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 카네기 인생경영론> 독서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


데일 카네기 인생경영론

원제 : Five Minute Biographies (5분 전기) (1937)
저자 : 데일 카네기 (Carnegie, Dale)
옮긴이 : 이종인
발행 : 현대지성 (2023)
페이지 : 400p

목차

1장 나를 믿고 끝까지 가기
2장 인간관계, 모든 성공의 핵심
3장 돈을 인생으로 불러들이는 철학
4장 도전해야만 열리는 인생의 문
5장 성실이라는 기본기
6장 인생을 대하는 빛나는 태도들


이 책은 1888년 미국에서 태어나 <인간관계론>을 출간하면서 관련 강연을 하면서 유명해진 데일카네기가 쓴 또 다른 저서이다. <인간관계론>이 다른 사람과 잘 관계 맺는 법을 작성하였다면, <인생경영론>은 세계적으로 성공하고 활약한 여러 분야의 저명한 인사 60인의 간략한 생애 전기와 활약상 그리고 이들이 성공했던 과정과 비결을 소개하고 있다.

본문에는 세계 최초로 엔진이 달린 동력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부터 미국 문학의 거장 마크 트웨인, 라듐 원소를 발견한 퀴리 부인 등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 인사 다수가 등장한다. 그리고 이 60인 인사의 성공 이야기는 각자의 방식에 따라 모두 6개의 서로 다른 주제의 장으로 분류되어 구성되어 있다.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이 책은 등장 인물의 이야기가 끝나면 바로 이어서 ‘인생 경영 포인트’가 같이 이어지는 점이다. 이는 번역 경력이 상당한 옮긴이가 각 인물의 이야기와 성공 포인트를 조금 더 이해하기 쉽게 첨부한 주석으로 보면 될 것이다. 즉 해당 인물과 그 인물의 성공 비결을 같이 읽다 보면 훨씬 명확하게 성공 과정과 원리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위인전을 읽으면 성공할까

어릴 때 위인전을 읽지 않고 자란 사람은 상당히 드물 것이다. 외국에는 전구를 만든 발명가 에디슨이나 국내에는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이나 임진왜란 때 일본군을 무찌른 이순신 장군 정도가 대표적 위인이 아닐까 싶다. 어릴 때 위인전을 읽으면 해당 위인이 어려움을 극복한 용기나 지혜, 도전 정신, 애국심 등을 배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하지만 위인전에도 부작용이 몇 가지 있다. 먼저 관련 책이나 영상 내용이 위인의 성공에만 초점을 맞추었거나, 아니면 책을 읽는 어린 독자에 따라서는 성공한 위인과 현재 자신을 비교하면서 주눅 들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점 등이 그러하다.

자기개발서 강사이자 저자인 데일카네기의 도서 리뷰를 작성하는데 왜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 하냐고 물으면, 이번에 읽은 <인생경영론>은 정말로 위인전 같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딱히 성인 독자를 위한 어떤 정신적이거나 심리적인 깊은 내용을 다루는 것도 아니고 마치 어릴 때 읽은 위인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책 본문 내용 중 일부
인생 경영 포인트

‘여기 어떤 인물이 있었다. 그 인물은 어떻게 생활하다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떤 일을 이루었다. 실패할 때도 있었지만 결국 끈기 있게 도전해서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우리는 그 인물의 어떤 어떤 점을 배울 수 있다.’

책의 내용 자체만 보면 독자에게 유명 인사들의 성공담을 통해 용기와 교훈을 주고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책이 맞기는 맞다. 여느 위인전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책은 데일 카네기의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걱정 없이 자유롭게 살려면

앞서 읽은 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과 내용의 질적인 측면을 비교하면 정말로 하늘과 땅 차이이다. 400페이지로 구성된 <인생경영론>을 다 읽고 난 뒤 어떤 감명도 받지 않았으며 이 책을 내 돈 주고 산 게 아니라 마을 도서관에서 빌려서 보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터넷 도서 사이트에서 해당 책 리뷰를 보면 높은 별점이 가득하던데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 대부분 리뷰는 책을 읽기 전에 작성되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별 5개 만점에 1~2개면 충분한 것 같다.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물론 책에서 소개하는 60인은 세계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명사인 점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이들이 활약하던 시대와 배경은 약 100년 전 미국 중심인 것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도 없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는 더더욱 없는 그런 시대에 이들이 생각하고 행동하던 방식을 100년이 지난 지금 그대로 따르라고 하면 이것은 오류가 아닐까 한다.

당연히 책에서 소개한 이들로부터 교훈은 얻을 수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서 결국 성공을 이루었다’는 교훈은 시대가 변해도 통하는 점이기는 한데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 굳이 돈을 주고 100년 전 인물들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을 사서 읽고 새로 감명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 책을 읽지 않아도 우리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일 뿐더러 지금 이 시점에도 기업가나 정치가, 예술가, 작가 등 본 받을 만한 사람들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이유에서다.

지금 추구하는 특정 분야의 목표가 있다면 이런 위인전 같은 책을 읽는 대신, 인터넷과 유튜브에서 관련 분야의 정점을 달리는 사람의 이야기나 히스토리를 참고하는 것이 훨씬 도움 된다고 본다. 그래야 해당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준비할지 명확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예로 창업해서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려는 사람에게 ‘100년 전 미국 위인들의 이야기를 읽고 당신도 끝까지 열심히 하세요’와 같은 조언은 현실적으로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사실상 열심히 하려는 의지라면 말하지 않아도 대부분 사람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인터뷰 영상을 참고해서 초기에 필요한 자금부터 가게 구하는 과정, 손님 대응하는 방법 등을 연구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 필요하다면 전문가에게 창업과 관련된 조언을 구하거나 온·오프라인 교육을 받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무리 다시 생각해봐도 이 책은 위인전 그 이상의 가치는 가지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린 학생이라면 모를까. 다 큰 성인이라면 읽지 않는 것을 진심으로 추천한다. 특히 데일 카네기라는 유명 저자의 이름이나 출판사의 홍보, 유명 유튜버의 추천 등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책을 선택하는 것은 시간 낭비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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