서 우선 노트에 중국어로 서로 언어를 배울 중국 친구를 구한다고 적당히 작성해서 전달했다.

며칠 뒤, 4교시 수업과 식사를 마치고 학생들과 교내 복사실로 이동했다. 원고가 들은 USB를 프린트 컴퓨터에 연결한 뒤 각자 10장 정도씩 종이를 출력했고, 이제 교내를 다니면서 본과생 게시판을 찾아 방금 뽑은 전단을 붙였다.

전단은 30분 정도 만에 거의 다 붙일 수 있었고 각자 기숙사로 흩어졌다. 정말로 연락이 올지 궁금했는데, 하루이틀 지나니 전단에 번호를 남긴 기숙사 방 전화벨이 울렸다.

부족한 중국어 실력이라 수화기를 들 때 무척 떨린 것 같다. 전화는 총 세 명으로부터 왔고, 앞의 두 사람과는 말이 거의 통하지 않아서 대화는 흐지부지 종료되었다. 다만, 마지막에 통화한 J는 첫 약속 장소를 잘못 들어서 엇갈리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천진대 연수 끝까지 친구로 지낼 수 있었다.

천진대 본과생이던 J는 한국의 모 아이돌 그룹 멤버를 좋아한다고 했다. 나중에 한국에 콘서트를 보러 오고 싶다고 해서 한국어 기초를 열심히 알려주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웠는지 이후의 대화는 중국어로만 했다. 본인 중국어가 참 어설펐을 텐데 J는 인내심 있게 들어 주었고, 틀리는 성조나 발음도 종종 잘 고쳐 주었다.

J와는 서로 시간이 맞을 때 학교 안이나 밖에서 만나 시간을 보냈다. 학생 식당에서 같이 밥을 먹거나 카페에 가기도 했고, 어떤 때는 자전거로 학교 밖 공원을 돌거나 극장에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다. 마침, 이 무렵 같이 전단을 붙인 학생 중 한 명으로부터 감사하게도 안 쓴다는 피처폰을 받았고, 덕분에 J와의 연락도 수월했다.


중국 마트 (인터넷 출처)

하루는 J와 시내에 나갔다가 대형마트 까르푸(家乐福) 지하 식품 코너에 들른 일이 있다. 그런데 음료 한 병을 집어 든 J가 그 자리에서 뚜껑을 열어 바로 마시는 게 아닌가. 놀라서 아직 계산 안 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 나중에 바코드 보여주고 결제해도 된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과는 사뭇 달랐지만, 생각해 보면 실용적인 면도 있다고 할까. 결제할 때는 ‘刷卡还是现金?’ (카드 긁을지 현금으로 할지)와 같은 표현을 처음 듣기도 했다. 현금만 냈던 기숙사 매점에서는 들어본 적 없는 말이라 역시 학교 밖에서도 중국어는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느꼈다.

한 학기 J와 어울리는 동안 중국어도 늘었지만, 중국 생활이나 문화와 관련된 부분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