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를 공부할 때 처음 보는 한자가 많아서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하지만 한자는 전체 일본어 어휘의 약 60~70% 정도를 구성하는 만큼, 일본어 독해와 어휘 실력 향상을 위해 필수로 공부해야 한다.
일본어 한자를 잘 이해하면 독해 실력이 늘면서 점점 일본어 원문도 이해가 쉬워진다. 평소 일본 원문 작품을 즐겨 읽거나 현지 여행이나 쇼핑을 자주 한다면 만족감이 훨씬 높아진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한자 어휘를 아는 만큼 일본어 표현력도 좋아져서 일본 원어민과의 소통도 더 풍부해지는 계기가 된다.

1. 만약 한자가 없다면
한자에 약하면 일본어 독해력과 표현력이 발전하기 어려워진다. 이건 말하기나 듣기를 할 때도 적용되는 내용이지만, 사실 일본어 쓰기를 할 때 더 명확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메신저나 이메일, 종이 등에 일본어를 작성할 때 만약 한자를 쓰지 않으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 알파벳만 사용해야 한다.
물론 이 글자들도 일본에서 사용되는 문자라서 문장을 만드는 요소로 손색은 없다. 그런데 한자가 빠져도 문제가 없을까? 이렇게 완성한 문장은 어떤 느낌인지 먼저 확인해 보자.
뉴스 예시 문장
일본어 (한자, 히라가나)
今年の夏は記録的な猛暑が続いています。熱中症を防ぐため、室内では水分や塩分を補給しましょう。
일본어 (오직 히라가나)
ことしのなつはきろくてきなもうしょがつづいています。ねっちゅうしょうをふせぐため、しつないではすいぶんやえんぶんをほきゅうしましょう。
한국어 뜻
올해 여름은 기록적인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 실내에서는 수분이나 염분을 보충합시다.
위 예시 문장에서 한자를 빼면 남는 건 히라가나와 문장 부호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문장에 한자가 없다 보니 가독성이 떨어지고 어휘와 단어도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지만 한 번만 보고 알기 어려울 수 있으니 이번에는 다른 스타일의 문장을 준비해 보았다.
수필 예시 문장
일본어 (한자, 히라가나)
昔よく聴いていたJポップの曲が、ふとした瞬間にラジオから流れてきた。そしていきなりあの頃の思い出が鮮やかに蘇り、胸が熱くなったのだ。
일본어 (오직 히라가나/가타카나)
むかしよくきいていたJポップのきょくが、ぶとしたしゅんかんにラジオからながれてきた。そしていきなりあのころのおもいでがあざやかによみがえり、むねがあつくなったのだ。
한국어 뜻
옛날에 자주 듣던 제이팝 곡이 문득 라디오에서 흘러나왔다. 그리고 갑자기 그 시절의 추억이 선명하게 살아나서 가슴이 뜨거워진 것이다.
두 번째 문장은 히라가나 말고도 알파벳과 가타카나를 추가했지만, 한자가 없어서 여전히 가독성이 떨어지고 읽기가 불편한 점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일본어로 문장을 만들 때 한자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문장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렇다는 건 일본어를 배우는 학습자는 한자를 꼭 익혀야 한다는 뜻이 된다. 한자를 모르면 문장을 읽고 쓰는데 지장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자가 어려운 건 맞지만, 한자가 없는 건 더 어려운 것 같은데 한자가 있어서 오히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2. 목표는 상용한자로
상용한자(常用漢字)는 사람들이 일상에서 많이 쓰는 한자를 말하는데 일본에서는 대략 2,000자 정도의 수준으로 보면 된다. 이는 일본 의무교육인 초등~중학교 9년 과정에서 배우는 한자로 정확한 숫자는 2,136자가 된다.
다만 이 한자를 모두 익힌다고 해서 일본어가 원어민 레벨이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일본 성인 원어민이면 학력이나 직업, 관심 분야 등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통상 4,000~5,000자 정도는 알고 있다는 것 같다.
외국인 일본어 학습자가 원어민만큼 많은 한자를 알면 좋은 건 맞지만, 먼저 상용한자 2,000자 정도만 잘 익혀도 일본 생활이나 원어민과의 소통 면에서 매우 큰 지장은 없다. 그리고 상용한자의 기준은 일본어 능력시험(JLPT) N1 등급에 해당하기도 해서, 현실적으로 N1 등급을 목표로 하면 무난하다. (이후의 단계는 필요에 따라 자율적으로 공부)
JLPT 급수별 필수 한자 수
– N5 : 약 100자
– N4 : 약 300자
– N3 : 약 650자
– N2 : 약 1,000자 (약 초등학생 수준)
– N1 : 약 2,000자 (약 중학생 수준)
급수별로 필수 한자 수가 정해져 있으니 초보자라면 N5부터 꾸준히 N1까지 올라가는 것이 좋다.
3. 한자 쉽게 익히는 방법
열심히 한자를 공부하는데도 잘 외워지지 않는다면 혹시 무조건 외우려고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초보자용 교재의 한자 목록만 보고 계속 외우는 방식을 들 수 있다.
이 방법은 당장 내일모레가 시험이라면 유용하겠지만, 평소에는 자신의 실력에 맞는 문법과 표현, 어휘, 본문 내용이 있는 교재를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좋다. 언어 공부에서 암기가 필수인 건 맞는데 일단 문장에서 한자가 쓰이는 역할을 이해할 수 있어야 단어나 어휘, 한자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과정은 적은데 한자 목록만 보고 외우려고 하면 공부도 지루하고 효율도 낮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독해나 청해, 문법 또는 JLPT 같은 교재를 보면서 언어 전체 이해도를 높이면서 여유가 되면 추가로 한자 교재를 병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한자 교재는 시중에 나온 일본어 상용한자 교재면 무난하다고 본다. JLPT 급수별로 한자를 분류하고 부수(部首)와 획수, 음독, 훈독 같은 정보를 담은 교재가 다양해서 찾아보고 원하는 교재를 선택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