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사전 교류회와 어학연수 시작

13. 사전 교류회와 어학연수 시작

학교에 일찍 온 덕분에 현지 대학교 9월 새학기 개강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특히 신입생은 성별 구분 없이 보름 정도 교내 운동장에서 일정 시간 군사훈련을 받았다. 애국심과 인내력, 의지력을 키우는 목적이라는 것 같은데, 앳된 1학년들이 군복을 갖춰 입고 제식훈련을 받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광장 뒤로 운동장도 보인다

그러고 보니 수업 시작 전 학교에서는 중국 대학생과 외국 유학생의 사전 교류회 자리도 마련해주었다. 날짜와 시간에 맞춰 교실로 가보니 중국인 학생들이 의자에 열을 맞춰 앉아 있었다. 유학생은 1~2명씩 교실 앞으로 나가 중국어로 자신을 어필했고, 친구로 사귈 의향이 있는 사람이 손을 들면 선착순 몇 명까지 매칭되는 방식이었다.

차례가 되어 앞에서 중국어로 자기소개를 마쳤고, 결과적으로 이날 세 명의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서로 반갑게 인사하고 연락처와 위챗 메신저 ID를 교환한 뒤 헤어졌는데, 이후 생활할 때 종종 연락하고 만나기도 했다.

저번 천진대도 그랬지만, 중국의 모든 학교에서 이런 교류회를 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대련공업대의 강점이 부각되는 느낌이랄까.


어학연수 시작

교류회 다음으로는 반 배정 레벨 테스트가 있었다. 교실에서 중국어 읽기와 쓰기로 구성된 시험지를 푼 다음 성적에 따라 반을 나눴고 만약 맞지 않으면 변경도 가능했다. 당시 초급 1·2, 중급 1·2, 고급 1 총 5개 반이 있었는데, 지금은 6개로 늘었다는 것 같다. (입문 1, 초급 2, 중급 2, 고급 1)

다음 날 오전에는 중국 선생님과 유학생이 모두 교내 도서관 강당에 모여 연설과 선언문 낭독을 진행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즐겁게 생활하라는 내용 위주였고 주의 사항도 안내받은 뒤 도서관 앞에 모여 단체 사진을 찍고 해산했다.

정규 수업은 바로 다음 날 오전 8시부터 과목당 40분 정도로 4교시 진행했고 이후에는 자유였다. 첫날 수업을 들어보니 배정받은 고급반 수준은 적당하다고 느꼈다. 대련에 오기 전 한국에서 HSK 6급 시험을 공부한 것과 학교에 일찍 와서 자습하는 사이 중국어도 더 발전한 듯했다.

오전 수업과 점심 식사를 마치면 원래 스타일 대로 숙제부터 끝내고 간단하게 예습과 복습을 이어갔다. 다만, 이번 학기에는 너무 중국어 공부만 하지는 말자고 생각했다. 공부는 필요한 만큼 하되, 시내도 더 나가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등 마음 편하게 지내기로 했기 때문이다.

학교에는 한국 유학생이 많았는데, 이런 생각 덕분인지 두루 잘 어울릴 수 있었다. 물론 같이 있을 때 한국어로 말했지만, 24시간 붙어 있는 것도 아니고 잠깐 만났다가 헤어진 다음에는 중국어를 공부할 시간도 충분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대련에서의 수업과 생활도 금방 익숙해졌고, 이 무렵 건너 건너 소개받거나 알게 된 중국 대학생 친구도 많아졌다. 평소 메신저 등 연락도 자주 하면서 오전 수업이 끝나면 대련 시내도 이곳저곳 가보거나 때로 본과생 대상의 신입생 환영회나 강연회 참석 기회를 얻기도 했다.

참, 2호동 기숙사 건물 중간층에는 외부인 숙박이 가능한 호텔도 있었다. 하루는 중국인 친구가 이곳에서 아르바이트하는 다른 친구를 소개해 주었고 가끔 친구가 쉬고 있는 호텔 객실에 모여서 조촐한 다과회를 열기도 했다. 현지 친구 없이는 알 수 없는 공간일 텐데, 지나고 보니 신기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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