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 인류와 지구 환경 공존에 관한 생각

인류세. 인류와 지구 환경 공존에 관한 생각


인류세 Anthropocene

원제 – Defiant Earth: The Fate of Humans in the Anthropocene (2017년)
저자 – 클라이브 해밀턴 (Clive Hamilton)
옮긴이 – 정서진
발행 – 이상북스 (2018년 9월 25일)
페이지 – 272p

목차

제1장 ‘인류세’라는 균열
제2장 새로운 인간중심주의
제3장 친구와 적
제4장 행성의 역사
제5장 인간의 흥망성쇠


이 책은 첫 장에서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가 무엇인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지구의 지질 연대표를 보면 지질학적 사건이 일어난 대로 지구의 역사를 절(節 Age), 세(世 Epoch). 기(記, period), 대(代, Era), 누대(累代, Eon)로 구분할 수 있다.” (중략) “지구 과학자들이 홀로세가 끝나고 인류세가 시작되었다고 믿는 주된 이유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급격한 증가와 그로 인해 지구 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연쇄적인 영향 때문이다.”

다시 정리해 보면 약 12,900년~11,700년 사이에 있었던 마지막 빙하기인 영거 드라이아이스(Younger Dryas) 이후 약 1만여 년 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지질시대가 바로 홀로세(Holocene)이다. 그런데 제 1차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탄소 배출이 늘어나 지구에 환경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는데 그런 시대를 홀로세와 별도로 구분해 인류세(Anthropocene)로 지칭하고 있다.

인류세 시작의 정확한 시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아주 오래전 빙하가 녹고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인류가 농경을 시작했을 무렵이라는 의견과 대기의 변화를 기준으로 할 때는 산업혁명이 시작된 시점이라는 의견 등이 있다. 개인적으로 후자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인류는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매년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기 시작하였고 이는 지구의 온난화와 그로 인해 발생한 기후 위기나 다양한 환경 오염 같은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0세기 인류의 활동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먼저 플라스틱을 비롯한 비닐 같은 땅에 묻힌 화학 물질이 있다. 원래 지층은 수백~수천 년 이상에 걸쳐 자연에서 일어나는 지질활동의 결과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인간은 고작 100년 정도 시간 안에 땅에 쓰레기를 묻어 하나의 지층을 만들어냈다.

또 다른 인류 활동의 상징물이라면 플루토늄과 같은 핵실험의 파생물이 거론되는 것 같다. 지층에 쌓인 플루토늄 등의 핵실험 파생 물질은 먼 미래의 인류가 이를 분석해서 인류세의 시기 등을 세분화하는 척도로 활용되지 않을까 한다.


인류세. 인류와 지구 환경 공존에 관한 생각. 산과 호수 풍경
아름다운 자연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지구 환경은 지금 이 시각에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전 세계 곳곳에 매년 이상 기후 현상이 일어나는 데다 따듯해진 온도로 인해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 점점 해수면도 높아지고 있다. 어쩌면 이런 급속한 환경의 변화는 인류세 이전의 인류라면 경험하지 못했던 현상일 수 있다.

이 책은 인류세를 사는 현대 인류의 본질적인 책임에 관해 묻고 있다. 인류는 더 이상 과거 자유롭게 활동하던 홀로세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미 환경에 미치는 영향력이 너무 커져 버려서 지구와 일종의 운명 공동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류세에 들어 나타나는 이상 기후와 급변하는 환경은 지구가 인간의 탐욕과 자유의 남용을 심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류세에 들어 인류가 지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을지언정, 지구의 주인이었던 적은 없다. 만약 지금의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간은 몇십 년 뒤 가까운 미래에는 지금까지 제어할 수 있다고 믿었던 환경적인 요인을 제어할 수 없게 된다. 즉, 지구는 더 이상 인간에게 자비로운 고향 같은 곳이 아니라, 가이아라는 유기적인 생명체로서 항상성을 조절하기 위해 무자비한 자정 작용을 시작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인류는 무엇을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할 지 명확해진다.

* 가이아 이론 (Gaia Hypothesis) : 1970년대, 화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Lovelock)과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 (Lynn Margulis)가 제안한 이론으로 그리스 신화 속 대지의 여신의 이름인 가이아에서 가져왔다. 지구가 마치 유기 생명체처럼 항상성 유지를 위해 자정 작용을 한다는 것이 이론의 핵심이다.

* 항상성(恒常性, homeostasis) : 생명체나 유기체가 자신과 주변 환경 등을 조절하여 항상 일정하고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질로 예를 들면 사람이 항상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려는 것과 같다. 가이아 이론에 따르면 지구 또한 하나의 생명을 가진 유기체이다. 세계 인구 증가나 이산화탄소 배출 등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오르면 지구는 자연재해 등을 일으켜 인간 개체 수를 줄여 항상성을 유지하려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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