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묘한 삼각관계로 보는 비슷한 한국어와 일본어

일반적으로 나라가 다르면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도 달라진다. 그래서 어떤 나라의 외국어를 배울 때 모국어와의 차이가 심하다면 배우는 것도 어렵고 속도도 더딜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가까운 일본은 일본어(日本語)를 국어로 사용하는 나라이다. 한국어와 일본어는 분명히 다른 언어인 건 맞지만,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서 비슷한 점이 많다. 그만큼 상대 나라의 언어를 배울 때 수월한 부분도 많다.

참고로 한국어 일본어는 같은 알타이어족이라는 학설이 잘 알려져 있다. 학설에 따르면 한국어와 일본어가 몽골어, 튀르크어족, 퉁그스어족와 같은 어군(語群)이고 그 근거로 비슷한 어순과 조사(은/는/이/가)의 사용 여부가 있는데 찬반 의견이 나뉜다.



비슷한 문장 구조와 어순

한국어와 일본어의 문장은 기본적으로 ‘주어 – 목적어 – 동사 (SOV)’의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국에서 ‘그는 사과를 먹는다’라고 표현하면 일본에서도 똑같이 ‘彼は林檎を食べる’라고 표현한다.

반면 영어의 경우 ‘He eats an apple’처럼 ‘주어 – 동사 – 목적어 (SVO)’의 문장 구조를 사용한다. 한국인과 일본인이 처음 영어를 배울 때 이 부분이 어렵게 작용하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어 < > 일본어 공부는 확실히 대단한 이점이다.

* 일본어의 기본 어순이 한국어와 같다고 모든 문장을 한국어처럼 이야기하면 일본어 표현력을 높일 수 없다. 일본은 상대를 높이고 자신을 낮추는 겸양어 (謙譲語 けんじょうご 켄죠-고) 표현이 발달해 있어서 수동태 표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발음이 비슷한 한자어

한일 교류회 같은 곳에 가서 일본인에게 한국어로 ‘미묘한 삼각관계’라고 말해 보면 일본어로 ‘微妙な三角関係 (びみょうなさんかくかんけい)?’ 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사용하는 한자도 같은데 특히 발음이 ‘비묘-나 산카쿠칸케- (Bimyōna sankaku kankei)’라서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일본인도 언뜻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한국과 일본은 같은 한자 문화권이고 일상에서 쓰는 한자의 비중도 높다. 그런데 위의 미묘한 삼각관계처럼 아예 같은 한자를 사용하는 어휘도 적지 않아서 확실히 한국어와 일본어를 공부할 때 유리하다.

앞서 일본은 19세기 메이지 유신(1868~1912) 시기에 서양의 근대 문물을 받아들였다. 이때 새로운 영어 단어도 많이 들어왔는데, 기존에는 없던 개념이라서 학자나 번역가 등이 모여 새로운 일본어 한자 단어를 만들었다. 이후 일제 강점기 시절 한국의 교육과 문화, 행정, 언론 등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보급되어 자리 잡았다.

아래는 당시 만들어진 일부 단어의 예시이다.

• 학교 (学校) がっこう, 각코-, Gakkō
• 교실 (教室) きょうしつ, 쿄-시츠, Kyōshitsu
• 선생님 (先生) せんせい, 센세-, Sensei
• 학생 (学生) がくせい, 각세-, Gaku sei
• 문화 (文化) ぶんか, 분카, Bun ka
• 사회 (社会) しゃかい, 샤카이, Sha kai
• 회사 (会社) かいしゃ, 카이샤, Kaisha
• 철학 (哲学) てつがく, 테츠가쿠, Tetsugaku
• 과학 (科学) かがく, 카가쿠, Kagaku
• 예술 (芸術) げいじゅつ, 게이쥬츠, Geijutsu
• 정치 (政治) せいじ, 세이지, Seiji
• 민주주의 (民主主義) みんしゅしゅぎ, 민슈슈기, minsyusyugi

일본어나 한국어를 전혀 공부한 적 없는 한국인, 일본인이라도 위 예시 단어는 이미 모국어로 잘 알고 있다. 그만큼 겹치는 한자어 어휘가 풍부해서 비 한자 문화권의 서양인 학습자와 비교하면 한국어와 일본어 공부에는 확실한 이점으로 작용한다. (서양인이 한자를 처음 배우면 그림을 그리는 걸로 인식한다는 이야기도 들은 적 있는 것 같다)

이상으로 간략하게 한국어와 일본어의 비슷한 점을 알아보았는데 일본어/한국어 공부 시작을 고민 중이라면 참고할 수 있겠다.

(앞으로 이 카테고리에는 일본어 공부할 때 유용한 내용과 지식을 작성해 보려고 하는데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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