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상대를 아나타 あなた로 부르지 않는 이유

일본에서 상대를 아나타 あなた로 부르지 않는 이유


일본어의 貴方(あなた : 아나타)는 한국어의 ‘당신’에 해당하는 2인칭 대명사이다. 원래 예전 일본 시대에서 ‘이쪽’을 나타내는 こなた(고나타)에 대비되는 ‘저쪽, 그쪽’을 나타내는 표현이었는데 점차 상대를 호칭하는 말로 정착되었다고 한다. 貴(귀하다 귀) 한자를 사용하는 만큼 존경의 뜻도 있지만 현대에 넘어와서는 사용 빈도가 줄어들었다.

오늘날 あなた는 높은 사람이 자신보다 낮은 사람을 부르는 인상이 있다. 일본어 초보자 교재를 보면 가끔 ‘あなたは日本人ですか(당신은 일본인인가요?)’와 같은 예문을 볼 수 있는데 사실 현실적인 일본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정작 일본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 뭘 물어볼 때든 같이 알고 지내는 사이든 보통 あなた는 사용하지 않는다.

이건 일본 비즈니스에서 더 중요한데 보통 상대의 이름과 직책을 확인해서 A課長 (A과장)이나 B部長(B부장)처럼 호칭하는 것이 옳다. (반대로 높은 사람이 부하 직원에게 사용하는 경우는 있는 것 같음) 참고로 비즈니스 메일이나 편지라면 이름 뒤에 ~~様(さま)를 쓰면 된다.

예외가 있다면 부부 사이나 서로 친한 관계에서 사용하는 정도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전에 잠깐 같이 일했던 나이가 위인 일본인이 있었는데 글 작성자를 부를 일이 생기면 あなた라고 호칭했다. 확실히 あなた는 ‘너’를 뜻하는 お前(まえ)보다는 격식 있는 표현이었고 상대도 나를 편하게 여겨서 그렇게 부른 거라서 딱히 거부감은 들지 않았다. (딱딱한 자리가 아니었고 서로 친구 같은 분위기)

실제 회화에서 이런 상황을 제외하면 사실상 あなた는 글이나 편지, 문학, 만화 등에서 주로 사용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 あなたの今日はどうでしたか。(당신의 오늘은 어떠셨나요?)
– あなたに一番大切なものは何ですか。(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생각해보면 일본어의 あなた는 한국의 당신과 사용법과 느낌이 비슷해 보인다. 서로 부부나 친한 사이가 아닌데 사용하면 분위기가 굉장히 어색해지거나 심지어 싸움이 날 수 있는 점도 한국 일본 모두 같다. 일본인을 만났는데 부를 호칭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직접 이름을 물어보고 이름 뒤에 さん(상)을 붙이면 무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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