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학연수를 마치고 약 1월 말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중국 생활의 여운이 길었지만, 조금씩 한국에도 적응했고 목표했던 관광통역안내사 중국어 시험을 바로 준비하기로 했다.
원서 접수와 일정 확인을 위해 큐넷 사이트에 접속했는데, 11월 정기시험 말고도 5월 특별시험이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한중 양국의 관계가 좋았고 한류 바람도 불어서 늘어나는 방한 중국 관광객에 대비하려는 뜻인 것 같았다.
이번 시험에서는 앞서 일본어 가이드 자격증을 취득해서 필기시험이 면제되었다. 그리고 지난해 중국 어학연수 중 방학에 한국에 왔다가 응시한 HSK 6급 시험도 통과해서 면접만 준비하면 되는 상태였다. 그래서 전체적인 부담이 줄었고, 날짜가 빠른 특별시험을 접수하게 되었다.
1. 면접시험 준비
면접 준비는 혼자서도 해볼 만하다고 느껴서 학원은 등록하지 않았고, 독학을 바탕으로 크게 언어와 시험 지식을 준비하기로 했다. 먼저 중국어는 중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대사를 따라 말하는 섀도잉 연습을 하기도 했지만, 면접 자료를 정리하면서 혼자 작은 소리라도 내고 질의응답 할 때가 더 많았다.
하지만 계속 방에서 공부만 하다 보니 지치는 느낌이었는데, 마침 발견한 중국인 손님이 오는 매장 주말 아르바이트 일을 하면서 기분을 전환했다. 딱히 일이 부담되었던 것도 아니고 용돈도 벌면서 가끔 중국어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아르바이트는 괜찮은 선택이었다.
물론 매장에서 쓰는 중국어는 가이드 시험과 직접적인 연관은 없다. 하지만 매번 중국어로 다양한 상황에 응대해야 했던 것은 언어 감각을 유지하는 데 도움 되었다고 느낀다. 아르바이트는 세 달 정도 만족스럽게 했고, 면접이 약 한 달 남은 시점에 그만두었다.

한편, 면접 질문에 잘 대답하려면 미리 내용을 숙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저번 일본어 시험 때 자료 노트를 만든 것이 상당히 도움 되었다고 느껴 중국어 버전도 만들었는데,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서 답변 연습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사실 서점을 찾아보면 면접 대비 교재도 많지만, 그대로 외우려면 내용이 입에 잘 붙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교재에 없는 내용도 있어서 이럴 때는 자신만의 노트에 관심 있는 주제나 내용을 요약해 두면 면접 대비에 효과적이다.
노트에는 기본적으로 관광자원이나 전통문화, 한류 등 말고도 ICT(가이드 동반 여행), FOC(일정 인원 이상 시 1명 무료 요금) 같은 관광 용어도 추가했다. 이런 용어는 영어 단어라서 갑자기 질문받으면 중국어가 안 나올 수 있으니 미리 알아보면 좋다고 본다.

필요한 내용은 한국관광공사나 국가유산포털 등의 사이트를 참고했는데, 가끔 밖에 나가서 문화재나 여행지에 들렀다가 가져온 관광 안내 책자도 도움 되었다. 관광자원이라는 게 대단히 범위가 넓어서 모든 내용을 준비할 수는 없다. 대신 지역별 안내 책자를 여러 번 보고 내용을 익혀 두면 면접에서 질문받았을 때 짧게라도 답변이 나올 수 있다.
추가로 시험 준비는 혼자 했지만, 온라인 관광통역안내사 카페에서 기출 문제나 지난 시험 후기 등의 내용을 참고했다. 그리고 위챗 메신저 단체방 온라인 스터디 모집 글이 있어서 참여했는데, 면접 직전까지 사람들과 서로 응원하거나 각종 시험 정보를 공유해서 좋았다.
카페에는 오프라인 면접 스터디 글도 자주 올라오는데, 여건이 되면 참여해서 사람들과 모의 면접을 진행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피드백과 시험 지식을 주고받으면서 자신감도 올릴 수 있다.
2. 중국어 면접 합격
정리한 시험 자료와 메신저 단체방 공유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 연습을 반복하는 사이 면접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연습도 연습이지만, 편안한 마음을 유지하려고 했고, 인터넷을 검색해서 관광, 문화 관련 이슈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시험 당일. 정장 차림으로 면접장에 도착해서 비슷한 옷차림의 사람들 틈에 섞여 담당자의 진행 설명을 듣고 번호 명찰을 받았다. 이후 가져온 자료를 보면서 있었는데, 면접장만 세 번째 오는 데도 어째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료는 대충 정리한 다음, 몇 차례 심호흡하기도 했다.
면접 장소인 교실 밖 복도 의자에 앉아 얼마나 기다렸을까. 드디어 차례가 되어 교실 문을 열고 면접관 세 분 앞으로 가서 인사를 마친 뒤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첫 질문이 나보고 조선족이 아니냐고 물어보셔서 ‘아니다, 나는 한국인이고 한국과 중국에서 중국어를 공부했다’라고 답하다가 웃음이 나와버렸다.
그러면서 중국어는 어떻게 공부했는지 묻길래, 어학연수를 포함한 공부와 시험 준비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무난한 아이스 브레이킹이었다고 할까. 예상보다 편안해져 버린 분위기에서 면접도 본론으로 들어갔는데, 주요 관광지 질문이 하나 있었고 서울을 제외한 민속촌 설명 요구가 들어와서 용인의 한국민속촌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어서 미술관 관련 질문이 등장했는데, 기억에 간송미술관 해례본 관련 내용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곳은 희한하게도 전날 저녁에 TV 뉴스로 봤던 주제라서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었다. 이후 가이드의 자질이나 동기 등과 관련된 무난한 질문이 이어졌고, 대략 6~7개 정도 질문을 끝으로 면접시험은 종료되었다.
“你可以走了” (이제 가도 좋아요)
“谢谢, 大家辛苦了” (감사합니다,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면접 교실을 나오는 발걸음도 가벼운 편이었다. 면접 중 긴장은 거의 하지 않았고, 받은 질문도 아는 주제나 준비한 내용이 많아서 잘 대답할 수 있었다. 만약 최종 합격하면 정말로 가이드 일을 해볼 생각이었는데, 시험 결과 발표까지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찾는 일상이 이어졌다.
그렇게 약 한 달 정도 지난 뒤, 큐넷 홈페이지에서 면접 합격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70점대 중반 점수는 준비한 만큼 잘 나왔다고 느꼈고, 무엇보다 한 번에 통과해서 다행이었다. 이후 자격증 신청과 우편 수령도 마쳤는데, 길었던 중국어 공부와 면접 준비의 여정에도 마무리된 셈이다.
자격증 준비를 마쳤으니 이제 여행사를 찾아 취업하면 본격적인 가이드 직업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이 무렵 온라인 채용 사이트나 관광통역안내사 카페에서 취업 정보를 찾아봤는데, 면접 합격자 역량강화교육을 알게 되어 지원해 보기로 했다. (다음 글에서)