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팅 가이드(Sitting Guide)를 하면 어떻게 될까

시팅 가이드(Sitting Guide)를 하면 어떻게 될까

국내에서 외국 단체 여행객을 상대로 무자격 가이드 활동을 하다가 걸리면 여행사에 벌금부터 영업 정지 등 여러 페널티를 준다. 이때 시팅 가이드(Sitting Guide)라는 개념이 등장하는데, 관광 경찰의 자격증 단속을 대비해 배정하는 유자격 가이드로 보면 된다.

왜 이름이 시팅 가이드인가 하면 말 그대로 버스 좌석에 앉아만 있어서 그러하다. 애초에 자격증 단속 대비가 목적이다 보니 다른 할 일은 아예 없다고 봐도 된다. 그래서 버스에 앉아 대충 일정을 따라다니다가 중간에 경찰이 나타났을 때 자격증을 보여주면 역할은 끝이다.

일정 중 안내 멘트나 여행객 상대 등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닌 데다 시팅 가이드 일당도 받을 수 있다. 이 정도면 자격증을 따고 완전 개꿀을 빤다는 생각이 들 수 있겠는데, 개인적으로 시팅 가이드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국내 관광업의 발전도 어렵다고 본다.

그 이유는 일단 시팅 가이드 자리가 있다는 것은 그만큼 무자격 가이드가 활동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일부 여행사가 무자격 가이드를 써가면서까지 여행업을 하는 것은 돈 때문이다. 여행업은 성수기 때 수요가 엄청난데, 이때 투어를 많이 돌리고 여행객 쇼핑 매출이 잘 나올수록 버는 돈도 많아진다.

그래서 자격증이 있어도 언어가 어설픈 한국인보다는, 자격증이 없어도 언어에 능통한, 특히 매출이 잘 나오는 무자격 동포나 외국인을 쓰는 여행사도 적지 않다. 자격증 대비는 시팅 가이드로 해결하면 그만이니 일단 매출을 뽑는 것이 먼저라고 할까.

과연 이런 사람들이 한국의 바른 역사와 문화 안내에 관심이 있을까?


시팅 가이드

사실 시팅 가이드를 권유받은 적이 있기는 하다. 중국어 자격증 취득 후 가이드 역량강화교육에 가서 만난 교육생을 통해 건너 건너 연락을 받은 것인데, 장기 투어 두 번 이상에 하루 일당이 얼마, 하는 일은 경찰 단속 대비 말고 전혀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전화는 다시 연락하겠다고 말한 뒤 끊었는데, 조건이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일정에 참여하면 2주 이상 전국 관광과 무료 숙식을 즐기면서 날짜만큼 일당도 받을 수 있다. 이보다 더 달콤한 제안이 있을까 싶어서 망설였는데 결국 하지 않기로 하고 전화를 걸어 전달했다.

가장 큰 이유라면 여태 자격증을 공부한 의미가 한순간에 증발한다고 느꼈고, 그런 식으로 가짜 가이드 활동을 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서였다. 아마 참여했다면 단속에 걸리지는 않았겠지만, 자신의 성격상 양심의 가책을 느꼈을 것이다.

단, 이것은 개인 사례일 뿐, 유자격자가 시팅 가이드를 하는 것은 자유이다. 예로 자격증을 타인에게 빌려주면 명백한 자격 정지 사유가 되지만, 시팅 가이드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되는 규정은 아직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영원하다는 보장은 없다는 점은 알아두자. 관광 경찰도 단속에 나오면 외국인의 언어와 가이드 자격증의 언어를 대조한다. 언어가 다를 때 어떤 조치가 있을 수 있고, 추가로 (시팅 가이드를 동반한) 무자격 가이드가 활개 칠수록 방한 외국인의 불만족 사례도 쏟아져서 언제 관련 법이 바뀌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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