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모국어로 하는 한국인이라면 일본어만큼 쉽게 배울 수 있는 외국어도 몇 안 될 것이다. 우선 공통되는 한자 어휘가 많고, 상대적으로 쉬운 발음 체계에 어순과 문장 구조, 문법도 같거나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쉽게 입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려고 한다면 크게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부터 해보자. 다른 언어보다 입문 난이도가 낮은 만큼 초반에는 성취감도 느끼면서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본어 공부를 계속해서 점점 실력이 올라가면 그만큼 좋은 점도 따라온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면 뇌의 인지 능력이나 집중력과 암기력이 좋아지는 장점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실생활에 도움 되는 점을 정리해 보았다. (다른 외국어 공부에도 공통으로 적용 가능한 부분이기도 하다)
1. 일본 덕질 최적화
일본은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과 관련해서는 세계 제일의 천국이다. 잘 알려진 대중문화 말고도 소수를 위한 하위문화인 서브컬처 분야가 다양해서 각종 장르 마니아가 많고 팬덤 문화도 매우 발달해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 도쿄의 아키하바라(秋葉原)에 가보면 이런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다. 만화나 게임 등과 관련된 피규어나 굿즈(상품)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서 가히 오타쿠의 성지라고 불릴만하다.
평소 일본 만화나 게임, 아이돌 음악, 드라마, 영화 같은 작품을 좋아하거나 덕질하는 사람이라면 일본어 공부를 꼭 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는 더 이상 작품 속 일본어를 번역에 의존하지 않고 일본어 원문 그대로 이해하고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을 뜻한다.
요즘 번역 기술과 수준도 높아지기는 했지만, 원래 언어란 그 나라 언어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했을 때 더 깊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따라서 일본어 능력이 올라갈수록 덕질의 만족도도 올라간다.
* 오타쿠(お宅) : 일본에서는 사회 문제에는 관심 없고 집에 틀어박혀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에만 몰두하는 사람을 오타쿠라고 부른다. 원래 남의 집을 높여 부르는 말이지만, 집에서 취미 활동만 하는 사람을 비유해서 부르는 표현이다.
* 덕질 : 약 2000년대 초에 일본의 오타쿠가 한국에서 한국식 발음인 오덕후라는 말로 탄생했다. (오덕후 성향이 강하면 오(5)를 두 개 더해 십(10)덕후) 이후 오덕, 덕후, 덕의 형태로 변형되었는데 행동 동사인 ‘질’을 붙여 취미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을 덕질이라고 표현하게 되었다.
2. 일본 친구 사귀기
일본어를 공부하면 자연스럽게 일본 문화와 일본 사람에도 관심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일본 친구를 사귄다면 일본 문화의 이해도 높아지고 일본어 발전에도 좋다.
한국에서 일본 친구를 만나려면 먼저 언어교환 사이트나 만남 앱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상대 일본인도 한국어를 공부한다면 서로 온라인 언어교환을 하거나 지역이 가까운 경우, 오프라인 만남으로도 이어질 수도 있다.
만약 한 번에 여러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오프라인 한일교류회에 참석하면 된다. 교류회에 따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고 마음 맞는 일본 사람과 친구로 지낼 수 있어서 좋다. 다만 처음부터 이성 만남을 목적으로 접근하면 교류회에서 강퇴당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최근 일본에는 케이팝부터 한국 영화와 드라마, 음식 등이 유행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여행이나 어학연수, 관광 취업비자 (워킹홀리데이, H-1) 등으로 한국에 오는 일본 사람도 많은데, 언어 교환이나 교류회 같은 정보를 꾸준히 찾아보면 일본인 친구를 사귈 수 있을 것이다.
3. 일본 여행 최적화
한국에서 가까운 일본은 볼거리와 먹거리가 다양하고 치안도 좋아서 장단기 여행으로 다녀오기 괜찮은 나라이다. 만약 일본어를 전~혀 모른다고 해도 번역 앱을 쓰면 일본 여행에는 큰 지장이 없다. 하지만 일본어가 가능하면 현지 안내와 자료를 읽거나 현지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어서 여행은 더 즐거워진다.
현지인과 소통했을 때 좋은 점은 인터넷에 나오지 않는 정보를 알 수 있는 점이다. 예로 인터넷을 검색하면 유명한 관광지나 식당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막상 가보면 외국 관광객으로 붐벼서 만족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반면 현지인이 알려주는 여행지나 식당은 현지인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때가 많아서 조금 더 일본 현지 감성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또한 언어가 가능하다 보니, 가는 곳마다 지역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고 일본과 일본인에 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다.
그리고 일본을 여행하다가 곤란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일본어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번역 앱만으로는 정확한 의사 전달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서 정확하게 일본어로 의사를 표현하면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 된다.
4. 일본 현지 취업 기회
일본어를 잘하면 국내 일본계 기업에서 일하거나 아예 일본 현지 취업도 생각할 수 있다. (혹은 처음부터 목표를 일본 취업으로 잡고 일본어를 시작해도 된다) 현지 일자리는 주로 공항 지상직이나 면세점, 호텔, 료칸(일본 전통 숙소), IT 관련 기업 채용이 많은 것 같은데, 찾아보면 분야는 다양할 것이다.
만약 한 번쯤 일본에서 생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면 현지 취업이야말로 좋은 선택지이다. 현지에서 돈도 벌고 여가 시간에 취미 활동이나 여행도 할 수 있으니 확실히 국내 취업과 비교하면 색다른 경험이기도 하다. 참고로 일본어는 보통 일본어 능력 시험인 JLPT 2급 성적을 준비하면 되는데 채용 기업마다 차이가 있다.
단 일본에서 취업하고 생활하는 건 일본을 잠깐 여행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사회 제도나 문화, 음식 등 한국과 다른 부분이 많다 보니, 불편하거나 안 맞는 점도 없지 않을 거라서 단순히 놀러 가는 기분으로 일본에 가는 건 곤란하다.
유튜브를 검색하면 일본 워킹홀리데이나 취업 관련 영상도 많이 있어서 참고해도 좋다. 일본 취업 준비를 하기 전에 현지 생활의 장단점을 확인해 본다면 좋은 결정을 하는 데 도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