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이면 일본에서도 빙수를 찾는 사람이 많다. 일본의 빙수는 카키고오리(かきごおり)라고 하는데, 이름 그대로 깎은 얼음이고 위에 연유나 시럽 등을 뿌려서 먹는다. 그래서 한국에 비유하면 팥빙수보다는 슬러시에 가까운 모습이다.
역사적으로는 헤이안(794~1185) 시대 얼음을 깎아서 시럽을 얹어 먹은 것이 시초이다. 하지만 당시 귀족들의 문화였다가 메이지, 쇼와시대로 넘어오면서 얼음 생산과 냉장 기술을 바탕으로 대중에게도 보급되었다. 이후 점점 여름 축제에서 자주 등장하는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그러다 한류 영향 덕분인지, 2010년대 중반 이후로 일본에도 한국식 빙수 프랜차이즈 매장이 생겨났다. 한국 팥빙수는 과일이나 떡, 과자, 아이스크림 같은 토핑이 많아서 일단 비주얼부터 화려하다. 그래서 카키고리만 알던 일본인들에게 문화 충격이 아니었을까 싶다.
일본에서 한국의 팥빙수는 パッピンス Pappinsu 또는 ピンス pinsu라고 부르는데, 여전히 여름철 인기가 높은 것 같다.

한편, 일본 SNS에서 고라(ゴーラー)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다. 카키’고’오리에 영어로 ‘~하는 사람’을 뜻하는 er를 붙인 말로 번역하면 빙수 애호가 정도가 된다. 처음에는 카키고라로 사용했다가 나중에 줄여서 고라가 되었다는 것 같다.
고라는 SNS에 빙수 투어를 다니는 사진이나 영상이 돌면서 알려졌다고 한다. 한국으로 치면 팥빙수를 좋아하는 유튜버나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채널에 콘텐츠를 올리는 느낌이랄까. 다만, 고라는 온라인 유행어인 만큼 평소 SNS를 잘 하지 않는 일본 사람에게는 통하지 않을 수 있는 점은 참고하자.
일본에서 여름에 수박 깨기를 하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